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영이는 숨을 헐떡거리며 매를 견뎌내고 있었다.

"서른대 맞아서 엉덩이 터지지 않으니 엄살피우지 말고 똑바로 대거라."

소리치는 한상의 서슬에 아영은 눈앞이 캄캄했다.

이때였다. 갑자기 우당탕 소리가 나며 울음소리가 들렸다.

"이기이 이기이 뭐하는기고?"

익숙한 소리 봉마녀, 봉숙희 선생님이었다.

"우리 Q가 언제부터 이랬노. 우리 교칙이 이렇게 엉망이었나?"

한상과 형준은 뻘쭘히 서서 봉마녀가 소리치는대로 보고 있었다.

"박슨생, 오슨생. 아직도 멀었다.

무단결석 열흘이나 한 가스나를 애들 장난도 아니고

프라스틱 자로 때리고 있나?

궁디가 너덜너덜해지도록 확실하게 때리란 말이다."

봉마녀의 손에 들린 것은 다름아닌 당구큣대.

"이걸로 다시 시작해라."

아영은 공포에 부들부들 떨었다.

"그게 아니라 이미 골목알궁도 두바퀴나 돌았고..."

하는 한상의 구차한 변명에

"치아라, 내가 골목알궁 백바퀴도 돌려봤다. 궁디짝 피도 안난다.

무단결석 열흘이면 궁디 살점이 떨어져나가고 궁디짝이 걸레짝이 되도록 맞아야

정신 차릴동 말동이다."

서슬이 퍼래서 소리치는 봉마녀.


형준은 슬그머니 화가 났다. 신참때 봉마녀에게 체벌의 기술을 배운 형준이지만

학생들 앞에서 이렇게 무안을 주다니.

게다가 형준 입장에서도 자신이 체벌에 관한한 교내에서 일인자라고 생각했기에

그 자존심도 이만저만 상한 게 아니었다.

"봉숙희 선생님. 공지에 나온대로 지금 체벌 집행중이니 그냥 지켜보시죠.

제가 나중에 보고드리겠습니다." 이제 그만 나가라는 소리였다.

그러나, 나갈 봉마녀가 아니었다.

"빨리들 안 들어오고 뭐하노!"

울면서 끌려들어온 여학생 네명.

얼마나 드잡이를 당했는지 양쪽 뺨이 부어오르고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다.

체육복 바지로 갈아입고 온 네명의 여학생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애리, 진경, 호영, 민아 사총사는 2학년 전체에서 알아주는 골초였다.

Q재능고교에서 흡연과 음주는 남녀를 불문하고 엄벌 대상이었다.

싱가포르 고교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깨끗한 캠퍼스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런데...상습적으로 아지트에서 흡연을 몰래하던 4인방이 재수없게

봉마녀에게 들킨 것이었다. 그 자리에서 싸대기를 연타로 맞은 사인방은

즉결처분에 따라 남학생반에서 알궁을 맞으러 체육복을 갈아입고

선도위원에게 끌려온 것이었다.

모두 귀싸대기를 맞아댄 아픔과 충격도 잠시 남학생 앞에서 알궁 맞을 일에 대한 두려움으로

벌벌 떨고 있었다.

"하이고, 그람 나는 정석대로 때릴테니 박선생님 빨리 때리고 치우소.

애들 장난도 아니고 그기 뭐꼬."

투덜투덜 궁시렁거리는 봉마녀의 소리에 한상은 손에 힘이 풀려 어떻게

때렸는지도 모르게 정아영의 마지막 체벌은 끝났다.

훌쩍거리며 매를 맞고 겨우 체육복을 끌어올린 아영에게 형준은

"아영이는 교실 앞에서 나머지 체벌이 끝날때까지 지켜보도록한다."

라고 말했다.

"네에?"

"봉선생님이 지금 집행하는 체벌까지 지켜보며 반성의 시간을 가지란 말이다."

어느 명령이라고 거절하겠는가.

"네" 울먹이며 겁에질려 뒷걸음질치는 아영.

이어 봉마녀의 무대가 시작된 것이다.

당구큐대는 어떻게 춤을 출 것인가.

한상과 형준도 내심 침을 꿀꺽 삼켰다.

그것도 4명.


누가 제일 먼저 매를 맞게 될 것인가.

다들 숨죽이고 있는데 앞에 나간 봉마녀가 소리쳤다.

"김진경이, 한애리 앞으로 나온나"

벌벌 떨면서 앞에 나간 진경과 애리가 쭈뼛섰다.

"뭐하노, 뒤돌아서 궁디 안까고"

둘이 한꺼번에 엉덩이를 까라고 하다니 의아했지만

한명이 맞는 동안 다른 한명이 엉덩이 까고 벌받는건가 생각하며

바지를 내리는데 봉마녀는 그새를 못참고

"바짝 까라 빠짝!" 하며 큣대를 탕탕 치는 것이었다.

큣대를 곁눈질 하는 두 소녀의 희고 통통한 엉덩이가 드러났다.

"자, 엎드려뻗히고 둘이 궁디 나란히 바짝 붙여라."

검정 체육복을 내린 흰 엉덩이 두개가 나란히 붙었다.

그렇다. 봉마녀는 두명의 엉덩이를 한꺼번에 때리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한 것이었다.

나란히 엎드린 두 소녀의 통통한 궁둥이 네쪽은

누군가의 말대로 흰 호빵같았다.

수혁은 침을 꿀꺽 삼켰다.

개망신의 절정에 이른 두 소녀는 혼이 반쯤 나간 것 같았다.

한시간 전만해도 킬킬거리며 라이터를 켜주던 사이.

남학생들 앞에서 알궁둥이를 까고 음부까지 드러내며 나란히 엎드려서

매를 맞게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매는 당구큣대 였다.


"잘 들어래이.. 내가 쌍으로 느그 쌍궁디를 열대 치는데

하나라도 엎어지고 자빠지면 무효된데이. 알았나?"

벌벌떨며 "네."

"똑바로 대라. 똑같이 맞는게 낫다. 한쪽만 잘못 맞으면 짝궁딩이 된다" 하자마자

긴장해서 치솟는 호빵 네개.

"싸인펜 갖고 나온나" 누군가 펜을 들고 나갔다.

봉마녀는 싸인펜을 갖고 나온 남학생에게

"궁점 찍어라" 말했다.

맞다. 알궁을 즐겨치는 봉마녀는 가끔 가는 매로 때릴때

엉덩이에서 가장 솟아나온 부분에 싸인펜을 표시하고 때렸다.

꼬리뼈를 때리지 않기 위해서였다.

궁둥이에 표시하는 점, 이른바 궁점이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궁점 아래로 때려주세요"

"궁점 위를 맞았더니 허리가 아파" 이런 말이

유행이었다.


평소에는 본인이 양 엉덩이에 점을 찍고 때리는 경우가 많은데

남학생더러 표시를 하라니 엎드린 애리와 진경은 부들부들 떨었다.

머뭇거리던 남학생이 다가와 알엉덩이를 살피면서

점을 찍는 것이 느껴졌다.

죽을 맛이었다.

"자, 똑바로 대라."

호빵 네개가 다시 긴장하고 나란히 줄을 섰다.

매가 날았다.

휘익.

짜악

" 아크크크크.....아흐"

둘이 동시에 쓰러졌다, 붉은줄 그어진 호빵 무더기가 무너졌다.

" 똑바로 안스나."

"아흐흐흐흐. 아흐..."

"궁디 똑바로 안대나. "봉마녀가 소리쳤다.

궁둥이를 부여잡은 둘이 엉엉 울기 시작했다.

쌍궁둥이 열대라는 말에 우습게 알았던 것이 오산이었다.

큣대로 때릴때 왜 남학생들이 뒹구는지 알았다.

그동안 매가 힘을 줘서 때리는 거라면 지금 봉마녀가 치는 당구큣대는

온몸의 체중을 실어 궁둥이에 날리는 격이었다.

