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다 레이카 33세, 시노다 아야나 11세 [삽화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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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3관구 여자 정치범 수용소는 수도 교외의 숲 속에 지어진 국내 최대 규모의 수용소이다. 

시설을 둘러싸고 있는 높은 담장 너머로 보이는 연두색은 수용자들의 마음속에 바깥세상에 대한 동경과 갇혀 있는 자신의 비참함을 떠올리게 한다. 

따뜻한 햇볕은 물론 시설 안까지 들어오지만, 딱딱한 콘크리트 벽과 바닥은 그 따뜻함을 빼앗아간다.




 심문실을 향해 차가운 복도를 걸어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 

짙은 파란색 제복을 입은 교도관들에게 둘러싸인 새하얀 알몸의 두 사람. 

군화가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을 묶은 족쇄 소리가 울린다. 

두 팔이 뒤로 묶인 두 사람은 족쇄 때문에 짧은 걸음걸이로, 수치심 때문에 약간 구부정한 자세로 교도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나아가고 있었다.




"들어가라!"




 선두에서 걷는 교도관이 큰 소리로 외치며 두꺼운 취조실 문을 열자, 그곳은 콘크리트로 지어진 삭막한 방이었다.

방금 전까지 걸어온 복도를 넓힌 것 같은 방 한가운데에는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고, 그곳에 심문관인 시라네 다이키치가 앉아 있다. 방에 들어서자 교도관들은 문 앞에서 멈추어 서고, 끌려온 두 여자, 시노다 레이카와 아야나 모녀만이 심문관 앞에 남겨졌다. 

교도관들로부터 풀려난 모녀는 앞으로 다가올 끔찍한 시련에 앞서 결속력을 확인하기라도 하듯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시라네의 나이를 겉모습으로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 

너무 말라서 뺨이 꺼진 얼굴의 피곤한 인상을 보면 40대 정도처럼 보이지만, 움푹 패인 눈 안쪽의 오싹하게 빛나는 눈동자에서는 두려운 느낌을 주는 생명력이 느껴진다. 

그 두 눈의 시선이 눈앞에 똑바로 세워진 모녀의 부드러운 피부를 핥듯 바라보고 있었다.




"먼저 주소와 이름, 그리고 나이를 순서대로..."




 시라네는 눈빛으로, 그리고 오른손에 든 볼펜으로 먼저 어머니인 레이카를 가리켰다.




"도카이도 아이치군 ■시 ■초 ■정 ■... 시노다 레이카, 33세입니다..."




"다음."




 시라네는 이어 딸인 아야나를 가리켰다.




"도카이도, 아, 아이치군 ■시  ■초 ■정 ■... 시노다 아야나, 11살입니다..."




 아야나는 어머니와 같은 주소를 간간이 말끝을 흐리며 겨우겨우 말했다.




"너는 왜 지금 여기서 너와 엄마가 벌거벗은 채로 있는지 알고 있니?"




 시라네는 그대로 아야나를 향해 물었다.




"아빠, 아빠가..."




"아빠가?"




 아야나는 과호흡 직전처럼 작은 어깨를 크게 들썩이며 말을 이어갔다.




"아빠가... 당을 거역했기 때문이에요..."




"맞아! 넌 정말 똑똑한 아이구나..."




 시라네는 아야나를 향해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가 얼마나 오싹한지, 아야나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넌 똑똑한 아이야. 하지만 반역자의 딸이지."




 마치 슬라이드가 전환되는 것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시라네의 표정이 미소에서 증오의 표정으로 바뀌었다.




"네 아버지는 아이치현을 담당하는 국가의 매우 중요한 지위에 있었어. 하지만 그 지위를 악용해 당으로부터 받은 물자를 남쪽에 있는 놈들에게 빼돌렸지. 게다가 그것이 발각되자마자 서둘러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남쪽으로 도주했어! 너와 동생과 엄마를 두고 말이야!"




"남동생은..." 


 아야나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물었다. 


"남동생은 무사한가요...?"




"그러고보니, 네 남동생은 아직 태어난 지 6개월밖에 안 됐구나. 첫 남동생이니, 한창 귀여워 해줘야 할 시기일 텐데... 괜찮아, 해치지 않고 당의 시설에서 잘 돌보고 있으니까."




