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이 부쩍 늘어서 좀 읽기 난잡해도 걍 내가 나중에 읽어보고 난붕이들도 흥미있으면 보고 그러라고 쓰는 글임..

아무래도 나는 이제 슬슬 20후반 접어들어가는 나이다 보니까 진로나 취업 관련으로 고민이 엄청 많은데,
웬만하면 내가 좀 즐거워하고 또 나랑 잘 맞는 직업/직장을 찾는 쪽이 낫다고 생각하거든.
근데 내가 진정으로 즐거움을 느끼고 어떤 일과 상황이 주어져야 일을 성실하게 하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그걸 바탕으로 직업/직장을 선택해야겠지.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장/단점을 평가하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지금까지 나이를 먹어 가면서 사회생활도 어느 정도 했고 그러다보니 인간관계에서의 편의 때문에 자신을 속이고 가식적인 행동도 많이 하고 그러다 보니까 현재의 나는 진짜 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 이유 때문에 최대한 타인에게 영향받지 않은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고 그때의 나는 어떤 상황에서 즐거움을 느꼈고 어떤 상황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는지 이런 것들을 체크해봤지.

내가 그리 머리가 좋은 사람은 아니라, 가장 오래된 기억은 네살때의 기억이야..
그때는 내가 애기라서 바깥도 잘 돌아다니지 않고 부모님한테 케어받을 그런 나이니까 대화같은건 잘 기억나지 않고 그냥 살던 아파트 정도만 기억나네.

그냥 부모님이 밥도 먹여주시고 예쁜 말도 해주시고 애기들 보는 tv프로도 보고 딱 이 정도 상황밖에는 기억나지 않아..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이건 즐겁고 따뜻한 기억같아.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나의 장단점이나 성격에 대한 평가를 하긴 힘들겠네..

여기서 조금이나마 더 세세한 기억을 떠올리려면 다섯살때로 가야겠네.

내가 다섯살때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 경험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있다면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이야

꼬마 시절에 유희왕 카드가 한창 유행했었는데, 내가 당시엔 거의 대장급이었던 블랙매지션을 가지고 있었거든
근데 한두살정도 많은 유치원 형들이 나한테서 그걸 뺏어가려고 했어..

어른이 된 지금 생각으로는 까짓거 맞서거나 대충 도망가면 되는건데, 아무튼 그때 난 그 형들이 너무 무서워서 도망가다 교실에 있는 탁자 아래에 숨어서 그 형들 소리가 안 들릴 때까지 기다렸지 ㅋㅋㅋ

뭐 이 기억만으로 대충 생각해보면 나는 좀 겁이 많은 성격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겁이 많다는 것 까진 적당히 체크해봤으니 좀 나중의 기억으로 돌아갈게..

내가 정말 떠올리기 싫어하는 끔찍한 경험이 꽤나 많아서 그냥 당장 떠오르는 몇가지 기억만 간략하게 말해줄게

일단 우리 부모님은 내 관점으로 봤을때 완벽하신 분들은 아니야.

어머니는 자상하시지만 쉽게 불안해 하시고 걱정이 너무 많으셔.
아버지는 똑똑한 것 같지만 좀 화가 많으시고 고압적인 면이 있어.
나도 당연히 완벽한 사람이 아니지..

그래서 그런 것들이 겹친 덕분에 지금까지 쭉 자라오면서 꾸중도 많이 듣고 가끔은 엄청 심하게 싸우기도 하고 그랬지.

주제에서 벗어난 말이긴 하지만 이건 비교적 최근의 일인데 쪽팔리니까 대강 간단하게만 설명하자면 아빠는 한 손에 열풍기 들고 나는 오른손에 선풍기들고 칼싸움도 하고 그랬었네 ㅋㅋ

아무튼 그런 식으로 자라다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나나 가족들에게 이상한 점도 많이 느끼고 뭐 그렇게 자랐어.

그리고 내가 초등학교때 따돌림을 좀 심하게 당했었어.
어느 날인가 날 괴롭히는 애들 중 한명이 급식으로 나온 케이크 한 피스를 뺏어가서 도망쳤거든
결국 걔를 잡았는데, 걔도 자기가 생각했을때 좀 심했다고 생각한건지 뭔진 모르겠지만 순순히 돌려주더라고..

근데 나도 내가 좀 이상하게 느껴지는 부분인데,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조금이나마 짜증이라도 내거나 할텐데 그때 나는 돌려받은 케이크에서 조금 떼다가 걔한테 주려고 했지

그 친구도 당황한건지 아니면 미안해서인지 스스의 행동에 부끄럽다고 느꼈던 건지 내가 개 미치광이처럼 보였든지, 알수는 없지만 어쨌든 간에 정말 불편한 표정을 지으면서 황급히 도망가 버리더라고

나도 이 기억 떠올릴때마다 과거의 내가 미친 사람처럼 느껴지고 답답해서 욕도 하고 그래 ㅋㅋ

근데 그렇게만 생각해서는 바뀌는 것도 없고 발전이 없으니 이유를 찾아보려고 노력하니까, 내가 뭐 인류애의 화신이라도 되거나 엄청나게 착한 사람이라 그런건 아닌 듯 하고,

그냥 내가 겁이 많고 사소한 스트레스에도 예민하지만 또 사람들하고 잘 지내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어서 미워 죽을 것 같은 애한테도 어떻게든 잘 지내보려고? 그런 것 같네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