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정신이 버티지 못해 아무것도 할 수 없을거 같은 날이 지속된다

위액이 역류하는 느낌이 며칠째 느껴지며 음식도 잘 넘어가지가 않는다

가당치도 않구나... 천하의 이 몸이 멍청한 한 녀석의 빈자리를 이렇게나 느끼다니

 


슬퍼 할 세 없이 바쁘고 정신없어질 때마다 녀석이 자꾸 생각나는건 왜일까?

슬그머니 돌아와 용서를 구한다고 한다면은... 이번만은 특별히 봐줄생각이 있기는 하다


찾으려고 하면 충분히 찾을 수 있지만 바쁜일상보다는 내 자존심이 함부로 허락하지 않는다

아직도 이 완고한 고집이 감내못할 육체의 피로감보단 이럴때야말로 우뚝서야하는 정신이 날 붙잡는다

오늘은 돌아왔을까? 솔직하게 말하자면 눈을 뜨면 그런 나약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은근슬쩍 그녀석이 돌아온게 아닐까 하며 마을순찰을 빌미로 아침부터 동네를 한바퀴 돌아본다


계륵도 뭣도 아니다 녀석은 이 몸이 직접 뽑은 진짜중에 진짜재능을 가진 녀석이였다

절대로 그런 허접한곳에서 밥이나 얻어먹으며 유랑생활이나 할 팔자가 아니였다는거다

의도적이진 않았지만 뒷감당이 무서워 도망칠 정도의 하등한 종자가 아니였었다


밤이 되어가는 궁전은 이 몸 이외에는 아무도 없어 고독함이라는 녀석이 성 전체를 뒤덮는다


여린마음을 한번은 보듬어 주었어야 했나?? 스스로에게 질책해봤자 돌아오는건 후회밖에 없다

러키컬러 라던지 이상한 소리와 그 괴상한 스티커가 없는 나의 방은 망자의 관과 같이 조용하다

분한마음도 같이 느껴진다 어째서 왜 그 못난녀석의 곁으로 떠나버린 것인가?

은근슬쩍 배고픈 타이밍에 나타나 냄새나는 수인놈들을 길들이는거마냥 내 제자를 길들이다니

 

잠이고 자시고 필요없다 화가 난 김에 지독한 단내 풍기는 에르피엔으로 올라간다

도무지 잠을 청할수 없는 상태에서 누워있을 바에야 그냥 시원하게 에르피엔으로 가는게 낫다

 

없어진 제자녀석은 밥이라도 잘 먹고 살고 있는걸까? 교주란놈이 관리는 잘 해주는걸까? 멀리서 지켜보마

으깨어지고 철저하게 부숴진것은 바보제자의 비루한 생활이 아닌 나의 오만한 생각이였다

신난듯 저 멍청한 스티커를 자랑하는 바보제자와 그걸 또 받아주는 미련한 교주놈... 다만 평생 보지못한 광경이다

지금 이 순간 제자녀석의 행복한 시간엔 나라는 존재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