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시시한 인간에게 어울리는 허무한 최후>



 현대의 여느 도파민 중독자들이 그렇듯, 나 역시 핸드폰을 손에 달고 살았다.

 

 그리고 그건 죽기 직전까지도 예외가 아니어서…

 

 끼이이이익─

 

 ─쿵!!!

 

 과격한 놀이기구에 탄 것처럼 몸이 붕 떴다가, 쿵.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쳤고, 그걸로 끝. 아픔을 느낄 틈도 없이 죽어버렸다.

 

 본가에서 주말을 보낸 다음 광역버스를 타고 학교 기숙사로 돌아가던 중의 일이었다…….

 

 

 암실에 들어간 듯 온 세상이 어둠으로 물들기 전에.

 

 내가 마지막으로 보고 있던 것은 어느 커뮤니티의 뻘글이었다.

 

 뻘글의 내용은 이랬다.

 

 [ ☆ 30달러로 여친 만들기.jpg ]



 게임 속 여자 캐릭터들의 머리, 가슴, 엉덩이, 다리를 나눠둔 사진 각각에 15달러, 10달러, 10달러, 5달러의 값을 매긴다.

 

 총자산은 30달러. 그걸로 몸의 파츠를 모아 여자친구를 완성해야 한다.

 

 반응이 좋았던 글은 끝없이 되새김질 되는 인터넷의 특성상, 커뮤를 돌다 보면 종종 보이는 짤이었고.

 

 이 짤이 보일 때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얼굴은 15달러, 가슴은 10달러, 엉덩이는 5달러로 하고… 다리는 버려야지.’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