살갖은 찢어지고 살점이 날아가고 온몸이 떨리는 기분이었다


두명을, 네개의 궁둥이를 한꺼번에 치는 기술로는 정말 대단한 스킬이었다.

"빨리 안 일어나면, 쌍궁디 오십대다.오늘 안에 못맞는다."

용수철처럼 일어나 엎드렸다.

휘익~ 매가 다시 날았다.

짜악

긴매가 네개의 호빵을 덮쳤다.

"크아아아아압."

두명은 겨우 입을 맞춰 개수를 했다.

흰궁둥이에 붉은줄 두개. 다시 엎드려서 네개의 산봉우리를 만들었다.

긴매가 다시 날았다.

휘익~

짜악

" 아으으으으윽."

애리와 진경이 흘리는 눈물은 폭포수같이 흘렀다.

애리는 엎드려뻗쳐하면서도 겁에 질려 흘끔거리고 엉덩이쪽으로 뒤돌아봤다.

"와 보노. 니 볼기짝 잘 붙어있다. 열대 맞을때까지 궁디짝 달아날까 걱정되모

빨리 쳐들어라"

울면서 다시 쳐들었다.

검은 싸인펜으로 표시한 궁점 양옆으로 다들 붉은줄이 그어져 있었다.

매가 다시 날았다. 휘이익

짜악

"아하하하하. 아흐흐흐흐흐."

둘다 땅에 굴렀다.

킬킬대던 남학생들도 진땀이 흘렀다.


봉마녀가 당구큣대를 들면 학기초에 맞았던 보라색멍이 방학때까지 안빠진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다. 그간 봉마내가 들었던 회초리나 몽둥이는 애교 수준이었다.

자신의 체중을 실어 힘 하나도 들이지 않고 여학생들 엉덩이를 때리는 봉마녀는

정말 대단했다.

걸레짝이 되도록 때린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첫 고3 담임을 했을 때 무단결석했던 전교꼴찌 여학생을 상담실에 불러다

벌거벗은 엉덩이를 하루에 서른대씩 사흘동안 곤장 90대를 때렸다.

엉덩짝이 걸레가 되어 풀려난 여학생은 정신차리고 Q대학에 진학했고

그때부터 봉마녀는 학교의 영웅이자 저승사자가 되었다.

"빨리 안 일어나나, 쌍궁디 백대까지 넘어가야되나?"

봉마녀가 싸늘하게 말했다.

울던 두 소녀는 다시 엎드려 엉덩이를 쳐들었다.

"다섯부터 다시 세라."

맞은 매가 무효가 된 설움에 소녀들은 엉엉 울면서 더 높이 쳐들었다.

은밀한 곳이 남학생들한테 훤히 보이는 것 따위는 문제가 아니었다.

엉덩이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봉숙희 선생의 당구큣대에는 인정이 없었다.


짜악~

"아흐흐흑, 다서엇"

호빵 네개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졌다.

빨간 줄은 다섯보다 훨씬 많이 그어져 있었다.

당장 죽을 것 같지만

무너지면 더 큰변을 당할까봐 겨우 참아내고 있었다.

애리는 플라스틱자, 빗자루손잡이, 회초리,몽둥이 다양한 매를 맞아봤지만'

당구큣대는 처음이었다. 앞에 맞은 매는 살집이 많은 엉덩이를 때린 후에

어느 정도 튕기는 반동이 있었지만 당구큣대는 그대로 살점에 와서 박히는 기분이었다.

남학생들을 데리고 골목알궁을 돌게할때 봉마녀의 익살스러운 너스레는 애교수준이었다.

당구큣대를 들었을 때는 범접할 수 없는 싸늘함이 느껴져

잘못했다고 싹싹 빌만한 여지도 없었다.

열대를 맞는다고 했지만 무너져서 댓수를 세지 못하면

무효였다.

네개의 호빵은 나란히 섰다가

맞고 무너지고 똑바로 대라고 소리치고

다시 대고 맞고 무너지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휘익~ 짜악

"아흐흐흐흐. 아그그그그"


네개의 호빵은 와르르 무너졌다.

"빨리 못 일어나나?"

"어그그그, 선생님."

애리가 엉덩이를 붙들고 울먹였다.

진경도 덩달아서 울었다.

"얼른 궁디 쳐들어라"

시뻘건 엉덩이는 터지기 직전이었다.

다른 매는 삼사십대 맞아도 엉덩이 터진다는 말을 못들었는데

당구큣대는 남학생들 볼깃살 터지게 만다는 원흉이라는 말을 들었다.

일어날줄 모르는 여학생들에게 봉마녀는 싸늘하게 말했다.

"좋다. 이번에 빨가벗고 함 맞아보까?"

애리와 진경은 머리에서 번쩍하는 기분이었다.

그렇다. 봉마녀는 발가벗기고 때릴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

봉마녀 수업시간에 숙제노트를 바꿔치기한 여학생들이 상담실에서

매를 맞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봉마녀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거짓말로 선생님 바보 만드는 잔머리였다.

처음에 잘못을 인정하고

몇대 맞고 끝날 일을 교묘하게 거짓말 하다

결국 눈덩이처럼 거짓말을 부풀린 여학생 세명은 상담실로 끌려갔다.

정학이냐 매질이냐 선택하다

결국 발가벗고 돌아서서 엉덩이를 스무대씩 맞았고

그들이 지르는 비명에 남학생들까지 몰려와 창가에 붙어 구경했다.

남학생들이 구경하는 걸 알면서도 봉마녀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빗자루 손잡이로 볼기 스무대씩을 쳤다.


매를 다 때리고 옷도 입지 못하고 꿇어앉는 벌을 줬다.

엉덩이와 뒤꿈치 사이에 문제의 숙제노트를 끼우고 앉게 해서

바닥에 닿는 궁둥이에 쓰라림 때문에

여학생들은 상담실이 떠나가도록 울었고

그 광경을 본 학생들은 봉마녀에게 몸서리를 쳤다.

그 꼴을 당할 수는 없었다.

애리와 진경은 끅끅 울음을 참으며

엉금엉금 기어서 나란히 서로를 의지하며 엉덩이를 들이댔다.

휘익~ 짝

"아악"

네개의 호빵은 토스터기에서 튀어나온 식빵처럼 튀어올랐다.

"아흑 여섯"

"궁둥이 똑바로 대라."

다시 모아지는 엉덩이.

휘익~ 짜악.

궁둥이를 길게 담뱃불로 지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아아악. 여덟"

"정신차리래이, 여덟 아니고 일곱이데이."

큣대가 호빵네개를 가볍게 쳤다.

순간 움찔하며 오무리는 엉덩이들.

시뻘개진 얼굴로 엉덩이를 흘끔거린 진경은 겁에 질려 다시 앞을 봤다.


엉덩이는 다시 쳐들어졌고 여덟대를 치는 순간 뭔가 퍽하는 소리가 들렸다.

왼쪽에서 매를 맞던 진경의 엉덩이에서 피가 나기 시작했다.

"선생님, 김진경 피나는데요?"

선도위원의 말에 진경은 그자리에서 엎드려서 흐느꼈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볼기에서는 피가 흘렀다.

"어흐흐흐흑"

봉마녀는 미동도 없었다.

"김진경이!"

"네..." 진경은 혹시나해서 얼른 대답했다.

"지금 니 궁디가 누구꺼고? 니끼가?"

김진경은 대답을 못하고 흐느껴 울었다."

"잘 들어레이. 이 학교 들어오는 순간 니 궁디는 니끼 아이다.

그리고, 아까 담배피다 걸렸을 때 그 순간부터 니 궁디는 내 끼다.

즉. 적어도 지금은 니 궁디 내 맘대로 한다 이기다.

니가 화단에서 히히덕거리며 담뱃 꼬나물고 있을 때

궁디에서 불날 각오도 몬했나? 아직 멀었다.

궁디 똑바로 들어라."


정말 너무 혹독했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피가 나는데도 볼기를 계속 친다니

한상과 형준도 부들부들 떨 정도였다.

형준도 "다음부터 또 이러면 볼기가 터지도록 맞을 줄 알아라."

