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장비가 보편화 되어서 적과 나, 누가 먼저 서로의 보안 취약점을 뚫어내느냐 같은 정보전에 특화된 SF 세계관의 전쟁에

홀로 공방에 틀어박혀 증기기관을 극한까지 연구했던 괴짜가 난입하는 거임


증기를 내뿜으며 움직이는 한 기의 거신병.

무식하게 단단한 장갑을 두르고서 가장 원시적인 기계장치를 심장삼아 천천히 진격한다.

해킹도, EMP도 일절 통하지 않고 오직 질량과 내구성에 기대어 나아가는 모습은 마치 한 채의 요새와도 같았다.


이미 인류의 화력은 이론적 임계에 도달했다.

통제할 수 있는 화력이란 필시 그보다 큰 정밀한 통제를 요구했기 때문에, 인류는 비효율적인 화력을 추구하기 보다는 상대의 화력을 교란하고 빼앗는데 집중하게 되었다.

정보가 물리적인 화력으로 화한 것이다.


하지만 눈 앞의 거신은 그 정반대.

오직 더 큰 힘과 강인함을 추구한 결정은 비효율의 극치였다.

저 거체를 움직이는 것 만으로 고작 몇 시간 동안 한 행성의 문명을 수 년을 밝힐 수 있는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런 비효율의 극치 앞에, 효율을 추구한 기술은 대응할 수단이 없었다.


같은 뉘양스로.


새로운 에너지원이 등장하면 증기기관의 효율도 당연히 개량될 터이고

더 단단한 소재, 더 강력한 무기가 나온다면 운용하지 못할 까닭도 없지.


물론 예시를 들기 위해 극단적인 예를 일부로 만든 만큼 반박시 할 말이 없지만

요점은 뒤떨어진 기술을 갈고 닦은 끝에 첨단 기술에 맞서는 상황에 대해서 말하고자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