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TS근친3] 대충 형이었던 것을 깔아뭉개는 소설

며칠이 지났다.

그녀는 당장 기억나는 것들에 관한 사과를 입에 담았다.


생각보다 사과할 건 많이 있었다. 그것도 질릴 정도로.

덕분에 몇 달 정도는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 같았다.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문제는 곧 찾아왔다.


“그거, 저번에 사과했던 거잖아.”


“...뭐?”


“다른 것.”


“자, 잠깐...”


“오늘 안에 다른 걸 생각해 둬. 그러지 않으면...”


이예준이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쓰다듬었다.

마치 이 순백의 육체에 무언가 더 필요한 게 있지 않냐는 듯.


그녀는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이가 저절로 딱딱 부딪혔다.

맞기 싫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러나 생각 나는 게 정말 없었다.


결국, 그녀는 아무렇게나 사과했다.

구체적이기는 했지만, 그녀 자신도 정말 그랬는지는 알 수 없었다.


“흠, 좋아.”


다행히 그는 그 사과를 받아주었다.

나름대로 진심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 탓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 시점에서 무언가 알아차렸다.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라도 상관없었다. 진심을 담아, 스스로 자존심을 땅에 짓밟아 버리기만 하면 되었다.


다음날부터 일종의 자아비판이 시작되었다.


그녀는 그녀가 깎아내릴 수 있는 모든 걸 비판하며 사과했다.

그녀가 매도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매도했다.

유일하게 잘한다고 생각했던 것들마저 폭력을 피하기 위해 서슴없이 내던졌다.


“살아있어서 미안해.”


“좋아.”


“수, 숨 쉬고 있어서 미안해.”


“다음.”


“네 재산을 낭비하고 있어서... 미안해.”


이예준은 그런 터무니 없는 사과도 흔쾌히 고개를 끄덕여 받아주었다.

그러면 그날 하루는 맞을 걱정 없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는 동안, 그녀는 점점 정신적으로 불안해지기 시작한다는 걸 알아차렸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건 일종의 강도 높은 자아비판이었다.

살기 위해 그걸 며칠 동안 반복했는데 제정신이면 오히려 이상했다.


그녀는 점점 그녀 안의 무언가가 깎여 나간다는 걸 알아차렸다.

하지만 그게 깎여나가는 것보다는 당장 이예준에게 맞지 않는 게 더 중요했다.


아직도 눈을 감으면 강간당했을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처녀막을 거침없이 찢고 들어오던 드라이버. 폭력적으로 그녀를 범하던 이예준의 가학적인 눈빛.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할 때면 그녀는 겁에 질리곤 했다.


매일 아침 군말 없이 구강성교를 해주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다.


그다음에 이어질 행위가 얼마나 폭력적인지는 알 수 없었으니까.


그 생각은 이내 확신이 섰다.


“켁... 켁...!”


“목 좀 졸린 것 가지고 몸부림치지 마...!”


어쩌다가 심기를 거슬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또 헛소리한 게 원인인 것 같았다.

자세한 건 알 수 없었지만, 하여간 그는 거칠게 그녀를 강간했다.

목을 조르면 조임이 좋아진다는 이유를 들며 목을 졸랐다.

두들겨 패고. 이로 가슴을 깨물고. 엉덩이를 때리며 뒤에서 짐승처럼 박아댔다.


그 시점에서 그녀는 깨달았다.

심기를 거슬렀다간 그다음 행위가 얼마나 더 폭력적으로 변할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러다간 정말로 죽을 수도 있었다.


그녀는 죽는 것만큼은 정말로 무서웠다. 한 번 죽었던 만큼 더더욱 싫었다.

그래서 붉어진 목을 쓰다듬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한 번 사정하고 끝냈음에 감사하며 헤헤 웃었다.


그 뒤로 며칠이 더 지났다.


딱히 하릴없이 멍하게 앉아 있던 그녀가 그의 시선을 느끼고 반사적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던 이예준이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개가 옷을 입는 건 이상하지?”


그녀는 대답 대신 옷을 벗었다. 확실히 개가 옷을 입고 있는 건 이상하긴 했다.

그래서 스스로 브래지어를 풀었다. 팬티도 벗어 내던졌다.


그 행동에는 몇 초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그 행동에는 일말의 망설임이나 수치심도 없었다.

그녀는 오직 이예준의 눈치만 살피며 몸을 말았다.


그러다가 또 며칠이 지났던 것 같았다.

문득 주먹밥을 만들던 이예준이 귀찮다는 듯 중얼거렸다.


“개가 주먹밥을 먹는 건 이상하지?”


그날 이후로 그녀는 개밥을 먹게 됐다.

혹시 몰라서 만들어진, 인간도 먹을 수 있는 개 사료는 의외로 다양했다.


그녀는 그렇게 개밥 그릇에 종종 이예준이 먹다 남긴 밥과 사료를 담아 먹었다.

물을 마시는 것도 개가 그러듯 혀를 할짝대서 마셨다.


어느 날 갑자기 그가 개집을 만들어서 구석에 놓았다.