겁은 자주 주고

볼깃살이 부르트도록은 때려봤지만

피가 나도 계속 때린 적은 없었다.

봉마녀는 대체 인간인가 싸이보그인가?


초중고등학교 우등생으로 살아서 엉덩이는커녕

종아리 한번 안 맞아본 봉숙희가 남학생들 앞에서

알궁을 처음 맞은 것은 대학교 1학년때였다.

나이 스무살에 남학생들 앞에서 알궁을 까고

회초리를 맞으며 처절하게 자존감이 무너진 것이

지금 봉마녀의 탄생인 셈이었다.


남쪽지방 작은 군단위 M군에서 서울로 대학진학한 봉숙희는

서울이 초행이었다. 서울 Q대학에 진학했을 때 기쁨도 컸지만 연고가 없는 서울에서

학교를 다닌다는 것은 모험이었다.

그 시절만해도 원룸이니 오피스텔이니 독립이라는 말자체가 없었고

서울에 딸보내면 신세망친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돌 때였다.

봉숙희같은 보수적인 지방의 여학생이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는 방법은

친척집이나 기숙사밖에 없었는데

당시 Q대학에서는 여학생기숙사가 완공되기 전이었다.

겨우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었던

전형적인 서민 가정의 딸이었던 봉숙희에게

담임선생님은 Z학사를 추천했다.

Z학사는 지역 국회의원이 형편이 어려운 지방 학생들을 위해

전기세 정도만 받고

숙식을 해결해주는 서울 변두리의 민간기숙사였다.

경쟁이 치열했고, 규칙이 엄했다.


치열한 경쟁률에도 봉숙희는 설립자와 친분이 있는 교장이 써준 추천서로

일단 합격을 했고 비슷한 처지의 다른 학생들의 부러움을 샀다.

부모님은 눈물을 찍어내며 가뭄에 단비요, 사막의 오아시스라며

기숙사 선생님들 눈밖에 나지 않게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했다.


경제적 부담없이 서울에 내몸을 의탁할 곳이 생기다니...

이런 기쁨도 잠시

대신 기숙사의 규정은 매우 엄격했다.

입사서약서에

규칙을 어길경우, 퇴실 또는 체벌 중 선택하라는 항목이 있었는데

기숙생 오십명은 다들 들뜬 마음에 건성으로 읽고 싸인을 했다.

서약서를 뒤집으면 뒷장에

'남녀 불문 귀가시간 어길 시 한시간 단위로 볼기 다섯대.

흡연 시 볼기 열대,

소란을 피울 시 볼기 열대,

외박시 볼기 서른대,

경우에 따라 체벌 부위를 탈의할 수 있음.'

등의 세부항목이 있다는 것을 아무도 읽지 않은 것이었다.


솔직히 이 정도 되는 환경에서 시키는대로만 하면

규칙 어길 일이 뭐가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고등학교 때와 달리 자유로운 대학시절에

꼬박꼬박 8시에 귀가를 한다던가. 음주와 흡연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리였다.

학사에는 주로 1,2학년이 대부분이었다.

1층은 남학생 공간으로 독서실 총무같은 역할의 스물다섯살 최조교가 있었고,

2층은 여학생 공간이었는데 정년퇴직한 여교사출신의 한사감과

젊은 여성인 체대출신 금조교가 관리했다.

비교적 조용하고 친구도 없이 규칙대로 움직인

서먹한 학사에서의 일주일이 지났다.

학사에 소란이 시작된 것은 2주째되는날 저녁이었다.

열한시쯤 되자 1층에서 비명과 이상한 소리가 들린 것이었다.


1층 로비에 내려가보니 일고여덟명의 남학생이 엎드려 뻗쳐를 하고

최조교가 넙적한 몽둥이로 엉덩이를 때리고 있었다.

귀가시간을 어기거나 담배를 피우다 걸린 학생들이었다.

운동복을 입은 엉덩이 위로 몽둥이가

다섯대부터 스무대까지 내리쳐졌다.

빡,빡,빡,빡~ 가차없는 매질에 남학생들이 표정은 일그러졌고

열대이상은 다들 맞다 놔뒹굴었다.

고등학생도 아니고 대학생을 저렇게 매질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여학생들이 있는 2층에서도 아무 일이 없을 수는 없었다.

모두 긴장하는

3월이라 지각, 흡연은 조심했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기물 파손 및 실내 정숙에 위배. 라는 항목이 애매했다.

소등하기 전 9시쯤 방을 돌다 이부자리나.

욕실 정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방은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한사감은 기숙사 생활이 예비 신부수업이라는 생각에

혹독하게 훈육했다.


체육복을 입고 기다리다 오리엔테이션때 배운대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방은

모두 엉덩이 체벌을 받았다.

네명의 룸메이트들은 긴 의자 위에 꿇어앉아서

사감의 훈계를 듣다 회초리를 들면

자기 차례에 맞춰 궁둥이를 내밀고 다섯대씩 맞았다.

사감의 대나무회초리는 매웠고 빈틈없는 매질이었다.

욕실이 제대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날은 네명 모두 팬티바람에

욕실에 세우고 바가지로 물을 뿌린 후

일명 '물볼기'를 때렸다.


"이 게을러터진 것들. 궁뎅이가 뜨거워져야 정신을 차리지!"

팬티에 물을 뿌릴 때 울기 시작했고, 매질이 시작되었을 때

다들 비명을 질렀지만 사감의 매질은 인정사정없었다.


자세가 흐트러지는 것도 용서가 없었다.

엉덩이가 아파서 몸을 비틀다가도 다시 궁둥이를 쑥내밀고

서야했다.

속옷을 제때 안빨고 뭉쳐놓은 다른 동급생을 보고

쯧쯧하던 사감은 금조교에게 눈짓했다.

금조교는 그 자리에서 스무살 처녀의 알궁을 벗기고

물묻은 맨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열대나 때렸다.

찰싹, 찰싹, 손바닥 자국이 나도록 매운 알궁을 맞은 학생은

엉엉 울면서 속옷을 빨았다.

여학생들의 매질이 시작된 날부터

남학생들은 2층에 유난히 관심이 많아졌다.

등교하는데 버스를 기다리던 봉숙희에게

얼굴이 낯익은 남학생이 다가와 물었다.

"너도...어제 엉덩이 맞았어?" 얼굴이 시뻘개진 봉숙희는

기겁을 하고 짝 째려보고

아무 버스나 올라탔다.

홧김에 앞자리에 앉았다 비명을 지르며 일어났다.

잡티하나 없이 희고 촉촉한 궁둥이에

시뻘겋게 그어진 붉은 줄을 깜빡 잊고 있었다.


학창시절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매를 맞을 일이 별로 없었던 봉숙희에게

하루걸러 한번 있는 엉덩이 매질은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거기다 귀가 시간이 둔감해지며 지각생들이 속출했다.

지각생들은 2층의 로비 역할을 하는 공용휴게실에서 이루어졌다.

2층 전체 여학생들이 모인 앞에서

지각생들은 앞에 나가 바닥에 꿇어앉아 처분을 기다렸고

사감의 훈계가 끝난 다음에

테이블에 배를 깔고 엎드리면 금조교가 긴 장대로 곤장을 때렸다.

모두 책상다리를 단단히 붙들고 맞았지만

울지는 않았고 대신 아픔과 모멸감을 참느라 얼굴이 시뻘개져 있었다.

적게는 다섯대에서 많게는 열다섯대까지 볼기를 맞은 스무살 처녀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고

사감은 엄격하게 말했다.

"세번이상 지각에 걸린 사람은 그날부터 궁둥이 벳기고 친다."

'궁둥이'와 '벳기고' 라는 단어가 강하게 콕 박혔다.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다섯번 이상 지각에 걸린 사람은 1층 로비에서 궁둥이 벳기고 친다."

모두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다들 서울에 연고가 없는 지방학생들이 대부분이라

서울에는 대학생들도

이렇게 말안들으면 엉덩이를 무지막지하게 맞는것이구나 했다.

