평소와 다름 없다고 생각한 어느 날, 내가 먼저 그녀에게 연락하는 거야. 서로 할 것도 없는데 같이 영화나 보자고.

거절할 명분도, 이유도 없어, 마침 둘 다 무료하던 참이니까. 무언가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던 시기니까.

결국 크론슈타트는 흔쾌히 수락해, 자기 방으로 오라는 답장이 오는 거야. 마다할 까닭이 없으니, 나는 망설임 없이 그녀의 방으로 가겠지.

그렇게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향기, 복숭아와 비슷한 부드러운 향기가 코 끝을 스치는 거야, 말 할 것도 없이 그녀의 것이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눈에 담는 거야. 평소의 무거운 제복이 아닌, 편한 복장을 한 채 가볍게 손을 흔드는 그녀를.

돌핀 팬츠, 맨 다리가 훤히 드러나지, 평소의 검은색 스타킹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맨 살은 그것대로 매력이 있어, 미려한 곡선을 그린 허벅지가 유달리 인상적이야. 

다음으로는 상의, 가벼운 민소매 나시, 내게 반가움을 표시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는 차라 겨드랑이가 적나라 하게 보여, 평소에도 자주 눈길이 가던 곳이라, 지금도 자연스레 그곳을 쳐다보고 말지.

와중 하얀색이라 검은색 브래지어가 비쳐 보이는 건 덤, 유달리 거대한 물건을 지탱하기 위해서 마찬가지로 거대한 그것을, 가볍게 흔들리는 모습에 정신을 차릴 수 없지.


어째선지 평소보다 야릇하게 느껴지는 건 분위기일까. 아니면 그져 자체일까. 의문과 함께 빠르게 정신을 다잡으며 나 역시 그녀에게 가벼운 인사를 건네는 거야. 안녕, 하고.

 

웃음으로 대응, 오기 전에 준비를 마쳐놨다는 그녀의 안내를 따라 쇼파에 앉아, 가벼운 간식거리와 함께, 영화도 미리 정해놨다며 즉시 재생하는 거야. 

 

장르는 로맨스, 가볍게 보기 딱 좋은 영화지, 그녀도 내 바로 옆에 앉으며 조용히 감상을 시작해, 오묘한 기류와 함께. 

 

영화를 선택하는 안목이 좋아서 그런지, 아니면 단순히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지, 우리는 자연스레 영화에 빠져드는 거야.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서서히 가까워지는 과정을, 두 남녀가 함께. 

 

무언가, 말 할 수 없는 분홍색 분위기, 피부로 느껴지지, 신경쓰지 않으래야 않을 수가 없어, 그녀나나, 서로가. 

 

그것을 의식하는 비중이 슬슬 커지기 시작하는 바로 그 때, 영화에서 스킨십을 시작하는 거야. 그것도 매우 진하게, 노골적으로, 서로의 사랑만을 위해. 

 

당황하지 않은 척, 나는 적당히 웃는 척 그녀를 바라봐. 그제서야 눈치채는 거야. 그녀는 이미 나를 바라보고 있있다는 걸. 

 

아니, 크론슈타트는 처음부터 영화보다 나를 더 많이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꼼지락, 꼼지락, 그녀의 손가락이 바닥을 기어, 내 손에 닿아, 쿡, 쿡, 자꾸만 찔러대지. 

 

얼굴은 붉어져있어, 분위기는 그 이상으로 붉어져 있어, 영화의 주인공들이 키스하며 노골적인 소리를 흘리지만, 이젠 들리지 않아. 서로만을 느낄 뿐이지. 

 

누구라 할 것 없이, 우리는 서로 몸을 가까이해, 밀착해, 얼굴을 맞대어. 

 

망설임 없이, 혀를 섞는 거야. 

 

부드럽고, 또 다정하게, 영화를 배경음악 삼아, 우리는 서로를 느껴, 집중해, 모든 감각을 상대방에게 집중하며, 행위에 집중하는 거야. 

 

첫 키스가 가볍게 끝나고, 나는 그녀를 바라봐, 더욱, 더욱, 갈구하는 얼굴, 다시금 입을 맞춰, 아까보다 더 격렬하게. 

 

어느새 내 손은 그녀의 가슴으로 이동해있어, 민소매 아래, 브래지어 아래 손을 넣어, 그녀의 부드러움을 느끼는 거야. 

 

움찔, 혀를 섞는 와중 느껴진 또다른 감각에 크론슈타트의 몸이 떨리지만, 나는 손을 멈추지 않아, 애초에 그녀도 거절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으니까. 

 

흣, 하읏, 앗, 신음은 점점 깊어지고, 모두 그녀의 것이야. 당장 나오는 영화의 장면보다 강렬하게, 반복하는 거야. 

 

그렇게 영원처럼 느껴지는 시간이 끝나고, 다시금 입술을 뗸 후 서로를 바라봐, 아까보다 배는 많은 은색 실 가닥이 이어져 있는 그림, 그녀도 나도, 이미 선을 넘어버린 지 오래야. 

 

조용히, 크론슈타트가 먼저 포옹하듯 날 끌어 안아, 당황스럽지만, 나는 그 의도를 빠르게 파악하고 그녀의 등 뒤로 손을 올려. 

 

툭, 툭, 하고,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어버리는 거야.  

 












충 이런 내용의 순애 야스하는 야설 어디 없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