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푸리나가 이렇게 완력이 강했던가. 아무리 연기라고 하지만 치오리의 완력과 비슷했다.

악력으로 팔을 꽉 잡아 제압해 위에 올라와 있는 푸리나는 비웃고 있었다.


"귀엽네."


이게 정녕 연기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자기 최면이라고 해도 좋았다. 소름이 돋다못해 공포를 느껴 몸을 떨자. 푸리나는 잡아먹는 시늉을 하고 겁에 질린 얼굴을 핥았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무슨 잘못하면 이런 식으로 괴롭히는 거냐.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도 집히는 게 없었다.


"내 말대로 했으면 좋았잖아."


푸리나가 스타킹을 찢어 바지를 내리고 허리를 살살 흔들었다.


발정이난 암컷에 얼굴을 하고 허리를 애교있게 흔들며 허리를 들어 삽입하며 황홀해 하고 있었다.


안에서 압을 가하며 꽉 조르고. 축축하고 따듯했다.


"사랑해."


치오리가 겹쳐 보였다.


팔을 제압 한 상태로 푸리나가 신음을 흘리며 허리를 튕겼다.


"단단해… 읏. 찢어질 것 같아. 언제든 사정해, 전부 받아줄 테니까. 하아…… 하아…… 하아."


안에서 꿀에 감싸인 채 뜨거운 살에 감싸여 주름들이 훑어댔다.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이 숨통을 조여 오듯이 더 조였다.


올라탄 암컷은 쾌락에 잠긴 절정을 내지르며 힘껏 방아를 내려찍었고 찰싹, 찰싹 살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몸에서 힘이 빠졌다. 밀려오는 쾌락의 몸을 맡기고 푸리나의 허리를 잡아 힘껏 쳐올리고 있었다.


"앙… 아앗. 너무 거칠어… 살살해 줘. 하앙!"


밀려오는 쾌락 때문인가. 위에 올라탄 푸리나가 치오리로 보였다.

푸리나가 아니라, 치오리와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착각을 하자. 그녀를 거칠게 침대로 눕혀 곧장 삽입해 치고 올라왔다.


"아아아──────!"


치오리가 안긴 채 귓가에 뜨거운 숨소리를, 신음을 냈다.


치오리!! 치오리! 치오리!! 치오리! 치오리!! 치오리!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짐승같이 허리를 움직여 범해 갔다.


침대가 내려앉을 기세로 삐걱대며 흔들렸다.


"괜찮아… 괜찮으니까, 네가 만족할 때까지 박아줘!"


체중을 실어 안쪽 깊숙이 찔러대자 치오리는 숨을 토하며 고통에 눈을 찌푸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찌를수록 빡빡했던 안이 부드럽게 풀어졌고 놓지 않겠다는 듯이 압력은 더 했다.


어깨를 누르고 허리를 들어 박자. 치오리의 몸이 올라가며 고개를 젖히며 눈이 뒤집혔다.


밀려오는 쾌락에 어찌할 바 모르고 계속해서 박아대자 치오리는 고장나 있었다.


흐트러져 침을 흥건하게 흘리고 날카로운 눈은 풀려 눈물이 맺혀 있었다.


양다리를 잡아 그동안 치오리에게 쌓여 있던 욕정을 토해내듯이 허리를 움직였고 치오리는 의식을 거의 놓은 상태였다.


치오리의 질이 더 강하게 그것을 물었다.


부서질듯 삐걱대는 침대 소리, 살과 살이 부딪치는 소리, 치오리의 숨소리와 신음이 울렸다.


체중을 실을 수록 끝부분에 닿았고 뜨겁게 달궈진 질 내를 느꼈다.


"치오리…! 나올 거 같아."


"아… 아… 괜찮아. 전부 받아줄 생각이었으니까… 전부 사정해 줘 내 안에서…"


진작에 그것은 한계까지 부풀어 올랐고 더 깊이, 안쪽으로 향했다.


진심으로 열렬하게 사랑했던 품고 싶었던 여인에게 하는 사정

전부 비워낼 기세로 안쪽 깊숙이 정액을 쏟아 넣는다.