2층 처녀들 중 음대생과 체육교육학과 학생이 있었는데

학교에서 엉덩이 매질을 당하고 들어오는 눈치였다.

성악을 전공하는 현주는 레슨받다 연습을 게을리한 티가 나면

수업이 끝나고 교수연구실에 찾아가 교수한테 지휘봉으로 틀린만큼

엉덩이를 두들겨맞는다고 털어놨다.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한 애경이는 선배들한테 기합을 자주 받는다고 했다.


학사에서는

사감선생님이 카랑카랑한 서울말씨로 엉덩이를 대라고하면

아무도 거역 못하고 넙쭉 엎드려서 들이대고 매를 맞았고

맞기 싫은 사람은 퇴사조치해주겠다고 하면 다들 울면서

아닙니다 잘못했습니다 하며 싹싹빌면서 끝이 났다.


아슬아슬하게 지각을 세번 한 봉숙희는

사감의 레이다를 피하지 못하고

끌려가서 직접 알궁을 까고 매를 맞았다.

같은 여학생들 앞이지만 엉덩이를 깐다는 게 너무 창피했다.


맨마지막에 맞는 봉숙희 앞에서 회초리가 부러졌고

사감은 신고있던 고무신을 벗어서 벗은 숙희의 엉덩이를 후려쳤다.

질긴 고무재질의 신발이 엉덩이에 짝짝 감길때 숙희는

몸서리를 쳤고 그때마다 보트모양의 신발자국이 숙희의

희고 촉촉한 궁둥이에 박혔다.

다섯대씩 맞았지만 엉덩이를 벗은 여학생들은 그대로 꿇어앉아서

벌을 서다 들어갔다.

고무신 자국이 난 궁둥이가 발뒤꿈치에 닿을때마다

숙희는 눈물이 찔끔났다.

"흑흑, 아이구, 어무이요. 궁디야..."


제일먼저 남학생들이 있는 1층으로 끌려가서

맨궁둥이를 맞은 것은

봉숙희와 같은 방에 있는 화경이언니였다.

재수해서 올해 신입생인 화경이는

3월이 가기전에 지각도 아닌, 외박을 했던 것이다.


핸드폰도, 삐삐도 없던 시절 여학생의 미귀가로 2층은 발칵 뒤집혔다.

다음날 아침 들어온 화경은 사감실에 불려갔다가

저녁 점호때 벌을 받기로 하고

일단 등교했다.

점호시간에 사감에게 끌려내려간 화경은 1층 남학생들이 다 보는 앞에서

스스로 팬티를 내리고 알궁을 까야했다.

금조교가 아니라

1층 남자조교가 넙적한 구멍이

숭숭 뚫린 널판지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사감은 싸늘하게 말했다.

" 이 못된 녀석, 앞으로 궁뎅이가 아파서

한달은 못 일어나게 정신이 번쩍나게

해주마."

널판지는 화경의 궁둥이 정중간을 겨냥해서 서른대를 맞췄고

화경은 관가에서 볼기짝을 맞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를 깨달았다.

화끈거릴때마다 댓수를 셀 필요도 없었다.

1층 남학생들이 화경의 알엉덩이를

뚫어지게 져다보며 대신 세어줬기 때문이었다.

겨우 바지를 추스르고

2층으로 엉금엉금기어 올라온 화경언니는

침대에 엎드린체 정말 궁둥이가 아파서 일주일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같은 반 친구들이 시뻘건 엉덩이에 연고를 바르면

"아이고, 궁디야. 내 궁디 어쩌노." 하면서 울었고

시꺼먼 멍이 들었다 보라색이 될때까지

옷도 못입고 엉덩이를 까고 엎드려 있었다.


"흑흑흑, 망신스러워서 어쩌노

나보다 어린놈들 앞에서 소중이 다 보여주며 궁디짝 까고 엎드려서..."

정신을 차려보니 엉덩이의 아픔보다

모멸감이 생각나는지 자꾸 헛소리를 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일주일동안 지하에 있는 식당 앞에서 30분씩 뒤돌아 꿇어앉아서

벌을 서야했다.

퉁퉁 부은 궁둥이를 끌고 엉금엉금 기어가서

엉덩이를 사람들이 보이도록 대고 꿇어앉는 벌을 정말 가혹했다.

식사시간에 남학생들은 지나가면서 괜히 쑤근거렸다.

" 그 2층 알궁이지?"

"옷을 입어서 모르겠는데? 궁둥이를 까봐야 누군지 알지. 큭"

순식간에 화경의 별명은 2층 알궁이 되어버렸다.

점호할때마다 엎드려있던 화경은

사감이 들어닥치면 재빨리 바지를 추스르고 일어났다.

엉거주춤 서 있는 화경언니를 보고 사감은

"한번만 더 그런 못된 짓 해봐라. 아주 걸레짝이 되도록 볼기를 맞을테니.

다음부터 외박하고 싶으면 니 궁둥이한테 물어보고 하는게 좋겠지?"하며 빈정거렸다.


자존심 강한 봉숙희가 1층에서 알궁을 맞은 것은 열흘 뒤였다.


학기초에 학교행사도 많은데 신입생 입장에서

일일이 빠지기도 쉽지는 않았다.

여학생들은 대부분 일찍 귀가를 하려고 늦게까지는 있지 않았지만

변두리에 있는 Z학사까지 오려면 시간은 늘 빠듯했다.

숙희는 세번 지각으로 사감에게 고무신짝으로 궁둥이를 두들겨 맞고

정신을 바짝 차렸지만

하루는 버스를 잘못타서 아슬아슬하게

시간을 넘겨 엎드려서 알궁 회초리를 다섯대 맞고

울면서 방으로 들어왔다.

이게 다 내가 못살고 못나서 스무살에 엉덩이나 맞고 다니는구나

했는데 그 생각이 바뀌는 사건이 발생했다.

숙희가 매를 맞고 훈계를 듣고 있을 때 갑자기 우당탕 소리가 났는데

멋진 트렌치코트를 차려입은 예쁜 언니가 들어왔다.

쇼핑한 쇼핑백과 고급 핸드백을 신경질적으로 집어던지고

사감 앞으로 와서 서더니 아무말 없이 트렌치코트를 헤치고

치마를 앞으로 당긴 후 엉덩이를 들이댔다.


사감의 회초리는 그 언니의 엉덩이를 다섯번 후려쳤다.

그때마다 그녀는"아윽!" 비명을 질렀고 다 맞은 후 코트를 내리고 옷매무새를 고치고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다시 쇼핑백을 들고 우당탕 사라졌다.

사감이 소리쳤다.

"또 늦으면 그때는 동생들 앞에서 궁둥이 까고 맞아야 된다!"

방에 돌아오니 다른 동료들이 문제의 그 언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Z학사 설립자이자 국회의원의 외동딸인 25살 진혜련이었다.

어머니는 고1때 돌아가시고

젊은 후처를 들인 아버지는 공무와 사업으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

혜련은 Z시에서

삼수끝에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왔지만

문란한 생활로 자주 말썽을 부려서 골칫거리였다.

생각다 못해 진의원은 올해부터 외동딸을

자신이 세운 Z학사 3층에 살게하고

사감과 조교들에게 생활관리를 부탁했다.

귀가가 늦거나, 음주흡연, 문란한 연애 등

다른 학생들하고 똑같이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고,

때로는 체벌도 불사하라고 특청을 한 상태였다.


울며불며 혜련이 난리를 쳤지만

학사를 나서는 순간 모든 경제지원을 끊는다는 부친의

단언에 울며 겨자먹기로 학사생활을 시작했다.

그전에 살던대로 친구들과 놀다 자정이

넘어 귀가 했더니 3시간 이상의 지각은 외박으로 처리되어

그 다음날 사감실로 끌려가

치마를 당기고 엉덩이를 내민 자세로 볼기 서른대를 맞아야했다.

기고만장했던 혜련의 자존감은 거기서 1차 무너졌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아무도 야단치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제 도리가 없었다.

그 다음날 일찍 온다고 왔는데 또 엉덩이 다섯대를 맞게 된 것이었다.

