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trickcal/103585150

(읽고 오면 좋음)


당신이 좋아요.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처음 꺼냈을 때처럼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에요.


정말로, 당신이 좋아요.


무책임한 자에 대한 복수조차 포기할 정도로 당신이 좋아요.


왜 이런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원래는... 그저 목적을 이루는 것 만이 우선이었는데, 지금은 당신만이 내 우선이네요.


나쁜 놈.


나쁜 인간.


나쁜 사람.


왜 멋대로 남의 마음 속에 들어온 건가요?


무례해요. 숙녀를 위한 공간에 멋대로 들어오시다니.


나쁜 놈.


나쁜 인간.


나쁜 사람.


남의 마음 속에 멋대로 들어와 내 모든 걸 알아간 주제에


정작, 내 마음은 왜 모르는 척 하시나요?


당신은 내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걸 은연중에 드러냈다고 놀렸지만


나야말로 당신이 내 마음을 모르는 척 한다는 티를 내시다니.


당신과 나 사이에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뭐 나쁘진 않사와요.


...잊어주사와요. 그건 좀 너무 바보 같았사와요.


아무튼, 이제는 피할 수 없을 것이와요.


당신께 수은의 창을 겨눴던 그때처럼, 난 당신에게 내 마음을 겨눌 것이와요.


그러니, 이번에는 피할 생각은 하지 말아주시와요.


두 번이나 같은 상대를 빗맞출 정도로, 소녀는 어리숙하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