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계기였는가 하면, 쾅, 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였을 것이다.

“으응…….”

아이비스는 갑자기 잠에서 깨어났고, 몹시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밀어 올렸다.

“여긴…….”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었다. 자택의, 부부의 침실. 그 천장이다. 아무래도 자신은 어느새인가 자신의 침대에 누워있었던 것 같다.

“──드디어 일어났구나. 너에게 늦잠 자는 버릇이 있는 줄은 몰랐어.”

불현듯 들려온 목소리 쪽으로 아이비스는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곳에는 사랑하는 남편 로엔이 서 있었고, 이쪽을 향해 미소 짓고 있었다.

“여, 여보…….”

아이비스는 황급히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원래대로 누운 자세로 되돌아갔다.

“당황하지 않아도 괜찮아. 돌아와서 이틀 내내 잠들어 있었으니까. 아무리 너라도 갑자기는 못 움직여.”

로엔은 이쪽으로 다가와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았다.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와 그의 목소리에 진심 어린 안도감이 복받쳐 온다.

“저기…… 로엔? 나는 어떻게 여기에? 그리고…… 그으. 임무는……?”

안도하는 것도 잠시, 역시 이것만은 묻지 않을 수 없어 아이비스는 물었다. 그러자 로엔은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네 부하들의 보고에 따르면, 네가 크로우와 함께 유적 내의 함정에 걸렸다고 해서. 곧바로 부하들은 임무를 너와 크로우의 수색과 구조로 전환했고, 꼬박 하루가 지났을 무렵 기절한 너를 안은 크로우가 갑자기 돌아왔어.”

거기까지 듣고 아이비스는 얼굴을 찡그렸다. 크로우. 솔직히 듣고 싶지 않은 이름이지만 남편의 말을 가로막는 게 싫어 아이비스는 가슴 속에 떠오르는 악담을 삼켰다.

“거기다 운 좋게도 크로우는 이번 임무의 목적이었던 마법적 자산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함정으로 떨어진 곳이 우연히 그 위치와 가까웠다고 해. ……사고는 있었지만, 운이 따라준 덕분에 이번 임무는 무사히 달성할 수 있었어.

당연한 이야기지만, 보고에는 아이비스가 지하실에서 능욕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들어있지 않았다. 크로우가 자신의 형편에 맞게 상당히 크게 조작된 것이다.

이에 대한 아이비스의 감상은 솔직히 복잡했다. 치욕을 당한 사실이 남편에게 알려지지 않아 다행이라는 안도감도 있지만, 동시에 크로우를 그대로 놔둬도 되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그 남자는 위험해. 나를 욕보인 것도 로엔에게 강한 질투를 품고 있기 때문일 테고…… 무슨 일을 저지를 지도 몰라. 이번에는 나만 피해를 입었지만, 머지않아 기사단 전체, 나아가서는 로엔 자신에게도 송곳니를 들이밀지도 몰라…….)

아이비스는 생각에 잠기며 조용히 각오를 다지기 시작했다. 자신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능욕의 건을 고발하면 크로우를 배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로엔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지만, 은폐함으로서 가슴에 묻어 두기에는 너무 큰 일이기에 가슴에 묻어두기에는 너무 큰 일이었다.

(……그래. 나는 저이의 아내이면서 동시에 기사야. 조직의 적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의 정보를 감추는 건 있어서는 안 돼.)

결국 그녀는 모든 것을 말할 결심을 했다. 문제는 어디서부터 말하느냐인데, 우선 '그 보고는 거짓이야.'라고 전해야 한다고 아이비스는 판단했다.

“저기, 로엔. 나, 꼭 해야 할 말이──”

라고, 그녀가 신념에 따라 솔직히 고발을 하려고 했다──그 때.

키잉…….

(────?)

아이비스는 당황하여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말이 안 나와. 목이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아. 의지는 말 하라고 명령하지만 몸이 그렇게 움직여주지 않아.

거기다 이 느낌은…… 하복부에서 발산되는 기분 나쁜 이 느낌은 혹시──

(‘음문’……!? 서, 설마…… 말할 수 없, 어? 크로우에 관한 것…… 아니, 그에게 불리한 것이.  ‘음문’에 의해 금기되어 있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이비스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만약 그렇다면 앞으로 자신은 크로우가 하려는 일에 대해 거역할 수도, 방해할 수도 없다는 것이 된다.