게다가 세번 이상 지각하면 알궁,

다섯번은 남학생들 앞에서 알궁이 똑같이

적용되다니.3층에 올라와 화장을 지우며 치를 떨었다.

거기다 1층 조교는 최훈이 아닌가.


최훈은 Z시에서 중학교를 같이 다니던 사이였다.

살짝 썸을 탔다고 해야하나 그런 사이였는데

훈이 서울로 전학을 가고 소식이 끊겼었다.


볼기 서른대 맞은 다음날

오늘 늦어서 혼비백산해서 들어오는데

로비에서 엎드린 남학생들 볼기를 치고 있는 훈을 만난 것이었다.

"훈아!" 하고 소리칠 뻔했지만

훈은 곁눈질도 안하고 한심하다는듯이

"2층도 점호 중이니 지각생은 윗층으로 올라가" 하고 말했다.

그건 마치...나는 볼기를 치는 위치고

너는 볼기를 맞는 위치다 라고 선을 긋는 느낌이었다.

최훈 그놈은 내가 어제도 맞고, 오늘 엉덩이 두들겨맞는 걸 안다는 얘긴가.


설마 내가 최훈한테 알궁 두들겨맞는 일은 없겠지 생각하며

혜련은 화장을 마저 지웠다.


숙희는 속이 타들어갔다.

동기들과 명동을 처음 나갔다 구경하느라

넋놓고 있다 정신차려보니 이미 어둑해져있었다.

혼비백산해서 도착해보니

시간은 열시 가까이 되었고 2층 로비에서는 타작이 진행되고 있었다.

초범들은 그냥 엉덩이를 대고 맞고 있었고,

몇몇 전과자들은 엉덩이를 까고

엎드려서 맞으며 울고 있었다.


사감은 신경질적으로 금조교에게 "3층 아직 안내려온게야?" 하고 물었다.

진혜련은 또 지각을 한 모양이었다.

우당탕 소리가 나더니 고급스러운 체육복을 입은 진혜련이 내려왔다.

설립자 딸이 설마 우리처럼 알궁을 맞을까 싶었다.

불손하게 서 있던

혜련은 사감이 눈짓하자

"그래요, 깐다구요. 자." 하며 팬티를 내리고

테이블에 엎드려 테이블다리를 단단히 잡았다.

"때리세요. 자" 하고 엉덩이를 들이대기까지 했다.


사감대신 금조교가 회초리를 들고 다섯대를 내리쳤다.

비명을 참는 혜련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사실 금조교와 혜련도 동갑이었던 것이다.

매를 다 맞고 일어난 혜련이 바지를 올리면서 중얼거렸다.

"어휴, 궁딩이야. 진짜 터지는 줄 알았네."

혜련은 엉덩이를 부비며 위로 올라갔다.


숙희는 그날 매를 맞지 않았다.

다섯번째 지각으로 그 다음날 점호시간에

1층에 내려가서 알궁을 열대 맞아야했기 때문이다.

1층에서 여학생 알궁집행은 최훈 조교 담당이었다.

Q대학 대학원생 훈남 최훈의 볼기치는 기술은 수준급이었다.

남학생은 물론

스무살이 넘는 여학생들 맨엉덩이를 보고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몽둥이를 정확히 꽂았다.

울며불며 빌어도 매를 감하기는 커녕 기다려주는 여지도 없었다.

매를 한번 맞아본 여학생들은 대부분

옷을 여미지도 못하고 울면서 기어올라왔다.

최훈조교한테 엉덩이 다섯대 맞는 것보다

사감한테 오십대 맞는 게 나을 정도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봉숙희는 처음으로 학사 탈출을 상상하며 그날밤 잠들었다.


다음날 숙희는 알궁을 맞지 않았다.

사감과 금조교가 Z시에 출장을 다녀오느라 아주 밤늦게 돌아왔기 때문에

체벌을 하루 연기되었다.

'어휴, 매두 먼저 맞는기 낫다하던데...'

불안해하며 하루가 지나는데

더 큰일이 생겼다.

사감의 출장을 알고 밤늦게 놀다가

그날밤 새벽 한시에 몰래 귀가한 진혜련이 들킨 것이었다.

3시간 이상의 지각은 무단 외박에 해당됐다.

외박이 2번이라니...사감은 혜련에게도 1층 알궁을 적용하기로 결심했다.

최훈을 불러 오늘 봉숙희와 진혜련의 알궁을 집행하라고 지시했다.

처음으로 최훈은 난색을 표했다.

"사감님, 아시다시피 진혜련은 저와 동갑이고 또 동창이기도 합니다.

직접 체벌을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관계고,

진이사장님께서 불편해하실까 걱정됩니다."


최훈만 모르고 있지 사감과 설립자 진의원사이에 오고가는 말이 있었다.

사실 진의원이 혜련을 학사에 꽂은 이유는 다른 이유도 많지만

최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수재에 인물도 좋고 반듯한,

집안형편이 좀 가난하다는 것 외에는 나무랄 것 없는 최훈을

진의원은 내심 남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최훈군을요?" 하는 사감에게 진의원은 웃으면서 말했다.

"사감님은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 를 아시지요?

천방지축 망나니를 길들이는 남편 역할로 최훈을 캐스팅하고 싶습니다.

그 정도 강단은 있어야 우리 개망나니 진혜련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은근히 훈육이나 체벌도 최훈에게 넘기라는 신호처럼 생각되었다.

"버릇없는 색싯감, 남편이 손좀 보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사람 만드는 과정도 필요하니까요.

우리 혜련이가 좀 독특한 아입니까. 하하"


다음날 저녁 1층 로비에 남녀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숙희는 간단히 샤워를 끝낸 후 검정 운동복 바지를 입고 내려갔다.

학생들은 학사에 들어올때 운동복과 파마자를 지급 받았는데

그게 다 엉덩이체벌하고 관련이 있는 것이었다.

엉덩이 맞기에 가장 좋은 복장이었다.

알궁 맞을 때 쑥 내리기에 좋은 운동복 바지,

그리고 사감이 속곳 입지 말고 파자마 하나만 입고 나오라고 시킬 때가 있었다.

팬티보다 얇은 한겹의 파자마는 습자지 한가지 였다.

팬티 한장 걸치고 맞는 것 보다 아픔이 더 컸다.

때로는 욕실에서 파자마 한겹 엉덩이에 물을 한바가지씩 뿌리고

물볼기를 칠때도 있었는데

그 고통도 몸서리칠만한 것이었다.

아직 추운 3월에 찬물을 아랫도리에 뒤집어쓰고 맞는 물볼기의 고통.

하지만, 이제까지는 모두 사감이나 금조교가 때리는 것이었고

여학생들 앞에서 맞는 것이었다.


조금 있다가 얼굴이 시뻘게진 혜련이 예의 고급 운동복을 입고 나타났다.

학생들은 고향에서는 물론이고 서울와서도 그런 브랜드의 운동복을 입은 사람을

보지 못했다.

"봉숙희 나와" 최훈이 엄하게 말했다.

봉숙희가 나가서 최훈 앞에 꿇어앉아서 훈계를 들을 준비를 했다.

"네 잘못이 뭐냐."

"지각을 다섯번 하고..." 미리 달달 외운 말을 하고 고개를 조아리자

"그래서 네가 어떤 벌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 거냐." 하자

봉숙희는 부끄러움을 무릎쓰고

"알궁둥이 열대입니다." 라고 말했다.

뒤에서 남학생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우, 쪽팔려"

"우와, 자기 입으로 알궁둥이 맞는대."

숙희는 마치 동헌에 끌려온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여기 엎드리거라." 봉숙희는 미적거리거 긴 책상으로 가서

배를 깔고 엎드렸다.

엉덩이는 최훈과 학생들이 잘보이는 곳이었다.

"내리거라."

뭘 내려야할지는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뭘 내려야할지는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부들거리는 두손으로 바지를 내렸다.

검정 운동복과 팬티는 한번에 말려서 내려갔다.

