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주제랑 어울리는 노래)


대표적으로 ’몽글몽글한 감정‘


이런 건 원 표현도 촉각적인 거라 정의 자체도 딱 정해지지 않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사람마다 다를텐데, 그런 애매한 표현을 감정이라는 추상적인 소재에 대입하니 더욱 애매한 표현이 됨.


근데 역설적으로 애매해서 더 아름다운 표현인 것 같음. 흔히 노래나 영상을 보고 몽글몽글한 느낌이라고 하는데, 그 몽글몽글한게 뭐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다들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말로 설명하면 이해가 안 가지만, 그 감정을 직접 느껴봐야 이해할 수 있는 거니까.


순애물들이 이런 몽글몽글한 감성을 표현하기 딱 좋은 것 같음. 나는 약간 이슬이 맺힌 느낌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은데…


떠나가버린 옛날의 너무 행복했던 기억인데 그래서 더 자세히 돌아보고 싶지는 않은 느낌. 


이슬이 맺힌 거라고 표현한 이유가, 어딘가에 맺혀서 자꾸 간지러운데 찾아서 건드려버리면 물방울이 터져버릴 것 같아서 건들고 싶지 않아서임.


근데 이 물방울을 터뜨리는 게 바로 이런 작품들이라 생각함. 다들 공감할 수 있는 어떤 추억을 상기시켜주고, 콕 찔러주니까. 물방울이 터지고 흘러내린 후에야 우리는 그 맺힌 이슬의 일렁임을 ‘몽글거리는 감정’이라고 정의해주는 거지.


작품 속에 담긴 인물들의 감정 묘사를 보며, ‘내가 느낀 감정이 이런 거였구나’라는 걸 깨닫는 게 바로 그 과정이라 생각함. 감정이라는 이슬을 말로써 정의짓는 순간 그 이슬은 터져서 흘러내리게 되는 거야.


그 이슬들은 맺혀있던 자리 주변으로 차가운 물기를 남기며 흘러내리고, 땅에 물을 주고 궁극적으로는 식물들을 자라고 성장하게 함.


감정을 느끼는 동기는 다르지만, 감정을 통해 발생하는 이런 과정은 근본적으로는 작품 속의 주인공과 독자 모두에게 발생하는 거임. 그리고 이런 감정과 성장이라는 요소를 서사에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사랑이라고 생각함.


술한잔 걸치고 너췌먹 읽다가 감정에 북받친 채로 써갈겨서 두서가 없는 점 양해바람…


결론: 순애가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