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의 파란 커튼 사이에는 틈이 있다.

아무리 가리려고 해도 가려지지 않는.


밤에 침대에 누우면 그 틈이 아주 적나라하게 보인다.

달빛을 삼켜 아무리 어두운 틈이라 할지라도,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너무 그것을 의식한다.

당장이라도 무언가 나타날 것만 같이.


이건 나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모두에게 있을 것이다.

침대 아래, 옷장, 기분 나쁘게 생긴 물건, 아니면 상상조차


우리는 이것들을 외면하기 위해 보통 휴대폰을 사용한다.

그리고 결국 그것들을 우리에게서 잠시 잊혀졌을 때, 우리는 잠에 든다.


그 어두컴컴한 공간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게 맞을까?

그 기분 나쁜 인형은 정말 인형이긴 한 건가?


아무도 모른다.

오늘 밤도 궁금증만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