희고 촉촉한 봉숙희의 엉덩이.

그러나 궁둥이 아랫부분에는 군데군데 며칠전 맞은 고무신 자국 멍이 나 있었다.

사감의 체벌 기술도 평범하지는 않았다.

훈의 대나무 회초리가 숙희의 엉덩이 한가운데를 매섭게 내리쳤다.

짜악~ 겁에 질린 숙희가 헉 소리를 내며

"흑, 아이고 어매요."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훈의 기세가 무서워서 다시 엉덩이를 들이대고 고개를 숙였다.

지켜만 보는 혜련은 죽을 맛이었다.

'설마 최훈 나를 저렇게 모질게 때리진 않겠지?'

'어휴, 이런 날이 올 줄이야."

진정코 최훈한테 엉덩이 들이대고

볼기 맞을 날이 올줄은 꿈에도 몰랐다.

훈이 엉덩이를 맞는 것을 본적이 있었다.


중학교때 썸을 타던 무렵 교문 앞에서 학생주임한테 매를 맞는 훈을 보았다.

선도부였던 훈이 용의복장을 어기거나 지각한 반 아이들을 몰래 풀어주다

학생주임에게 걸린 것이었다.

교복 상의를 걷어올리고 엉덩이를 내밀고 하고 긴 장대로 일곱대를 때렸다.

회색 교복바지를 입은 훈의 엉덩이는 납짝했는데 장대가 엉덩이를 내리칠때마다

엉덩이살이

다른 친구들은 못본척했지만 혜련은 짓궂게 그걸 다 지켜보고 있었고

일어나는 훈과 눈이 마주쳤다.

아침 조회시간에 담임선생님이 들어와

"최훈, 오늘 볼기짝 터질뻔 했다며? 많이 아프냐" 하고 말하자

최훈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괜찮습니다."


찰싹~

숙희 엉덩이에 어김없이 공중에 치솟았던 다시 매가 꽂혔다.


"흑흑, 여덟."

매일매일 궁둥이에 불이 났지만

오늘은 남학생들앞에 까인 알궁이 신경이 쓰이느라 얼굴이 더 뜨거웠다.

회초리가 다리를 툭툭쳤다.

"더 혼나기 전에 궁둥이 똑바로 대고 다리 사이 벌려라."

"네네"

숙희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두다리를 벌렸다.

그리고 책상다리를 꼭 잡고 뒤를 흘끔거렸다.

창피했다.

다섯살 차이였고 대학원 선배였지만 봉숙희같은 숫기없는 신입생들은

최훈의 눈도 감히 못마주칠 정도로 어려워했다.

작년에 학사에 들어온 2학년 어떤 언니가 그러는데

회초리가 없으면 손바닥으로도 지각한 여학생들

알궁을 열대씩 때리고

울린 사람이 최훈이라고 했다.

엉덩이가 부르튼 여학생이 엉엉 울어도 얼굴하나 안 변하고

"다음 나와" 라고 했다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숙희는 지레 엉덩이를 더 높이 쳐들고,

겁에 질려 다시 흘끔거리며 뒤를 보다

훈과 눈이 마주치자 "옴마야" 움찔하며 앞을 봤다.

토실한 봉숙희의 엉덩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훈은 숙희에게 힘을 빼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더 하일라이트인 진혜련이 남아있으니까.


매가 다시 날았다.

회초리가 내리쳐지는데

"엄마야."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숙희가 엉덩이를 손으로 가린 것이었다.

매가 아파서 엉덩이를 보호한 것이기도 하지만

매가 아파서 정신줄을 놓고 있었는데

갑자기 남학생들이 의식되면서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가리며 흑~하고 울음이 터졌다.

"손치워라."

흑흑 울던 숙희가 손을 치우고 다시 엉덩이를 들이댔다.

짝~ 순간 숙희가 눈을 질끈 감았다.

"흑흑, 아홉"

다시 숙희가 엉덩이에 손을 댔다.

어쩔 줄 몰라 훈을 쳐다보며 벌벌 떠는 게 느껴졌다.

소란스럽게 울고불고는 않았지만 최대한 참고 있는 게 분명했다.

"하이고, 옴마야" 저도 모르게 혼자서 중얼거리는 걸보니 보통 아픈 게 아니었다.

엉덩이에 붉은 줄을 보니 아픈만도 했다.

"봉숙희, 이러고도 지각 또 할꺼냐?"


훈이 회초리를 테이블에 탕탕 치니 놀란 토끼눈이 된 숙희가

움찔하며 도리질쳤다.

"아, 아니요."

"손치우고 다시 엎드려라. 잘못하면 손가락 터진다"

숙희가 벌벌 떨며 손을 치우고

다시 엉덩이를 들이댔다.

지금은 시뻘겋게 썽이 났지만

매를 맞지 않았으면 희고 촉촉하고 예쁜 엉덩이였다.

숙희는 궁둥이에 마지막 불이 나자 또 손으로 엉덩이를 감쌌다.

아프다고 호들갑을 떨지는 않았지만,

가까스로 울음을 참는 것 같았다.

짖궂게 옷을 입히지 말고 벌을 세울까하다가 훈이

" 옷 입고 들어가라."

하자 숙희는 황급히 바로 옷을 끌어당겨 입고 목례를 하고 들어갔다.


고분하게 매를 맞지 않는 여학생들은 매를 다 때리고도

엉덩이를 까게한 후

다음 사람 매를 맞는 동안 엉덩이를 학생들 쪽으로 돌려대게 하고

벽을 보고 벌을 세게했다.

뒷허벅지까지 내려간 바지춤을 붙들고 뒤돌아서 벌을 서는 여학생들은

아픔보다 모멸감에 끅끅 소리를 내며 서 있다 최훈에게 항복을 했다.

회초리를 든 최훈을 이길 사람은 학사 안에 있는 사람 중에 없었다.

회초리를 든 자는 권력자.

엉덩이를 내밀고 맞아야하는 자는 힘없는 계층이었다.

아무리 섹시하고 매력적인 힙라인을 갖고 있더라도

최훈 앞에서는 그냥 까고 맞아야하는 궁둥이일 뿐이었다.

그것이 설혹 이사장의 딸이라 할지라도.


"다음 나와."

오직 한명이 남아있다는 것은 여기 있는 모두가 알고 있었는데

훈은 그냥 그렇게 말해버렸다.

Z학사의 퀸이자 수퍼스타 진혜련이 무대 위로 입장했다.

2층 여학생들은 진혜련의 존재를 다 알지만,

1층 남학생들은 그냥 삼수생 누나 정도로 알고 있었다.

2층 여학생들은 심지어 진혜련과 최훈이 동창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사장 딸이 뭐가 부족해서 동창이었던 남자애 앞에서

설마 팬티를 내릴까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최훈이 쳐다보자, 진혜련은 할 수 없이 그 앞에 꿇어 앉았다.

학사에 있는 동안 학사의 룰을 따르지 않으면 넌 맨발로 쫓겨난다.

아버지 진의원의 단호한 음성이 들리는 듯 했다.

"뭘 잘못했지?"

"다섯시간 지각으로 외박처리되서 벌받으러 왔습니다."

분했지만 혜련은 최대한 공손하게 말했다.

"외박하면 어떤 벌을 맞아야 되나."

"알궁 서른대..." 진혜련은 말하면서도 눈앞이 캄캄했다.

"엎드려라." 눈짓하자 혜련은 테이블에 가서 엎드렸다.


"내리거라."

진혜련은 차마 내릴 수가 없었다.

남학생들과 최훈. 그 앞에서 내리는 순간 자신을 벌레가 될 것 같았다.

"내리지 못하겠나?" 최훈이 소리치자

금조교가 나서서 진혜련의 운동복 바지를 벗기려고 했다.

"그만!" 최훈이 저지했다.

"진혜련이 스스로 내려라. 스스로 반성한다면 자기가 내려야 한다."

최훈은 강수를 뒀다.

정적이 흘렀다.

숨소리 하나 내는 사람이 없는데 혜련이 운동복을 내렸다.

