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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 환탑이 갓겜인 이유"에서 이어짐]


전에는 환탑의 장점과 특징에 대해서, 좋은 후기들만 썼다면

이번에는 환탑하면서 느낀 단점들과 아쉬웠던 부분들에 대해서 주절주절 해보려고 함


(1) 기분 나쁜 첫 인상

우선, 에스페리아 스토리 스킵은 최악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함.

정확히는 스킵하는 방법이 최악이었음.


물론 게임사 입장에서 자기들이 개발한 컨텐츠를 통째로 날려버린다는 선택은 하기 쉽지 않은데, 과감한 결단을 잘 내렸다고 생각함.

스킵까지는 OK인데, 그러면 스킵된 부분에 대해서 최소한 셜리와 지크가 어떻게 되었는지, 왜 벨라로 가게 됐는지 등은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함.

뭔소리 하는지도 모를 짧은 영상 (소리도 설명도 더빙도 없음) 하나 툭 던져주고서는 자 벨라로 갑시다~ 하는데 이게 뭔가싶음.

거기에 벨라로 넘어가니 처음 보는 애들이 아는척하고, 이때부터 더빙이 끊기거나 다 읽기도 전에 대사가 넘어가며, 번역기를 돌린 듯 한 개같은 번역까지 최악의 최악을 연달아서 보여줌


[코웰!!뒤에!!!]


[식질 하기 귀찮았어?]


스토리가 궁금하면 서브퀘에서 에스페리아부터 하면 되는거 아님? 할 수도 있는데

활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벨라 초반 퀘스트를 반드시 깨야함. 아무리 스토리를 좋아한다고 해도 일퀘/주간퀘 (가챠재화)를 며칠씩이나 포기하면서 그렇게 재미있지도 않은 스토리를 정독하려는 사람은 없을거임


거기에 UI는 개판이라서 내가 원하는 기능을 찾아가기 힘들고, 게임에 어느 정도 적응한 지금도 원하는 컨텐츠에 가기 위해서 수많은 클릭을 해줘야함


상점 탭은 왜 2개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위에 상시 무기 교환하는 것도 그냥 선택권 상자를 살 수 있게 만들면 그냥 상자 1개만 팔아도 되는 것을 굳이 무기 상점 탭을 별도로 만들고 매 버전마다 판매 항목을 늘리고 앉아있음

하나하나 불편한거 나열하면 끝도 없이 많아서 처음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간단한 것 하나를 하려고 해도 불쾌함이 늘어남


게임 시작부터 불친절하고 온갖 불쾌함 덩어리를 한 번에 느끼니까

나 같은 경우 처음에는 "이 게임... 괜찮은건가?"라고 생각했고, 나아가 "게임사에서 한섭은 한줌단으로 보고 투자를 안하는건가? "라는 생각까지 이어졌음.

수많은 게임들이 어떻게든 뉴비들 자리잡게 하려고 초반에 힘을 주는 반면 환탑은 첫 인상부터...


(2) 기묘한 운영

첫 오픈때도 운영 관련해서 말이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도 여전히 알 수 없는 이상한 운영을 보여줌


[뉴비지만 가장 쓰레기같았던 이벤트]


예를 들어 최근 했던 '개인리그: 과거의 그림자' 같은 경우,


[1] 서버주급 돈통할배는 자신의 힘을 과시할 수 있는 컨텐츠

[2] 다른 사람은 베팅을 통해 아는 사람을 응원할 수 있게 만듬

[3] 랭킹전 보상을 개쩌는 스펙업 수단이 아닌 치장품을 줘서 꼬움을 약화시킴


이벤트 구성 자체는 괜찮음. 다른 rpg에서도 종종 하는 이벤트인데

문제는 1등 상품인 그림자의 별 악세는 중섭에서 2주년 출석 보상으로 지급한 아이템이라는 점임.

일단 서비스와 보상에 차이가 있다는게 알려지면 이벤트의 구성 내용 따위 더 이상 눈에 안들어오고 내가 차별받았다는 생각만 머리에 차게 됨. 그냥 꼬운 것만 머리에 남는다고

운영자들은 유저가 모를거라고 생각했을까? 내가 2012년에 퍼즐앤드래곤 할 때조차 서버간 서비스 차별에 대해서는 유저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2024년 지금 유저들이 신경 안쓸거라고 생각한다고?

이건 해외서버 담당하는 사람이 그냥 살면서 게임을 안 해본 사업가거나, 아니면 해외 서버를 개 좆으로보거나


추가로 패키지 부분은 다른 게임이었으면 단체로 들고 일어날 사항이라고 생각하는데


복각 패키지 효율을 한 버전만에 토막내는가 하면,

특장 3옵션 패키지는 가격이 12만원이나 하면서 설명과는 다른 제품을 준다거나

그 와중에 5월 패키지는 가격이 수상할 정도로 저렴하게 나온걸 보면, 해외서버를 차별 운영하겠다는 의지는 아니고 그냥 실수가 많은 것으로 보임


한 두번의 실수는 "ㅋㅋ 버그네 ㅋㅋㅋ 이것봐라 찐빠냈네 어휴~~" 하고 넘기지만, 이게 반복되면 그냥 맛이 간 게임인거고, 이런 게임에 계속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사람은 이미 이 게임에 너무 매몰됐거나, 혹은 환탑의 장점 부분이 너무너무 사랑스러워서 쓰레기같은 운영도 견딜 수 있거나 둘 중 하나일거임


(3) 수직 컨텐츠의 매력 부족

-> 아직 뉴비라 게임을 진행하며 느낀점이 달라질 수 있음


RPG 게임에서 "내가 왜 강해져야 하는가?"를 제시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함.

