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chosun.com/economy/science/2021/05/04/F2CGT7MY6ZC3JG243C5HRY4IIA/?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국가 우주 정책 분야 싱크탱크 역할을 할 우주정책센터 선정 결과를 두고 과학기술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경쟁해 STEPI가 선정된 결과를 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조차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심사 과정에서 STEPI가 항우연보다 눈에 띄게 부실한 자료를 낸 사실이 드러나, “여당 의원, 청와대 보좌관, 과기부 차관을 거친 친문 실세 원장(문미옥 STEPI 원장)이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 우주정책센터 유치 기관 및 센터장 공모를 냈다. 범부처적 우주 정책 리더십을 확보하고 싱크탱크로 국가 우주 정책 기획을 지원한다는 목적이다. 센터를 유치한 기관에는 5년간 70억원을 지원한다. 한국연구재단이 선정한 전문가 7명이 심사한 결과 지난 29일 STEPI가 유치 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

하지만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실이 입수한 두 기관의 유치 기관 신청서에 따르면, 항우연은 우주 정책, 우주 사업 정책, 우주 외교·안보 정책 등을 담당하는 14명의 인력 명단을 제출했다. 반면 STEPI는 자체 인원 7명 외에 항우연, 천문연 등에서 파견 전문 인력 4명으로 구성하겠다고 했다. ‘정책 및 사업 기획 등 실적’ 항목에서도 항우연은 5개를 적어냈지만, STEPI는 빈칸이었다.

과기부 내부에서조차 “그동안 우주 관련 일을 해온 항우연이 유리할 것” “STEPI는 내용이 부실해서 안 되는 줄 알았다”는 말이 돌았다고 한다. 한 전문가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인 STEPI에는 우주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항우연은 기획정책본부 아래 우주정책팀이 있고 관련 분야 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문 원장은 20대 민주당 국회의원(비례)과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보좌관을 지낸 친문 인사다. 박대출 의원은 “이번 선정 결과가 문 원장의 밥그릇을 챙겨주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현재 공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기관 선정 이유에 대해서 아직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게 실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