 아야나는 안심한 듯 굳어있던 몸을 풀었다.




"하지만 그것도 너와 네 엄마가 우리의 지시에 순순히 따라준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야..."




 모녀는 그 말이 끝나자마자 시라네의 시선이 두 사람의 나체 위로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두 사람에게 마치 거대한 괴물의 끈적끈적한 혀가 온몸을 핥아대는 것 같은 불쾌감과 공포를 느끼게 했다.




"아야나는 언제부터 가슴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니?"




 순간,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아야나의 가슴에 집중되었다. 

아이처럼 둥글둥글한 체형이 날씬하고 여성스러운 몸매로 변해가는 바로 그 과도기, 둥글게 튀어나온 엉덩이와 그것을 지탱하고 있는 끊어질 것 같은 날씬한 두 다리. 

그러나 '소녀'를 가장 잘 상징하는 것은 역시 막 싹트기 시작한 '가슴'일 것이다. 

2차 성징 초기에만 나타나는, 원뿔형으로 돌출된 유방, 그 꼭대기에 있는 아직 다 자라지 않은 분홍색 젖꼭지, 그 작은 부풀어 오름은 남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었다.

아야나는 몸을 비틀어 거기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손을 뒤로 묶인 상태에서는 그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질 뿐이었다.




"아야나는 언제부터 가슴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지?" 

시라네는 같은 질문을 다시 한 번 반복했다.




"그, 4학년 때 부터..."




"가슴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 후, 남자에게 가슴을 보여준 적이 있니?"




"그..."




"있었어?"




"아, 없어요..."




"그럼 오늘이 처음이구나? 부끄럽지?"




"네..." 

아야나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렇게 부끄러운 꼴을 당하는 것도 네 아빠가 당에 반역했기 때문이야..."




"..."




"네 엄마의 몸을 보렴."




 시라네가 말하자, 남자들의 시선이 레이카에게로 향했다. 

두 아이를 낳았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날씬하고 긴 팔다리와 탄탄한 허리. 

음모도 적당히 정돈되어 있고, 그 안쪽에 숨겨져 있는 여성기의 갈라진 틈새가 살짝 비쳐 보인다. 

전체적으로 고상한 인상을 주는 신체 부위 중 유일하게 반항하듯 저속한 인상을 주는 것은 딸 아야나의 머리만큼이나 큰 양 가슴이다. 


 한때 당 고위 간부의 딸로 자란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당시 당의 차세대 희망으로 주목받던 남자와 결혼했다. 

어린 나이에 두 아이를 낳고, 이 나라의 상류층으로서 순탄한 삶을 약속받았던 여자가, 아버지와 남편이 잇달아 실각하고, 지금은 이 수용소에서 많은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알몸으로 구금되어 있다. 

'역시 '숙청'이라는 것은 무서운 것이구나...' 라고 시라네는 몸서리를 쳤다.




"네 엄마는 가슴이 정말 크구나."




 시라네는 나란히 서 있는 모녀 사이에 서서 아야나에게 말했다.




"너도 나중에 네 엄마처럼 큰 가슴을 갖고 싶니?"




"읏..."




"대답해라."




"네..."




 아야나의 대답에 만족한 시라네는 계속해서 레이카를 모욕하기 위해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려 했다. 

그 순간, 시라네는 레이카의 큰 가슴 끝이 젖어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레이카의 발밑에는 이미 작은 물웅덩이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건 뭐지?"




"이건..."




 레이카는 처음엔 대답을 망설이는 듯 보였다. 

그 대답을 거부하는 모습은 역시나 아야나와 닮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대답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듯 입을 열었다.




"모, 모유 패드를..."




 시라네는 그 말을 하고 또다시 부끄러움을 참지 못해 떨고 있는 레이카의 몸.

그에 맞춰 흔들리는 큰 가슴과 그때마다 젖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방울을 보며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모유 패드를 부탁드립니다..."




"생후 6개월 된 아들이 있으면 힘들죠. 하지만... 허락할 수 없습니다."




 시라네는 웃음을 감추기 위해 애써 냉정한 어조로 대답했다.