“아이비스. 무슨 일이야?”

“아, 아니야. 그으…….”

로엔의 질문에도 역시나 대답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자발적이든 아니든 크로우에게 불리한 발언은 할 수 없는 모양이다. 그 답답함에 아이비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바로 그 때였다.

노크 소리가 들리고, 로엔이 '들어와’라고 답하자 누군가가 방으로 들어온다.

“──일어나셨나요, 형수님?”

말로 못꺼내니 소문을 낸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겠지만. 어쨌든 방에 들어온 것은 얼마 전──잠들어 있던 아이비스의 감각으로는 조금 전──이 몸을 구석구석 더럽힌 비열한 시동생 크로우였다.

“……윽. 이──”

얼굴을 보는 순간 분노가 폭발한 아이비스는 '이 개자식아.'라는 단순한 욕설을 입에 담았지만. 결과적으로 이것도 실패로 끝났다.

(크……읏. 이 정도도 말할 수 없는 거야!? 자신을 범한 남자를 욕하는 것조차도 나에게는 허락되지 않는다고……!?)

풀 길이 없는 분노를 삭히며 덮고 있는 시트 속에서 주먹을 떨고 있는 아이비스. 그러자 시동생은 문득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흠…… 형님. 아무래도 형수님은 아직 몸 상태가 완전히 돌아온 것 같지 않아요.”

크로우는 얄밉게도 그렇게 말을 했다. 하지만 사정을 모르는 로웬은 그 말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하지만 곤란하군. 난 이제 기사단으로 돌아가야해. 이 이틀간 무리해서 자리를 비워 버렸으니까. 사용인도 오늘 비번이었고…… 그렇군, 크로우. 미안하지만, 내일 사용인이 올 때까지 아이비스를 부탁해도 될까?”

라고──로엔은 거기에 더해 그런 제안을 했다. 이 남자와 단둘이 남게 되는 것같은 일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지만, 그걸 호소하려 해도 목이 얼어붙은 듯이 움직이지 않게 될 뿐이었다. 

(아, 기다려…… 로엔, 부탁이야! 나는 혼자서도 괜찮으니까……!)

그녀는 간절한 소원을 가슴속으로 외쳤지만 그것은 누구에게도 닿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비스가 대화에 끼어들지 않자, 로스트로프 형제는 둘이서만 점차 이야기를 진행시켜 버렸다.

“물론 괜찮아요. 하지만…… 쓰러진 아내의 간병도 여의치 않다니, 기사단장도 큰일이네요.”

“그게 바로 입장이라는 거다. 그리고 크로우, 이제부터는 너도 남의 일이 아니야.”

“아차, 그렇네요. 과분하지만 최선을 다할게요, 형님.”

크로우가 생글거리며 끄덕였다. 그러자 아이비스는 문득 신경이 쓰여서 질문을 던지려고 입을 열었다. 또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불안했지만, 이번엔 문제없이 발성할 수 있었다.

“여보…… 그게 대체 무슨……?”

“아, 넌 몰랐구나. 이번 임무를 성공한 것과 임무중에서의 공헌도가 기사단 내에서도 인정되서 말이지. 마법사 협회에 타진해 크로우를 기사단으로 맞이하기로 했어. 위촉 고문 마법사로서 말이야.”

“──무슨?”

그 이야기를 들은 아이비스는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위촉이라지만 크로우가 기사단에 소속된다? ……그에게 무슨 짓을 당해도 거역할 수 없는 '성노예'의 상태로 그와 직장을 함께 한다……?

(그, 그렇게 되버리면…… 도대체 무슨 짓을 당할지……!)

포위망이 점점 좁혀지고 도망갈 곳이 없어지는 것 같은 절망을 느끼면서도 아이비스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어쨌든 크로우를 나쁘게 말하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것이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내심 위기감을 키우는 것뿐이었다.

“그럼. 나는 이제 슬슬 기사단에 돌아가겠다. 크로우, 나머지는 부탁한다.”

“네, 형님.”

크로우는 쓸데없이 겉보기에 좋게 대답을 하고는 왼손으로 주먹을 느슨하게 쥐고 가슴 앞에 올렸다.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구식 기사의 경례다.

이를 본 로엔은 실로 기쁜 표정을 지으며 같은 구식 경례를 크로우에게 하고는 시원스럽게 방을 나갔다.