받아 내겠다는 말 처럼 치오리의 안에서 끝없이 쏟아 내는 정액을 빨아들였다.


방전한 몸은 그대로 치오리의 품으로 들어왔고 여전히 질 내에서 여운에 잠긴 듯 수축과 이완했다.


그런데…… 계속 사랑을 나눈 대상이 치오리가 맞나?


숨을 고르고 고개를 들자. 푸리나가 눈물이 맺혀 헉헉대며 사랑스러운 얼굴을 하고 바라보고 있었다.


머리가 지끈 아팠다. 분명히 치오리를 안았고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을 나눴을 텐데. 왜 안겨 있는 사람이 푸리나인지 모르겠다.


혼란스러워 일어나려고 하자 푸리나가 손을 뻗어 품으로 빨아들였다.


"왜 네가 있는 거야?"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네가 불렀잖아. 그리고 네가 안고 싶다고 빌려달라고 했으니까."


처음에 관계를 가졌던 날. 푸리나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개운해졌어?"


"전혀 모르겠어… 내가 불렀다고? 아니, 잠깐만 넌 푸리나 맞지. 치오리는 그럼…"


"치오리 라고 생각하랬잖아."


머리가 어떻게 된 것 같았다. 푸리나, 치오리 도대체 누구랑 관계를 맺은 거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이해되질 않았다.


샤워 소리가 그치고 샤워실에서 나온 사람은 치오리였다.


"안색이 안 좋네. 괜찮아?"


"푸리나는? 분명히 샤워실로 들어갔는데…"


"너 병원에 가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면 둘 사이에 뭔가 있는 거야? 너 계속 나랑 같이 있었잖아."


"그. 그렇지? 아까도 침대에서 했던 건 치오리 맞지?"


"피곤해 보여서 눈 좀 붙이라고 했더니 그대로 잠이 들었으면서 아직도 꿈속에서 허우적대는 거야?"


"꿈?"


그렇게 생생했던 일이 전부 꿈이라고. 치오리는 왜 여기 있는 거지. 치오리는 숙소에 오는 일이 없는데. 지금 시간이라면 부티크에 있어야 하는 치오리가 왜 여기 있는 거지.


"왜 네가 여기 있는 거더라?"


"…네 상태가 안 좋아 보여서 잠시 있어 준 거야. 그래도 아까보다 괜찮아 보이니까. 이만 돌아갈게."


숙소에서 나온 치오리는 대본을 꺼내 펜을 꺼내 끄적였다.


숙소에서 나오는 순간 치오리는 다시 푸리나로. 스위치 키듯이 역할이 바뀌었다.


샤워하고 자기 옷으로 갈아입었지만 치오리 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이번 일로 무명이 자신과 치오리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운 얼굴을 했다.


서서히 푸리나라는 존재를 없애버리고 빈자리에 새롭게 연기하는 치오리를 넣을 생각이다.


그가 알고 있는 치오리가 아닌 그를 사랑하는 치오리로 바꿔치기 해나가고 있었다.


푸리나의 존재가 사라져도 딱히 감정은 없었다. 내심 푸리나가 사랑을 쟁취해 곁에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푸리나의 존재는 그의 사랑을 얻을 수 없다.


하지만 치오리는 가능하다. 치오리를 연기하는 동안에는 사랑을 표현할 수 있고 나눌 수 있다.


천천히 치오리의 존재를 빼앗아 버릴 거다. 껍데기만 남은 그녀에게는 푸리나라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할 거고. 접전이 없는 새로운 푸리나는 이름만 푸리나인 껍데기로 살아갈 거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퇴장."


치오리를 말살하는 단계를 서서히 시작해야겠다고 대본의 페이지를 넘겼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오랜만에 보는 푸리나를 반기지 못하고 자신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어이가 없는 치오리였다.


"오랜만이야. 치오리."


목소리도 치오리를 흉내 내고 있었다.


치오리는 거울을 마주 보고 있는 듯한 착각 마저 들었다.


"어울려줄 시간은 없는데."


"오랜만에 보는데 차 한잔 내주지 않는 거야?"


치오리는 푸리나가 자신을 상대로 도발하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있지. 내가 연극을 준비하고 있거든 제목은 레플리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