"여러분을 구금할 때 말씀드렸을 겁니다. 형기를 마칠 때까지 당신들에게는 인권이 없다고 말했죠. 유방이나 성기를 가릴 권리도 없고, 사생활의 모든 것을 우리 앞에 드러내야 한다고. 모유 패드를 착용한다는 것은 유방을 가린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말을 멈춘 시라네는 레이카 앞에 똑바로 서서 레이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우리나라 법령에 따르면, 인권을 박탈당한 여러분은 법적 권리 면에서 동물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소나 말이 모유 패드를 착용할 수 있습니까?"




"그런..."




 이런 대화가 오가는 동안에도 레이카의 발밑에 생긴 물웅덩이는 점점 더 커져만 간다.




 시라네가 교도관에게 신호를 보내자 교도관은 안쪽 창고로 가서 비품을 들고 돌아왔다. 

은빛 양동이가 레이카의 앞에 놓여졌다. 

레이카는 몸을 떨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시라네를 바라보았다.




"여기에 짜주시기 바랍니다."




 시라네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레이카는 시라네의 말대로 자신이 인권을 박탈당하고 동물과 동등한 존재로 전락했다는 것을 이 한 통의 양동이에 의해 확인당했다는 생각에 억울함, 슬픔, 부끄러움, 한심함, 비참함 등.

마음속에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 등 뒤로 묶인 주먹을 쥔 채로 양동이를 바라보았다.




"아, 죄송합니다. 젖을 짜려면 구속을 풀어야 하는군요, 저항하지 마십시오!"




 레이카의 등 뒤에서 수갑을 풀어주는 시라네의 손이 닿았다. 

상상과는 달리 그 손은 매우 따뜻했고, 그것이 오히려 레이카에게 오싹하게 느껴졌다.




"..."




 레이카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서 있었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언제까지나 반항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을...




"적어도... 젖을 짜는 동안에는 방에 혼자 있게 해 주세요..."




"안 됩니다."


 시라네는 마치 그런 말을 미리 예상이라도 한 듯 단호하게 대답했다. 


"잘못된 짓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당신이 그 큰 가슴을 짜는 것은 지금 여기 있는 교도관과 제가 시종일관 감시하고 있을 겁니다."




 시라네의 말에 레이카는 다시 한 번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남자들의 시선을 뼈아프게 의식하게 되었다.




"빨리 하십시오..."




 그때까지 침착한 척하던 시라네가 짜증을 드러냈다. 

물론 이것은 진심으로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베테랑 심문관 시라네 다이키치의 한 가지 테크닉이었다.




"빨리 하십시오..."




 시라네가 반복했지만, 레이카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빨리 해!" 


 시라네가 외쳤다. 


"빨리 하지 않으면 젖소처럼 젖을 짜는 착유기를 달아 버릴 겁니다!"




 시라네에게 큰 소리를 듣고 힘없이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간 레이카는 발밑에 있는 양동이를 내려다보았다. 

마치 초등학교 때 화장실 청소할 때나 사용했던 것 같은 은빛 양동이. 

평소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 물건이지만, 레이카는 이 양동이가 너무나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레이카는 양동이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곧이어 5명의 교도관과 시라네가 그 주위를 둘러쌌다.

모두의 시선이 모유가 뚝뚝 떨어지는 가슴에 꽂히는 가운데, 레이카는 양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짓눌렀다. 

삭막한 방에, 양동이 바닥을 두드리는 액체 소리가 울려 퍼진다.



"진짜 젖소 같네."


"얼마나 잘 살았길래 이렇게 젖이 커졌을까?"


"자, 음메- 음메- 울어봐라!"




 교도관들이 마음대로 내뱉는 조롱 섞인 말과 양동이에 쏟아지는 모유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운다. 

양동이 안에는 그녀의 모유와 눈물이 섞여 쌓여간다.






 아야나는 그 광경을 레이카의 뒤에서, 여전히 알몸으로 구속된 채로 바라보고 있었다. 

양동이 앞에 작게 몸을 숙여 젖을 짜는 어머니의 모습. 

알몸으로 몸을 굽힌 어머니의 큰 엉덩이 갈라진 틈 사이로 검고 작은 항문과 그 안쪽에는 소음순이 살짝 튀어나온 여성의 성기가 보인다. 

아야나에게 그 광경은 마치 레이카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우리가 이런 꼴을 당하는 것은 단지 우리가 '여자'이기 때문이야."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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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의 말: 언제 오나 언제 오나 하더니 드디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