한눈에도 고급스러운 레이스가 달린 분홍색 실크 팬티가 드러났다.

"그것도 내려라."

혜련이 손을 벌벌 떨며 팬티마저 내렸다.

이런 자리에서 이렇게 팬티를 벗을 날이 올줄은 상상도 못했다.

훈은 체벌도구를 가져왔다.


외박했을 때 때리는 도구는 따로 있었다.

구멍이 숭숭 뚫린 넙적한 패들이었다.

그걸 보는 순간 혜련은 눈을 감아버렸다.

너무나 충격적인 체벌도구였다.

사극에서 곤장맞는 노같이 생겼는데

저걸로 엉덩이 한번 맞으면 그대로 걸레가 될 것 같았다.

'나쁜놈 저걸 들고 오다니'

이를 갈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동창놈에게 볼기맞으면서 뒹굴며 사정할 수는 없었다.

죽을 힘을 다해, 어렸을 때 보약먹던 힘을 다해

이 매를 참고 이빨이 다 나가더라도

비명한번 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테이블 다리를 단단히 붙들었다.

최훈의 팔을 들었다.

휘익~ 짜악~

넙적한 매가 진혜련의 엉덩이 정중앙에 꽂혔다.

"아으으으" 저도 모르게 사극에서

물볼기 맞는 무수리의 비명이 튀어나왔다.

"한대요~" 익살스러운 남학생의 목소리가 들렸고 키킥 소리가 들렸다.


다시 매가 날았다.

휘익~ 짜악~

"아흐흐흐흐" 혜련의 엉덩이가 미친듯이 흔들렸다.

두손으로 엉덩이를 멈추게 하고 싶었지만 손은 고통을 참느라

테이블다리를 붙들고 있었다.

겨우 진정된 엉덩이는 제자리를 찾았다.

"두대요~" 사극에서 이방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소리가 다시 이어졌다.

고통스러운 비명과 코믹한 대수대는 소리는 묘한 대구였다.

휙~ 다시 매가 날았다.

짜악~

"아하하하. 하악"

국적을 알 수 없는 고통의 신음이 따랐다.

"세대요~"

2층 최초로 남학생들 앞에서 알궁을 맞은 화경이가

관가에서 볼기짝 맞는 지옥을 맛봤다고 하더니

그 기분을 알 것 같았다.


여학생들은 기분이 묘했다.

공부를 잘한다지만 세상물정

아무 것도 모르고, 형편도 넉넉지 못하고,

별볼일 없는 자기들이야 학사에 몸을 의탁하는 처지라

시키는대로 엉덩이를 대라면 대고, 볼기짝을 까라면 까는 처지지만

저 이쁘고 부티나는 언니는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는데

왜 엉덩이를 까고

과거 동급생이었던 최훈에게 알볼기를 맞고 있는 것인가

의문이었다.


짜악~

"아그흐윽..."

신음이 점점 진해지고 책상을 잡은 손이 덜컹거렸다.

"열둘이요~"

벌써 열두대나 맞는동안 혜련은 한번도 이렇다할 말이 없이

매를 당해내고 있었다.

오기로 맞는 것인지

뒤한번 흘끔거리지 않고 앞만 보고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엉덩이에는 줄이 그어지다기 보다 시뻘겋게 부풀어 올랐다.

워낙 아픈 매지만 최훈도 사정을 두어 치는 것 같지 않았다.

열세번째 매가 날아오는 순간이었다.

드디어 혜련이 두손으로 엉덩이를 감싸쥐었다.

그리고는 고통때문에 부끄러움까지 완전히 잊은 채 엉덩이를 활짝 열어재쳤다

"아흐흐흐흐, 너무 아파요."

스물 다섯살 먹은 진혜련 최고의 수치스러운 날이었다.


"어흐흐흑..."

Z시만해도 보수적인 곳이라

학교에서 여학생에게 함부로 엉덩이 체벌하는 일은

별로 없었다.

남학생들은 수시로 엉덩이체벌을 당했고, 덕분에 중학교때

훈의 엉덩이라인까지 감상했지만, 혜련은 학교에서 남자선생님으로부터

볼기를 맞아본 일이 없었고, 남학생들 앞에서 엉덩이를 대고 서본 일도 없었다.

그런데, 바로 오늘 다섯살이나 어린 남학생들 앞에서

동창 최훈의 손에 여자의 가장 부끄러운 모든 것들을 보여주며 알궁을 맞는 날이 온 것이다.

"손 떼."

최훈이 낮게 말했다.

"아흐흐흐."

혜련은 엉덩이를 붙잡고 양쪽으로 벌리며 비통한 신음을 뱉았다.

최훈은 어이가 없었다. 아픈 것은 알겠지만 천하의 진혜련이

어린 놈들 앞에서 이 정도 자존심도 없이 무너지다니.

최훈은 좀더 야비해지기로 했다.

"진혜련, 지금 손 떼고 똑바로 엎드리지 않으면

남학생들 나오라고 해서 손바닥으로 네 볼기짝을 때리게 하겠다."


숨넘어가기 일보직전인 진혜련은

두손을 뒤로 돌려

엉덩이 두쪽을 맞잡아 당기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진혜련!"

"예이~"

대답하던 진혜련도 놀라서 입을 틀어막았다.

눈으로 애원했다.

'훈아. 제발...나좀 살려줘. 살살 때려줘.'

어느덧 노예근성이 생긴건지 이렇게 굴욕적인 태도로 대답을 하다니.

"다시 책상다리 잡고 엎드려라."

"예이~"

진혜련은 화들짝 놀라서 책상다리를 잡았다.

"궁둥이 똑바로 대라."

궁둥이란 말에 진혜련의 머리가 쭈뼛했다.

'야, 이 잔인한 놈. 끝까지... 이제 너랑은 완전히 끝이다.

오냐 내가 살아서 3층에 올라가거든 아버지한테 말해서 너부터 짜른다.'

2층에서 알궁을 맞을 때는 장난이었다.

동갑 금조교한테 맞을 때도 오기로 다섯대 버티자 싶어서 버텼는데

지금은 인간의 힘으로 버틸 수준이 아니었다.


휘익. 짝~

"아흡."

혜련이 상체를 뒤로 젖히며 처절하게 외쳤다.

"열셋이요~"

혜련의 고통과 대비되도록

익살스러운 장단과 남학생들의 킥킥 대는 웃음은 계속됐다.


이 시간 사감은 진의원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에 진땀을 빼고 있었다.

"아, 저 혜련양이 외박을 해서 지금 체벌을 받는 중이라..."

"허허, 그놈 최조교한테 볼기짝 깨나 맞고 있겠군요."

" 네...그게 학사 중요규칙이라서 예외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허허, 애비 속은 쓰리지만 어쩔 수 없지요.

사람 만드는 과정인걸요.

하하 최훈 그놈, 사내가 처녀 알궁둥이 봤으면

인생 책임지라고 전하십시오.

이참에 색시 삼으라고요. 끊습니다."

아이고~ 최훈이 알궁둥이 본 처녀 인생 책임질거 같으면

의자왕이 되고도 남는다.

작년에 최훈한테 알궁 안맞은 여자는 이 학사에서

나랑 금조교뿐인줄 아슈.

사감은 전화를 끊고 한참을 궁시렁거렸다.


휘익~ 짜악~

"으아아아악"

"열아홉이요~"

진혜련은 책상다리를 붙들고 두다리를 버둥거렸다.

다리를 붙든 손을 놓치지 않을 기세였지만

엉덩이가 화끈거리는 고통 때문에 다리를 가만 둘 수가 없었다.

허공에 버둥거리던 두 다리가 다시 모아졌다.

휘익~ 짜악

"아후후훅~"

"스물이요~"

혜련의 두 다리가 또 허공에서 X로 교차되어 버둥거렸다.

정말 민망했다.


최훈은 익살스럽게 매의 대수를 세던 남학생을 나오라고 했다.

장난치다 혼날 일이 있나 놀라서 앞으로 나간 덕수에게

혜련의 다리를 붙들고 있으라고 시켰다.