이예지는 군말 없이 그 안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며칠 뒤, 이예준은 말없이 배변 패드를 화장실에 깔았다.

그녀는 말없이 배변 패드에 용변을 보기 시작했다. 개가 그러는 것처럼 다리를 벌려 오줌을 누는 건 덤이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감상은 있었다.

하지만 그 감상 이상으로 죽기 싫다는 공포가 더 컸다.


이예준이 손을 들어 올릴 때마다 심장이 요동쳤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비명을 질렀다간 그가 싫어할 게 뻔했다.


심기를 거스른다는 건 곧 얻어맞는다는 걸 의미했다.

그녀는 이제 아픈 게 싫었다. 개처럼 꼬리를 말고 살면 아플 일도 없었다.


그렇게 또 며칠이 지났다.


이제 그녀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낼 수 있는 소리라고는 짖는 것과 신음밖에 없었다.


“흠, 너도 하나 먹어라.”


휙, 하고 이예준이 먹던 치킨 닭 다리를 던졌다.


그녀는 말없이 네발로 기어 입으로 닭 다리를 물었다.

손을 쓰지 않고 닭 다리를 뜯는 건 힘든 일이었지만, 어떻게 하면 잘 되었다.


그녀는 손을 썼다가 몇 대를 맞았는지 고민하다가 그냥 입을 우물거렸다.


모멸감이나 그런 것도 이젠 느껴지지 않았다.

오랜만에 먹는 치킨의 맛이 좋아서 행복할 뿐이었다.


그 뒤로도 또 며칠이 지났던 것 같지만, 이예지는 이내 생각하는 걸 포기했다.


그녀는 이제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가 밥을 주면 밥을 먹으면 되었다.

그가 화장실로 가라고 하면 화장실로 가서 얌전히 그가 씻겨주는 걸 기다리면 되었다.


자고 싶으면 그냥 자고. 싸고 싶으면 그냥 싸고.

종종 이예준이 부르면 그가 욕망을 해소할 수 있게 다리를 벌리면 되었다.


이젠 관계를 맺는 것도 기분 좋았다.

그는 다소 폭력적으로 그녀를 대하긴 했지만, 그 정도는 진짜 폭력에 비하면 약과였다.

어느덧 그녀는 스스로 허리를 흔들며 신음을 흘릴 정도로 관계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그 시점에서 그녀는 완전히 행복을 되찾았다.

아무것도 생각할 필요 없이. 아무것도 고민할 필요 없이.

이예준의 눈치만 잘 살피면 기분 좋은 일도 생기고 밥도 생기고 떡도 생겼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으븝, 츄릅...”


이예지는 자발적으로 이예준의 남성기를 입에 물었다.

천천히. 그리고 사랑스럽다는 듯 그걸 혀로 핥으며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이제 그녀는 남성기가 맥동하는 징조와 입 안 가득 퍼지는 정액의 맛마저 사랑할 수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정액을 모두 삼킨 그녀는 천천히 몸을 돌려 상체를 바닥에 박았다.

엉덩이를 들어 올려 이예준이 박기 좋은 자세를 스스로 취했다.


이후에 일어날 일을 기대한 탓일까. 몸이 벌써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이내 그의 남성기가 그녀의 안을 사정없이 쑤시기 시작했다.


그녀는 천박하게 신음을 흘렸다.

바닥에 깔린 채로 난폭하게 범해지는 것도 모자라.

그가 목줄을 잡아당기는 통에 숨을 쉬기 힘들었지만, 오히려 그 고통마저 쾌락으로 즐겼다.


정액도 이제 맛있었다.

정확하게 어떤 이유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하여간 맛있었다.

정액을 뱉을 때마다 두들겨 맞아서인지 아니면 진짜로 맛있는지는 이젠 상관없었다.


개밥 그릇에 정액을 가득 채워줘도 그녀는 그걸 마실 수 있을 것 같았고 실제로도 그랬다.

정사가 끝나고 난 뒤, 그녀는 정액이 토핑처럼 뿌려진 개밥을 싹싹 핥아 먹어치웠다.

그러고도 성욕이 해소되지 않아 개집 안에서 스스로 손가락을 이용해 여성기를 쑤셨다.


이제 걱정할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그 사실이 무엇보다 행복했다. 그냥 이대로 평생 살고 싶어질 정도로.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오늘은 이예준의 위에 올라타서 허리를 흔들었다.

어제는 이예준에게 깔린 채 앙앙거리며 신음을 흘렸다.


고민할 게 없다는 게 이렇게 편안한 삶인지 그녀는 난생처음 알았다.


그러나 세상일이 그녀의 마음대로 되리란 법은 없었다.


“됐다.”


“...?”


“마음대로 해.”


이예지는 멍하게 풀린 목줄을 응시했다.

그리고 목줄을 풀어버린 채 이예준은 그냥 밖으로 나가 버렸다.

이제 그녀는 자유였지만, 그건 그녀가 원하지 않던 자유였다.


그렇게 개는 다시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게 그가 원하던 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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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