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소설) 스쿨카스트 최하위에 카스트 파괴

2화: 소설) 스쿨카스트 최하위에 카스트 파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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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댕동~♪ 딩동댕...


"......"


...이상하다.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


아니... 그... 으... 아무튼 너무 이상하다.


현재 시각은 오후 1시.


마침 점심시간이 끝나고 다들 다음 수업을 준비가 한창일 시간.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다희에게 괴롭힘을...


"......하?"


...당하지 않고 있다.


전혀.


단 한번도.


오늘 학교에 등교를 하고 무려 5시간이나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다희에게 괴롭힘은커녕 이름 한 번 불리지 않고 너무나도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


여태까지 다희는 점심시간에 날 이렇게 혼자 평화롭게 내버려둔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괴롭힘의 수위에 차이는 있었을지언정 오늘과 같이 오랫동안 안 건들인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대체 무슨 바람이 분 것인지 아직 단 한 번의 터치도 당하지 않았다.


"와... 존나 어색하네..."


아니, 이렇게 평화로운 게 싫은 게 아니지만...


이게 참 무서운 게 그동안 다희한테 괴롭힘을 당했던 것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나머지 오히려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때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부작용이 생기고 말았다.


이런 걸 보면 지금까지 다희가 날 얼마나 악착같이 괴롭혔는지 뼈저리게 느껴진다.


뭐... 이게 아니더라도 직접 당한 입장에서 뭐가 됐든 간에 엄청 괴로운 시간이었다는 건 진작 느끼고 있었지만...


"하... 나중에 이거 얼마나 심하게 괴롭힐지..."


나는 이젠 이후에 다가올 후폭풍이 걱정되기 시작하였다.


물론 다희가 날 지금까지 터치를 안 했다는 이유도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결과에 불과하고...


다희가 날 지금까지 건들지 않은 진짜 이유는 따로 있는데 그건 다름 아닌...


웅성웅성...!!


"야, 다희 걔 4교시 끝나자마자 선생한테 교무실로 불려가는 거 봤냐?"


"햐... 진짜 내가 살다살다 그 광경은 처음본다니까?"


"너만 그렇겠냐?

 아마 이 교실에 있는 애들 전부 다 처음볼걸?

 그도 그럴게, 다희 걔 그 로열 패밀리 산하 조직 중 몇몇이 눈독 들이고 있었잖아.

 그래서 여태 선생들도 걔 한 번도 터치 안 한 거고."


"근데 왜 오늘은 그런거지?"


"낸들 아냐."


주변에서 애들이 떠들고 있는 것처럼 다희가 선생님께 교수실로 불려갔기 때문이었다.


무려, 그 다희가 말이다.


애들 말대로 다희는 작년부터 두 거대 파벌 중 하나의 로열 패밀리의 산하 조직에 신경쓰이고 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이미 2개의 조직이 스카우트 제의를 했다고도 한다.


실제로 여태 다희가 일으켰던 사건 중 몇몇은 그 쪽에서 은폐, 조작을 해주어 그들의 보호를 받은 사실이 있다.


그렇기에 지금껏 선생님들께선 다희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기 일쑤였는데...


오늘은 어째서인가 1교시부터 점심시간 시작할 때까지 4명의 선생님들 모두 본인의 수업 내용과 관련된 질문을 시키기도 하였고 마지막 4교시 담당 선생님에 경우엔 아예 다희를 교무실까지 불러가기까지 하였다.


처음엔 다희도 반항을 하며 절대로 교무실에 가지 않으려 했으나 이상하리만큼 완고하셨던 선생님의 압력에 마지못해 뒤따라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그래서 지금 우리 반은 이 일로 떠들썩한 상태이고 다희의 부하들도 예상외에 일이 일어난 것에 당황한 것인지 뒤늦게 다희를 따라 교무실로 향하였다.


이렇다보니 내가 어찌 이 뒤에 일어날 후폭풍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으리랴...


"하... 안되겠다.

 계속 가만히 있으니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드네.

 이럴거면 그냥 아까 돌려놓은 게임이나 확인해봐야지."


이쯤이면 아마 다 끝났을테니까.


그렇게 나는 핸드폰을 꺼내 게임을 기동시켰다.


~~♪


"오, 마침 타이밍 딱 맞춰서 들어왔네."


로딩화면이 끝이 나고 게임에 들어가니 일정이 완료되었다는 알림이 떴다.


<채다희>

<체력> 12 (+2)

<근력> 14 (+2)

<지능> 16 (+8)

<매력> 9

<도덕성> 20 (+3)

<업보> 24


"알고는 있었지만... 매력만 수치가 그대로네...

 그래도 지능은 꽤 올렸으니 만족이려나."


마음같아서는 방금 일정으로 지능을 20까지 올리고 싶었지만...


그건 뭐, 너무 욕심내는걸테니 여기서 만족해야지.


