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reversal/103754360?p=1


이거보고 조금 써봄



어릴때부터 자신을 잘 챙겨주던 오빠를 좋아하게 되고 사춘기를 겪으면서 오빠보다 커진 알파피메일 여동생이 오빠를 노리는 늑대같은 년들으로부터 오빠를 보?호하고 남매사이니까 같이 목욕하는 건, 같이 한 침대에서 자는 건 자연스러운 거다 하면서 오빠를 가스라이팅하면서 주변에 여자라고는 여동생밖에 없게 만든 다음 천천히 오빠가 자신에게 의존하도록 만드는 게 보고 싶다



볼드,이탤릭체한 부분까지가 아래 분량





1화. 히어로(Hero)




히로인(Heroine).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하여 보통의 사람이 해내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을 일컫는 말.




조산으로 인한 미성숙아, 그로 인해 키도, 체격도 월등히 왜소했던 어린 시절.


어린 아이들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한다.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거라고 받아들인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집단의 ‘표적’이었다.


당시 또래 여자아이들보다 뭐든지 작았거나 부족했던 나는 무리로부터 밀려 나온 늑대 새끼였으니까.


그리고 그 사소한 사실만으로도 따돌림의 근거가 된다.


시작은 사소한 괴롭힘이었다.

학용품이 사라진다거나, 화장실에 가보니 등에 욕설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것을 발견한다던가 같은.


그러다 점점 수위가 세진다.

교실에서 대놓고 어깨빵을 당하고 비웃음을 당한다거나, 쉬는 시간에 엎드려서 자고 있으면 내 머리를 퍽 치고 도망가는 년들까지. 


저항할 수 없었다.

인간의 사회화가 시작될 때부터 받은 괴롭힘은 어느새 나를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인간으로 만들어버렸으니까.

그래서 도서관으로 도피했다.


그곳에서 우연히 접한 미국식 히로인들이 나오는 그래픽 노블.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히로인물에 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외계출신이지만 사랑하는 여자의 행성을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우는 수퍼걸.

평소엔 찐따처럼 살아가지만,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면서 정의감을 깨닫는 스파이더우먼.

방탕한 망나니재벌에서 전지구적 영웅으로 거듭나는 아이언걸 등등.


그곳은 새로운 세상.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고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히로인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탐독했다.




그러다 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 어느 가을, 사건이 터졌다.


그날도 처음엔 평범한 일상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슬슬 여자아이들의 이차 성징이 시작되던 시기.


괴롭힘은 점점 악의적이고 노골적으로 변했다.

폭력까지 섞어서 나를 못살게 굴었으니까.


나를 괴롭히던 아이들과 나의 체격차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그때 괴롭힘을 주도하던 반 양아치 삼인방 중 한 명과 당시 내 체격차는 과장해서 머리 반개는 차이 났다.


“이 씹덕새끼 또 지 같은 거 읽네.”


교실 구석에 위치한 내 자리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을 때, 그런 욕설이 들렸다.


나를 괴롭히는 3인방 중 한 명의 목소리였다.


고개를 올리니 나를 향해 비소를 짓고 있는 전가람의 얼굴이 보인다. 얘가 위에서 설명한 나랑 체격 차이가 크다는 양아치이다.


머리는 노랗게 물들이고, 화장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지 싼 티가 풀풀 나는 허옇게 뜬 얼굴과 짙은 아이라인. 성장 중인 몸의 선을 드러내는 상의와 허벅지를 드러내는 줄인 치마까지.


그날은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인지 전가람의 목소리는 훨씬 사납고 거칠었다.

전가람이 내 귓가로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속삭였다.


“따라 나와.”


*


아무도 쓰지 않아 방치된 먼지 쌓인 체육 창고.


퍽!

“으윽-”


배에서 느껴지는 격통에 복부를 부여잡고 쓰러지자 전가람의 따까리들이 킥킥대며 비웃는 게 느껴졌다.


“일어나.”


주변의 반응에 신경 쓰지 않은 전가람의 목소리는 냉혹했다.


“잠, 잠깐만 숨이….”

“하, 썅년이.”


그날 전가람은 생리라도 시작한 것인지 나를 더욱 못살게 굴었다.


퍽!

“아악!”


“이진아. 씹년아 네가 지금 부탁할 입장이야? 처맞는데 내가 사정 봐줘야 해?”


개 같은 논리를 펼치며 쓰러진 나를 퍽퍽 차대는 전가람.


나는 본능적으로 배를 가렸다. 아니 가리려고 했다.


“하, 막아? 야 이년 붙잡아.”


전가람의 따까리들이 내 팔을 붙잡자 내 복부는 무방비하게 드러났다.


그 뒤로 무자비한 폭력이 이어졌다.

팔을 붙잡은 따까리들조차 ‘이건 아니지 않나’ 싶은 정도로 움찔하게 만드는 수위였다.


“그, 그만….”

“닥쳐.”


그렇게 수십 대.


너무 아팠다. 살면서 이렇게 아픈 적이 있었나?

고통스러워서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복부는 이미 시퍼렇게 멍이 들어버렸고, 내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었다.


거센 발길질에 머리가 멍해지고, 도피하고 싶어서 의식을 놓으려고 할 때 즈음


“야이 씨발년들아! 내 동생한테 뭐해!"


멀리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가족의 목소리. 

이 세상에서 모든 이들이 나에게서 등을 돌려도, 나를 바라봐줄 우리 가족.

나의 오빠.


그리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더욱 현실 도피적으로 파고들었던 창작물 속의 존재.


내 인생의 첫 히어로(Hero)가 나타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