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도에 울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음.

3일장 치르고 나서 외갓집에 들러 유품 정리하고 관 옮기고 했음.


그리고 그 날은 외갓집에서 어른들 새벽까지 술드시고 제지내고 나랑 사촌들은 따로 방마다 들어가 있었음.

그땐 갓 성인이 되었던터였고 사촌들도 비슷했으니 밖으로 안나오고 다들 방에 있었음.


새벽 좀 넘어서 3시즈음인가 잠이 들었는데 꿈에서 머리에 사슴뿔이 나고 뒤에 용꼬리같은게 나있는 동자승이 4마리의 짐승을 끌고 외갓집 마당에 서있었음.

배경은 엄청 밝은 느낌에 따뜻했고 짐승은 말, 사슴, 개, 멧돼지였음.

글쎄 이게 동물들은 뒤에서 서있고 나한테 다가오더니 날 가만히 봄. 

신기했던건 계속 싱글벙글 웃고있어 무서운 분위기가 전혀 없었음.

그리고는 그냥 깼음. 지금까지 꾼 꿈중에 가장 독특했고 기억에 남는 꿈인데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며칠전에 외할아버지 머리에 큰 사슴뿔이 돋는 꿈을 꾼적이 있어서 아마 더 그런거 같음.


그리고 49제 지내고 외갓집에 다시왔음. 그전에 정리 못한것들 싹다 하고 마당정리하고 묘소에 가서 절드리고.

그 날은 특히 우울했기에 계속 걷다가 산에 들어갔음. 외갓집은 좀 깊은 시골이었기에 산이 많았는데 추억도 할겸 산을 이리저리 다녔음.


그러던 도중에 머리가 아파졌음. 머리가 지끈거리는 느낌에 외갓집에 돌아와서 잠깐 누웠는데 그대로 잠이 들었음. 

그런데 꿈에 사슴뿔난 동자승이 또 나온거임. 난 마루에 서있었고 동자승은 짐승들 끌고와서 마당에 있는데 거기서 손짓을 하고있었음. 

내 뒤에는 현관문이 있는데 현관문이 열리더니 외할아버지가 걸어나오시는 거였음. 난 놀라지도 않았고 기뻐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내 무심한 감정선이 아직도 뇌리에 박혀있음.


외할아버지가 동자승한테 걸어가자 동자승이 갑자기 내앞에 서있었음. 아직도 생글생글 웃던 얼굴이 기억날 정도로 인상이 참 좋았고 따뜻하다는 느낌이었음.

그런데 외할아버지가 "걔는 안됀다" 하시더니 동자승이 나한테 "넌 아직 아니다" 라고 하며 외할아버지를 데리고 산으로 향해 올라갔음. 


난 계속 서있었고 동자승이 산으로 들어가자 잠에서 확 깼음. 눈을 떴을땐 15분정도 지나있었고 땀이 엄청 나고 있었는데 머리에 있던 두통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했음. 그 이후로는 꾼적은 없지만 여전하 기억에는 남아있음.


개인적으로 같은 레퍼토리의 꿈을 긴 간격을 두고 2번이나 꾸고 단순히 꿈같지 않았던 느낌이었기에 난 산신같은 존재를 어느정도 믿게 되었음. 지금도 그 동자승이 분명 산신이었고 외할아버지께서는 편안히 계실거라는 안도감이 들곤함.

가끔 동자승 생각이 나면 언젠가 나도 죽을때 만나지 않을까 해


갑자기 생각나서 함 써봤음. 여기도 산신믿는 사람이 있을까 하기도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