덕수는 다가가서 혜련의 발목을 힘으로 잡았다.

본의아니게 아래에서 위로 눈을 흝을 수 밖에 없었다.

늘씬한 다리, 탄탄한 허벅지, 그리고 시뻘겋게 부르튼 엉덩짝, 활짝 열린 은밀한 부분과 

쉴새없이 뻐끔뻐끔 씰룩거리는 똥꼬까지 전부 남학생들 눈에 들어왔다.

혜련의 가느다란 신음소리와 함께 은밀한 곳에서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혜련이 소변을 흘리며 엉덩이를 부여잡고 부들부들 떨고 있자

갑자기 동정 여론이 일었다.

"어휴, 저 누님 진짜 쪽팔리겠네."

"아 조교님, 친구라매요. 쫌 봐주세요."

"우리도 보기 불편합니다."

내심, 여학생 알궁 구경하는 재미에 자기 엉덩이 불나는 걸 잊고 있던

남학생들이 한마디씩 했다.

2층 여학생들이 내려와서 알궁을 맞기 시작하면서부터

1층 평균 귀가 시간은 빨라졌고

체벌하는 9시에는 전원 착석이었다.

여학생 맨엉덩이가 활짝 열리는 구경을 어디가서 하겠는가.

하지만, 이사장 딸 알궁 치는 것을 계속 구경만 하다

어떤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졌다.

훈도 잠시 갈등했다.

여론을 무시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열대남은 매를 퉁칠 수도 없었다.


일단 바지를 끌어올리게 했다. 그래도 혜련은 울고 있었다.

알궁을 면하게 해줬다고 체벌의 강도를 낮출 수는 없었다.

의자를 가져와 등받이를 벽에 붙힌 후 혜련을 그위에 올라가서 쪼그리고 앉게했다.

엉덩이를 학생들 쪽으로 댄 상태에서 쪼그리고 앉으니

탱탱해진 산봉우리 두개의 민망한 라인이 드러났다.

의자 등받이를 잡게 한 후, 훈은 회초리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쳤다.

짝~ 맵게 매가 감기는 소리가 들렸다.

움찔하던 혜련이 흐윽 하는 신음을 냈다.


널판지로 볼기짝을 때릴때는 정중간을 쳤다.

이 자세를 한 후 아래에서 위로 올려치면 살이 두둑한 궁둥이를 맞게 되었다.

탱탱하게 힘을 준 궁둥이살에 매질을 하니 아픔이 더 큰 모양이었다.

"스물 하나요~"

알궁보다는 간단히 끝났지만 열대의 매질의 아픔도 보통은 아니었다.

와들와들 떨며 아픔을 참지못한 혜련은 소리쳤다.

"어흐흐흑,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열번을 외쳤다.

동창 최훈이 아니라 매를 때리는 집장사령한테 애원하는 것이었다.


다 맞고도 혜련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의자를 붙든 손을 놓지 못했다.

금조교와 사감이 부축해서 간신히 3층으로 올라갔다.

최훈은 얼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알궁 서른대를 치는 이유는

외박하는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다.

궁둥이가 아파서 최소 일주일은 못된 짓을 못하니까.

앞으로 외박하고 싶은 사람은

오늘 일을 잘 기억해둬라." 하고 말했다.

모두 등골이 서늘했다.

사감은 3층으로 올라간 후 오줌에 젖은 혜련의 옷을 갈아입혔다.

이사장 딸로 태어나 뭐가 부족해서

이런 수모를 겪는지 사감은 혀를 차며 옷을 벗겼다.

혜련은 정말 궁둥이가 아파서 일주일간 일어나지 못했고

화장실도 못가서 사감이 기저귀를 채워놨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시간이 흘러 훈과 혜련이 결혼할 수 없다고 통보한 날 진의원은 불같이 화를 냈다.


그때 훈에게 생각난 게 봉숙희였다. 

알궁을 치던 날 알게 된 그 아이의 이름.

잘록한 허리와 푸짐한 엉덩이는 호리병을 연상케했다.

희고 촉촉한 궁둥이살을 한번 움켜쥐고 싶다는 욕망이 치솟았다.

진혜련을 체벌하는 날이라 존재감없이 넘어갔지만

수줍어하며 엉덩이를 까던 귀여운 아이,

엄살없이 최대한 아픔을 참던 진지한 아이,

매가 날아올때 벌벌 떨며 흘끔 뒤를 돌아보던 겂많은 아이.

회초리 소리가 나면 절로 똥꼬를 오무리던 수줍은 아이,

그리고 매를 맞을때마다 궁둥이살을 살짝 들어올리던 착한 아이...

매를 다 맞고 시뻘게진 얼굴로 양쪽 엉덩이를 붙든채

공손하게 목례를 하고 들어간 유일한 아이...

봉숙희는 모두 훈의 마음에 쏙 들어오는 키의 자세를 갖추고 있었다.


불현듯, 2년간의 기숙사 생활이 끝나고 독립한 숙희의 소식이 궁금해졌다.

학과사무실을 찾아가서 학사에서 전할 서류가 있다고 둘러댄 뒤 알아낸 주소로

훈은 찾아가고 있었다.

어둑해진 무렵, 하숙집 문앞에 기다리고 있던 훈을 발견한 숙희는

깜짝 놀라는 거 같았다.

문간방 안으로 들어가서도 둘을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다.

"봉숙희, 지금이 몇시야? 너 학사였으면 몇대나 맞았을 거 같아?"

숙희는 자동으로 양손으로 엉덩이를 붙들고 울상이 되었다.

"옴마야,회초리 열대는 맞겠네. 과외하느라 늦은 건데..."

그날 훈이 숙희 엉덩이를 단번에 움켜쥐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그 후,

일주일에 한번씩 생활관리를 구실로 훈이

봉숙희의 하숙방을 뻔질나게 드나들었다는 것.

숙희의 귀가시간과 공부량을 점검한 다음 하숙방 빗자루가 바빴다는 것.

하숙집 문간방에서 알 수 없는 신음이 새어나왔다는 것 정도다.


또 한 가지. 훈이 오는 날은 분명 엉덩이에 불이 나는 날인데도

아는 사람 없는 이 팍팍한 서울에서

자신을 가족처럼 찾아오는 훈이 고마워서

전날부터 기다렸다는 것이었다.

남녀와 연애의 방식에 무지했던 숙희가 키스와 애무 보다

알궁체벌에 더 먼저 길들여졌다는 것도 특이한 일이다.


일년 뒤, 훈은 숙희의 하숙방에서 푸짐한 엉덩이 두쪽을 움켜쥐고

헐떡거리며 소리치고 있었다.

"결혼하자, 봉숙희. 결혼해. 난 니 궁둥이 아니면 안되겠어.

다른 데 시집가려면 그 엉덩이는 제발 두고 가."

알궁둥이까고 엎드린 봉숙희는 웃으면서 대꾸했다.

"하이고, 무슨 프로포즈가 이라노.

이러지말고 좋아하는 진혜련이 궁디한테 가서 사정해 보이소."

훈이 하아하아하아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 얘긴 하지 말라니깐."


모두가 예상하듯이

새색시 봉숙희가 신랑한테 훈계를 듣고 볼기를 맞는 일은 자주 있었다.

훈은 살림을 얼마나 잘하느냐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시댁에 전화로 하는 문안인사를 빼먹었거나,

버릇없는 행동을 하거나 그런 일들이 주요 레퍼토리였고

늦게들어오거나 사소한 거짓말도 신랑은 아주 노여워했다.


하루는 친구랑 전화를 하다가 친구가 신랑 이름을 부르길래

숙희도 장난치듯이 "우리 훈이가" 그러는 걸 신랑이 들은 것이었다.

훈의 엄한 얼굴을 보고

"하이고, 우얍니꺼?"

색시는 울상이 되어 두손으로 미리 엉덩이부터 가렸다.

훈은 새색시 앞에서 회초리를 놓고 이 일에 대해 훈계를 한 뒤

수긍을 하면 매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