수평적인 부분 (커스터마이징, 하우징, 꾸미기, 탐험 등) 만큼이나 수직적인 부분 (내 스펙이 올라가는 즐거움, 경쟁, 힘싸움)도 RPG 게임을 하는 원동력이니까.


내가 왜 강해져야 하는가? 에 대한 부분은 게임마다 다른데,


[1] 로아의 경우 다음 레이드 보스에 도전하고 싶어서

[2] 메이플의 경우 내 데미지 영수증이 보이니까 이걸 더 올리고 싶어서

[3] 아이온의 경우 저 새끼를 pvp로 잡고싶어서

[4] 혹은 디아블로처럼 파밍 자체를 재미있게 만들어서 스펙업 그 자체를 목표로 만들수도 있음


그런데 환탑은 내가 강해짐으로 인해 얻는 즐거움 요소, 성취감이 몹시 적다고 생각함

엥 그건 니가 수평충이라 그런거 아님? 할수도 있는데 본인 각종 mmorpg할 때 극악무도한 수직충이여서 내실은 최소한으로만, 커마도 귀찮아서 대충 이벤트로 뿌리는 동물탈 아바타 끼고다녔던 사람임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본인 생각으로는

단계적 컨텐츠 없이 고인물이랑 뉴비가 해야 할 컨텐츠가 같다는게 문제라고 생각함.

즉, 같은 컨텐츠에서 유저간 스펙 격차가 너무 크다보니 막 진입한 유저 입장에서는 거의 모든 컨텐츠를 버스 형태로만 받게 되는거임. 클리어를 해도 본인이 뭔가 기여를 했다는 느낌이 적고 장비 강화, 무기 레벨업을 해도 어차피 압도적인 고인물의 힘으로 깨는거라 느껴지는게 없거든


[로스트아크의 수직컨텐츠 라인업. 아래부터 레이드를 진행하면서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다음 레이드를 위한 발판으로 성장한다]


[위 예시를 환탑에 적용한 예시. 막 진입한 유저도, 2년간 게임한 고인물도 같은 컨텐츠를 노말/하드만 나눠서 간다]


버스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게 아님. mmorpg 중에서 버스가 없는 게임을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음. 고인물 입장에서는 어차피 본인도 가야 할 컨텐츠, 길드 뉴비들 도와주는 느낌으로 같이 가는 것이고 돈을 받는 것도 아니니까. 제는 시작부터 꽤 오랜 시간 버스를 받아야만 하는 컨텐츠가 문제인거지.


지금 내 스펙에 적절한 컨텐츠가 준비되어있고, 그것을 트라이/스펙업/파티원과의 협력 등으로 클리어 했을 때의 성취감, 즐거움이 mmorpg에서 성장에 대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는데, 현재 그럴만한 계단식 컨텐츠가 존재하지도 않고, 사실 있다고 하더라도 같이 플레이 해줄 비슷한 스펙의 뉴비가 많지도 않음


+ 추가로.. 이번에 나온 기믹형 보스인 노루 (원소경계)의 경우 그래도 뉴비가 기믹에있어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은 괜찮았다고 생각함. 앞으로도 더 발전되었으면 함


(4) 거래소

요즘 솔플 서브컬쳐 게임에선 당연히 없지만, mmorpg에서는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 거래소임

환탑에도 거래소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음


거래소라는게 꼭 현금 가치가 있는 것 (3유효 특장 등)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남는 재화를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정도만 되도 좋을 거라고 생각함


대표적인게 원소 광석. 흔히 말하는 돈통 할배가 아니라면 결국 유저들은 일부 속성만 픽업하고 육성하기 때문에 특정 속성의 원소 광석은 남게되고 특정 원소 광석은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지는데, 남은 광석을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혹은 물물교환 하거나, 아니면 골드로 팔 수 있게 만드는 정도만 되어도 유저들의 재화 불균형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함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반면 다른 속성 광석은 남아돈다]


끝으로...


많은 게임들 중에 초반 성장하는 부분이 재미있는 게임은 많지만, 1년 이상 붙잡는 게임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개인적으로 오래 했던 게임은


1. 이 게임만이 줄 수 있는 유니크한 경험이 있거나

2. 주기적으로 개쩌는 이벤트를 해주거나

3. 같이 하는 사람이 많아서


셋 중 하나에 포함된다고 생각함.

단점을 마구마구 적어서 곧 망할 똥겜처럼 보이지만, 환탑은 2년 넘게 서비스한 슬슬 장수게임으로 접어드는 게임임

그만큼 환탑은 위 요소 중 1번, 나아가 3번에 해당하는 게임으로, 장점편에서 말한 환탑만의 즐거움과 재미가 확실한 게임, 단점은 많지만 그것을 충분히 커버하는 유니크한 시스템을 가진 게임이라고 생각함.


결국 이 게임이 좋은 사람들이 아직까지 플레이하고 챈에 상주하는 것이니 서로 즐겁게 즐겼으면 좋겠다


그러니 4.0 빨리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