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선배였고

오랜만에 닿은 연락에 오랜만에 꽁짜 소주

나는 여즉 학부생인 까닭에

좋다고 쫄래쫄래 갔고

나 말고 두어 명 더 있었고

한 사람은 내 동아리 선배

다른 한 사람은 학과 선배 동업자

돼지부속 연탄구이집이었는데

맛이 좋았고

우린 넷이서 소주 열댓 병을 비웠고

택시 타고 와선

내 자취방에 도착한 뒤로

선배와 둘이서 룸포차를 또 갔는데

우린 짜파구리에 콘치즈를 얹어먹었고

봉준호 얘길 하다

정치 애기로 넘어가선

야 너 내가 어떤 사람인 줄 알아?

모르는 번호로 늦은 새벽에 전활 걸었고

어느 비서실장이나 정책부장이라 이름 붙어있었는데

모두 받지 않았고

너 까불지 마 그까짓 거 내가 위야

그러면서

내 어깨에 기댔고

내 가슴팍에 손을 얹었고

손가락을 세워 조금 긁었고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계산하고서 자취방에 돌아왔다

핸드폰이 때때로 울린다

선배는 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