"음... 뭐 딱히 별다른 이벤트라든가 그런 건 없는 것 같고...

 이번에도 일정 짜고 5시간 대기가 끝이려나..."


하기야 아직 극초반이기도 하고 10살짜리 애한테 뭔가를 하기엔 개발사에서도 입장 난감해질테니까...


이러면 딱히 고민할 필욘 없겠네.


그냥 아까랑 같은 순서로 일정 돌리면 될테니까.


그럼 지능 수치도 20넘길거고 운 좋으면 매력도 올라갈 수도 있을테니...


나는 별 다른 고민없이 두 번째 일정도 아침에 세팅했던 것과 동일하게 하였고 시작 버튼을 누르며 화면에 아침과 같은 5시간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후... 다음 수업 준비나 하자..."


게임을 기동한 지 2분도 채 되지 않아 나는 다시 게임을 종료하였고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며 다음 수업을 준비하였다.


제발...


오늘은 이대로 조용히 지나가길...


◆◆◆◆◆◆


쾅...!!


"아오, 진짜...!!"


팍...!!


"어라? 다희야, 너 저녁 안 먹..."


"아!! 됐어!!"


투쾅...!!


진짜...!! 이 놈이고 저놈이고...!!


그동안 찍소리도 못하던 새끼들이 오늘 왜 이렇게 나대고 지랄이야...!!


사람 스트레스 받게...!!


오늘 하루종일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난 집에 돌아오자 마자 가방을 신발장에 던져놓고 다시 밖으로 나갔다.


저녁?


그딴 것보다 지금 내가 이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원래라면 오늘 학교에서 쌓인 스트레스는 전부 다 풀고 개운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어야 하는데..!!


오늘따라 선생 새끼들이 단체로 미친건지 매 수업시간마다 나한테 시키더니...!!


마지막 선생은 단단히 미쳐가지고 날 교무실로 호출해서 훈계나 하고 말이야...!!


"뭐...? 작작하지 않으면 내 입장이 곤란해질거라고...?!

 어디서 시답지 않은 협박질이야, 협박질은...!!"


니들 전부 어차피 그 둘한테 찍소리도 못하는 찌끄래기들이잖아...!!


여태까지 지들 분수 잘 이해하고 쭈구리고 살았으면서 이제와서 그 지랄인건데...!!


"두고 봐...!! 내가 정식으로 패밀리에 들어가면 니들 전부 다 뒤졌...!!"


퍽...!


"아?!"


"흐어...!!"


머리 속에서 오늘 나에게 쪽을 줬던 녀석들에게 어떤 식으로 갚아줄까 생각을 하던 도중 누군가와 부딪혀 길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안 그래도 스트레스 때문에 좆같아 죽겠는데 추가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 난 대체 어떤 새끼가 나랑 부딪힌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엉덩이가 아픈 것도 뒤로 한 채 시선을 앞 쪽으로 집중시켰다.


"에고고... 미안혀, 학생...

 내... 내가 요새 눈이 잘 안 보여서..."


"하... 씨발..."


나와 부딪혔던 건 상당히 허름한 모습의 할매였는데 누가봐도 노숙자라는 느낌이 물씬했다.


옷 이곳저곳이 찢어져있는 것은 물론이고 얼마나 빨지 않은 건지 옷에 묻은 얼룩들이 그대로 남아 완전히 굳어 있는 상태였다.


머리는 또 왜 저리 드러운건지...


진짜... 오늘 하루 종일 일진 사납네...!!


"아오...!! 앞 좀 제대로 보고 다니라고!!

 괜히 애 먼 사람한테 민폐끼치지 말고!!"


"아흐... 미안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밖에 나왔으나 쓸데없이 스트레스만 더 받은 나는 이 이상 밖에 있는 것도 진절머리가 나 집에 돌아가려고 하였다.


그러나...


"흐응...!! 허...!!"


"......"


넘어지면서 허리가 나간건지 할매는 좀처럼 자리에서 일어날 기미가 없었고 평소라면 그냥 지나갔을 상황이었으나 어째서인가 오늘은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으아아...!! 진짜 미치겠네...!!"


터벅, 터벅


"자!! 손 잡아줄테니까 빨랑 일어나!!"


"흐읏...!!"


탁... 탁...


결국 나는 뒤를 돌아 할매의 손을 잡아 억지로 바닥에서 일으켜 세웠고 나의 도움을 받은 할매는 힘겹게 나마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하... 하..."


"흐어... 허... 학생...

 도와줘서 고마워..."


"아, 됐으니까 걍 빨리 꺼져...!

 오늘 진짜 기분 드러우니까...!!"


더 이상 할매의 얼굴을 쳐다보기도 싫었던 나는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갔고 그렇게 오늘은 생애서 가장 최악의 날로 끝이 났다.


아...!! 손에서 꼬린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