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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기독교 파쿠리한 듯한 이세계 교단에서도 촉망받던 젊은 천재였던 주인공. 


하지만 교황 직속의 "12사도"를 선발하는 최종 시험에서 그 재능이 너무 뛰어난 탓에, 순간적으로 신과 직접 대면함.


그리고 깨달아버리고 말았음.

교단이 주장하던 "인류는 선한 신 앞에서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교리가, 거짓이라는 사실을.


애초에 신이 세상을 만든 이유조차 없었고.

(하다못해 가지고 놀려던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그냥")

이유 없이 만든 피조물에게 애정따위 없지만, 그나마 우연히 자기와 닮은 인간종(種)만은 정을 붙여서, 인간종에게 온 세상을 지배할 권리를 주었음.


하지만 창조주와는 다르게 고결한 선인이던 인간종의 최초의 지도자이자 초대 교황은, 인간종 이외의 모든 지성체도 똑같이 가치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고.


이들을 모두 "인류"라는 카테고리로 묶은 뒤, 신 앞에서 모든 "인류"는 평등하다며, 대놓고 신이 내린 "만물의 영장"을 거부하며 세상을 속이게 됨.


그 진실을 물려받은 역대 교황과 12사도들은, 초대의 고결한 뜻을 잇고자 인류 평등을 계속해서 주장해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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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진실을 알아버린 주인공은, 직위를 반납하고 교단을 떠남. 

일찍이 교단에서 주장한 수많은 교리(천국과 지옥, 천부인권, 신의 사랑)가 모두 인간이 꾸며낸 허상이라니.

그렇다면 "도덕적으로" 살 필요가...아니, 도덕 자체가 실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제 남은 규칙은 오직 하나.

인간을 제외한 세상 만물은 모두 인간의 소유물이라는 것.


그렇게 전(前) 12사도 후보생 "사람을 낚는 어부" 였던 주인공은, 죄의 바다에서 사람을 건지는 낚시꾼이 아니라,

수렵용 그물로 이종족들을 포획해 노예 시장에 파는 악당으로 전락하고 마는데...


피카레스크물 소재로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