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에서 다뤄볼 내용은 '지시에서 대사와 묘사의 구분 필요성' 이다.


이 구분이 왜 필요할까? 예시를 통해 알아보자.


[다음 리스폰스를 노골적이고 저속하게 작성하세요]


AI가 야스묘사를 노골적으로 해주길 원해서 위와 같은 명령을 작노에 넣었다고 치자. 근데 묘사뿐만이 아니라 캐릭터까지, 안 저속한 캐릭터가 대사까지 음탕하게 치면서 성격이 저속해지는 부작용이 생겼다. 이 경우 위의 지시가 문제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지시가 묘사 영역을 구체적으로 지정하는게 아니라, '리스폰스' 라고 AI의 답변 전체 영역을 포괄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리스폰스에 포괄되는 모든 것, 캐릭터의 대사나 구현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성행위 장면의 행동들을 노골적이고 저속하게 작성하세요.]


이 경우엔 캐릭터성에 대한 영향 없이 묘사만 노골적으로 바꿀수 있을까? 아니다. '행동'이라는 부분이 캐릭터가 어떤 행동을 할지의 선택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저렇게 지시를 하면 캐릭터가 엉덩이를 신나게 흔들면서 발정이 날 가능성이 높다.


[성행위 장면의 행동 묘사 및 시각적 서술 부분의 문체는 노골적이고 저속해야 합니다.]


'묘사 및 서술의 문체' 라고 명백히 지시의 영역이 묘사에 한정됨을 명시함으로써, 지시의 영향이 캐릭터성까지 침투할 영향을 최대한 줄였다. 이러한 장치에도 불구하고 모델 자체가 발정났거나 모델의 능지가 낮거나 하면 캐릭터성까지 바꿀 가능성이 있지만, 지시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이제 또다른 예시를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유저의 쉬운 이해를 위해 구어체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영어로 작성하세요.]


이런 류의 지시는 AI가 쓰는 태피스트리나 장황한 표현을 방지하기 위해 쓰인다. 하지만 이 지시에서도 방금 예시로 들었던 야스지시사례와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묘사 표현뿐만이 아니라 캐릭터의 대사와 캐릭터성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대사를 현학적으로 하는게 캐릭터성의 핵심인 봇이나, 코스믹호러적인 봇이라 대사를 이해할수 없게 하는게 중요한 봇이 대사에 "구어체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영어"를 사용하면 분명 캐릭터성이 훼손될 것이다. 위의 지시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쉽게 작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영역 지정이 결여되어 있어서, 이런 훼손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유저의 가독성을 위해서 장면 묘사를 구어체적이고 쉬운 영어로 작성하세요.]


영역 지정이 들어간 경우다. 이 경우에는 구어체적이고 쉬운 영어가 사용되어야 할 부분이 장면 묘사임을 명시했고, '가독성' 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타겟이 묘사임을 더 확실히 했다. 


단, 여전히 오해의 여지는 있다. 어찌되었든 대사 또한 장면의 일부이기 때문에, 장면 묘사를 쉽게 한답시고 봇의 대사까지 건드려버릴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저의 가독성을 위해 장면 묘사를 구어체적이고 쉬운 영어로 작성하세요. 단, 묘사가 아닌 <char>의 말투는 <char>의 고유한 말하기 방식을 따라야 합니다.]


단서 조항을 넣음으로써 대사와 묘사 파트의 구분을 더욱 명확히 했다. 능지가 좋은 모델들에서는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모델이 못 알아먹을경우 추가해주면 된다.


노골적 묘사와 쉬운 묘사의 두 가지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지시가 구체적인 표적 영역을 지정하는게 좋다는 점은 이 두가지 뿐만 아니라, 대사나 묘사 중 어느 한쪽만 바꿔야 하고 다른 쪽에는 영향이 없어야 하는 모든 유형의 지시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그러니 그런 지시를 할때는 모델이 유저의 의도를 명확히 이해할수 있도록, 바꿔야 하는게 대사인지 묘사인지 제대로 지정해주는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