“……큭! 크로우, 너 대체 무슨 속셈이야……!?”

로엔이 퇴실하고 십여 초가 지나고 아이비스는 크로우를 노려보며 날카롭게 소리쳤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 앞에서는 적의를 담은 발언을 할 수 없지만, 일대일 상황에서는 다소 판정이느슨해지는 모양이다.

“무슨 속셈이고 뭐고. 말했죠? 다음에 일어났을 때 당신의 세상은 달라져 있을 거라고. 저는 단 한 번만 당신을 맛보고 그걸로 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당신의 생활 전부에 파고들어 철저하게 탐닉해 줄게요…….”

크로우는 피식 웃으며 방금 전까지 로엔이 앉아 있던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았다. 그대로 시트 너머로 아이비스의 폭유를 살며시 만진다.

그 무례한 손을 부러뜨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 아이비스였지만 당연히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하는대로 가슴을 만져지는 굴욕을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미 대충 짐작하셨겠지만, 완성된 '음문'의 효력으로 인해 형수님은 앞으로 일절 저를 거역할 수 없어요. 저에게 불리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도 없고, 위해를 가할 수도 없어요. 또한 뭔가 명령을 받으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라면 반드시 실행해야 해요. 예를 들어…….”

그는 일어서더니 갑자기 바지와 속옷을 내리고 페니스를 드러냈다. 발기하지 않아도 나름대로의 크기였고, 두꺼운 귀두관의 편린도 보였다.

“'빨아라. 손을 사용하지 않고 사정시켜라.'“

하고, 크로우는 단적인 명령을 했다. 그러자 순간, 예의 ‘키이잉'하는 감각이 하복부에서 느껴졌고, 이어 아이비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 이건. 정말, 몸만 제멋대로……!?”

곤혹스러움조차 무시한 채 그녀의 몸은 받은 명령대로 계속 움직였다. 먼저 누워 있던 몸을 일으켜 네 발로 기어서 드러낸 페니스에 얼굴을 붙인다. 그리고 혀를 내밀어 눈앞에 있는 귀두를 낼름낼름 핥기 시작한다…….

“하하하, 과연. 형수님은 펠라치오 경험이 없는 것 같네요. 그건 페니스가 아니라 사탕을 핥을 때의 혀놀림이에요.”

크로우는 뭔가 흐믓한 것을 보는 눈으로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화가 났지만, 무언가를 말하기 위한 혀는 현재 귀두를 핥는 데만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명령에는 절대 복종이지만, 수행은 본인의 기량에 따라 이루어진다──흠. 그렇다면 앞으로는 먼저 봉사의 방법을 알려드려야겠네요. 하지만 오늘은 형수님도 몸 상태가 완전치 않으니 인사 예절만 알려드릴게요.”

그는 말하면서 손가락을 딱 튕겼다. 그러자 제멋대로 움직이던 신체의 지배권이 아이비스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당연하게도──

“’페니스를 두 손으로 소중하게 쥐고 귀두에 3초간 키스해라.’”

──곧바로 다음 추잡한 명령이 내려졌고, 신체의 지배권은 다시 '음문'에게 빼앗기고 만다다.

“…… 굴욕, 이야…….”

시키는 대로 페니스를 두 손으로 살며시 쥐며 아이비스는 분함이 묻어나는 소리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아무리 화를 내든, 페니스에 혐오감을 가지든, 몸은 굴욕적인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묵묵히 움직임을 계속한다.

“그럼 부디, 형수님. 이제부터 시작되는 일상에 가까운 조교의 첫걸음입니다.”

“……언젠가. 언젠가 죽여버릴거야…….”

쏘아죽일 것 같은 눈빛으로 노려보면서. 아이비스는 눈앞의 귀두를 향해 정확히 3초 동안 '인사의 키스'를 한 것이다.




짧긴한데 그냥 끊어서 올림


40페이지 정도 남았으니 선거날쯤에는 마무리 될지도

이거 마무리하면 유카리꽃 다시 붙잡아야

주문한거 배송 됐는데 소책자라고 일반 우편으로 띄워서 배대지에 며칠이나 걸려서 도착할지 모르겠다

가급적 내 손에 들어오기전에 본편 번역 재검토 마치고 싶음

빠르면 다음주말쯤이면 들어오지 않을까 싶긴한데

거 마치면 무화과 멜론북스 에로망가제 특전 건들여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