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청소 하기 며칠 전 부터 계속 어떻게 무엇을 할지 구상을 해왔다.  하지만 막상 하려니 의욕이 솟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져보고 속마음으로 다그치지만, 역시 동하지 않아서 문제가 많다.

불면증에 시달리며 하루에 서너번 깨고 자다보니 늘 피로를 달고 살다보니 무기력증을 느끼고 있다. 그저, 청소 몇 시간 하면 될 것을 계속하여 시간이 지연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 보다 어리거나 동갑인 친구들에게 청소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기를 기다리며, 또 허송세월을 보내는 중이다.

분명히 군대에서는 정말 청소를 열심히 했었고 누군가 방문을 한다면 한 두시간 내로 끝 낼 일인 것은 분명하다.
그건 대충 하는 것이라는게 문제고 조만간 이 지역을 뜰 예정으로 짐을 싸고 트렁크에 짐을 싣고 멀리 다시 이동을 해야한다.

그렇기에 나는 대청소를 시도해야하고 예전에 집안 꼬라지를 보기 싫어서 사용한 락스와 기름떼 제거를 하는 화학제품 또한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반 즈음 남아서 이번에 사용하게 된다면, 아마도 내가 이 곳을 떠날 때 까지 사용 할 일이 없을 것이다.

나는 늘 어딘가를 떠나왔고 떠날 때는 항상 대청소를 했었다.  포항에서 기숙사를 떠날 때에도, 군대에서도 3년 6개월을 살았던 내 기숙사에서도, 구미에서 아웃소싱을 다닐 때에도, 파주에서 홈플러스 다닐 때에도, 여수에서 심신의 안정을 위해서도, 그리고 이번에도 광주광역시에서 대학교를 다니다가 이제  끝나서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대만에 가거나...  또 떠날 때라서 미리 청소를 하고 이별을 준비한다.

내게 대청소는 그런 의미인 것 같다.  잠시 머물던 곳.
누군가는 잠시 머물던 장소에서 같이 잠도 잤고 쉬다 가기도 했으며, 누군가와 사랑도 했었고 함께 잠시나마 추억을 만든 곳.  그런 곳을 이제는 미련을 접어두는 것.  내가 생각하는 것이 그런 것이다.

메신저가 왔다고 휴대폰이 울린다.
"청소해야하는 이유... 음....  더러우니까?"
"사람이 좀 더럽게 살 수도 있지."
"그럼 하지마 ㅎ.ㅎ"

역시 내 마음을 잘 아는 친구다.
누군가가 설득해서 할거였으면, 내 스스로 이미 했었겠지.  답정너 같은 행동을 하고 말았다.
그러다가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서 불국사 이야기 까지....  휴....  힘들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스스로 책망을 하고 있으니까 문제다.  이제는 정말 청소를 해야겠지.

계획 구상은 끝났으니, 이제 많은 생각을 접어두고 정말로 움직일 때.  뇌를 비우고 몸으로 고생하며 한 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