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천공항에서 시위하다가 제지 당한 이후 


그 다음날 인천항 근처에 있는 인천본부세관에 시위할려고 했던지라 버스타면서 먼저 살펴봤는데 항만쪽은 보안구역이라 시위하거나 인증샷을 찍으면 잘못하다가 나락갈거 같은 느낌이였음. 

시위를 하는 모든 분들이 같이 피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 손자병법에 나온대로 낄끼빠빠의 자세를 택함. 


원래 계획대로 였다면 월요일은 평일이니 출근 시간대에 맞춰 나오고 퇴근 시간대까지 시위를 해서 세관 직원을 긁는(?) 패턴으로 갔을거 같은데. 거기 근처가 사람은 사람대로 없고 위험하기도 해서 긁는 효과가 없을 듯 함. 


그래서 1인시위를 어디를 공략하면 좋을까 싶어서 고민했는데 용산이랑 광화문은 다른 분들이 하시는거 같은데. 시위는 꼭 서울에서 해야하는구나 선입견 때문에 절망하는 분이 생길거 같아 대신 블루오션을 노리기로 했음. 인천 부평역을 집기로함. 집 근처라서 좋고, 이러다가 시위가 다른 곳으로 확장되면 좋고, 대전도 하고 부산도 하고 이러면 좋잖아. 


아침밥 쳐먹자마자 바로 쳐들어가는 나 


시위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 30분까지 진행함.


야이 국민이 죠스바로 보이냐 마계사람의 뜨거운 맛을 보여주마 


탄소중립(?)을 위해 팻말은 어제 쓰던거 그대로 쓰는중인데 원래 이런것도 직접 그래픽프로그램으로 디자인하고 프린트해서 만들려고 했었는데 특정 단체에서 불러와서 시위하냐 오해할거 같고 진정성 없어보일까봐 다이소 삼천원짜리 크레용으로 그려서 만듬. 




썩어도는 미술용 스케치북 뜯고 붙여서 만들었고 줄은 랜선줄로 걸고 붙이는건 테이프로 붙임. 팻말도 직접 디자인하더라도 몇 만원주고 주문해야하는 것으로 아는데 저건 이미 있던거 쓴지라 돈이 안들어갔음. 


자 이렇게 부평역 북부광장에서 시위를 시작하게 되는데



오랫동안 서있으니 허리랑 발이 드럽게 아프긴함. 일하는거는 중간에 쉬기라도 하지 그냥 서있으니 뭔가 아픔. 쉬는것도 꼴랑 토탈 30분 쉰 듯. 점심 밥도 그냥 스니커즈나 시리얼바로 대충 때움 단 1분이라도 더 서야 하니까. 


날씨는 흐리긴한데 오히려 내 입장에서는 하늘이 도와준 날씨임. 시원한데다가 햇빛이 크게 안들어와서 피부 탈 걱정이 덜하고, 흐리긴한데 시위할때 비도 안오고 그래서 하늘이 시위해라 부추기는 급의 날씨였던 듯. 


아무래도 평일 시간대에 급히 계획 바꿔서 온지라 오전 시간대에는 어르신이 많았음.


어르신분들이 시위가 궁금해서 나한테 말을 걸더라. 


어르신분은 언론 이야기 들어보니 철회한거 아니냐 오해 하셨던거 같음. 사정 같은거 모르면 그럴 수 있다 생각했고, 인터넷에 밝지 않은 어르신분도 정책을 좋게 보지 않으신거 같음.


왜 부평역에서 시위하나 물어보시는 분도 계셨고 암튼 그럼. 


아무래도 다들 평일이다보니 학교 가고 직장을 가야하는 시간이라 오전에 젊은 사람 보기가 어려웠음. 뜬금없이 데이트 하러 온 커플과 대학생 정도? 


사람이 몰려오는 건 그나마 오후 3시부터 시작되는거 같음.


경찰이 지나가고 직원도 지나갔지만 아무래도 나는 혼자서 1인시위하는 놈이다보니 별탈없이 그냥 지나감. 누구 피해주는 것도 아니고 가만히 서있기만 하는거니까. 직원 한 분이 궁금해서 물어보더라 그 정책 언론에서 철회했다고 하던데 왜 서있냐고. 아무래도 언론의 블러핑에 낚인 사람들이 많았나봄. 


시민들도 뭐때문에 이거 하냐 호기심으로 물어보시는분이 계심. 


그러다가 영웅분들에게 간식 음료 물자지원 받음. 정말 감사 큰 감사 빅 감사! 화이팅까지 받음! 


인천 나부랭이 거리라 당연히 아무도 안 올줄 알았는데 무려 지원해주신 분이 3분이나 와주심. 어제 내 글을 보고 시위할거라 믿어주신거 같은데 소중한 시간 써가면서 응원해주신분들에게 너무 감사함. 


원래 이렇게 액정을 통한 항의 문구도 준비했었는데. 보조배터리 3개, 태블릿 2대, 휴대용 모니터 1대를 준비했으나...... 의미가 없었음. 


아무리 날씨가 흐려도 빛반사는 심한지라 액정이 안보이는 급이였음. 글씨 위치까지 조절하며 준비 했는데 아쉬움. 괜히 시위트럭 쓰는게 아니다 싶었음. 


페이커도 감탄먹을 치어플을 준비했는데(반어법) 아쉽게 망한 느낌?


오늘 시위를 하면서 느낀건


- 넓은 장소에서 서보니 팻말 뒷 면이 빈게 아쉬움. 이럴때 팻말을 양쪽으로 쓰면 효과가 있을거 같아 앞면 뒷면 다 만들면 좋을거 같음. 


- 언론에서 이아기한 사실상 철회라는 이야기에 대해 그냥 그대로 믿는 사람이 있는 듯 한데 팻말에 카운터 치는 문구를 넣는것도 좋겠다 싶음. 


- 그냥 젊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 거리에서 할거면 오전 시간대보다 저녁 시간대를 노리는게 좋을거 같음. 


다음에 이런거 할때 좀 보완해서 진행할 생각임. 



P.S 그리고 지금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전에는 인터넷상에 시위 안나간다고 투덜 거리는 사람이 꽤 있었고, 키보드만 털거나 나가더라도 묻히는 경우가 많았음.

예전 트위치 한국 철수때 KT 본사 앞에서 저녁까지 1인 시위하고 묻혀버린 나 ㅠㅠ 카톡검열법인가 할때 국회 후문에서 혼자 시위한적 있고 그럼. 


그래도 요즘은 1인시위 나가는 용사분들이랑 단체 시위에 갈 예정인 용사분들 지원하며 응원하는 분들이 잘 해주고 있다고 생각함. 내던지는 것보다 열심히 싸우는 자세가 용기를 주는거 같아서 좋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