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정리 다 했는데 사진은 코딱지만큼 있고 영상만 잔뜩있네 ㅋㅋㅋ

약속대로 면장따는 썰 푼다.

필력은 구리지만 걍 친구한테 이야기 하는것처럼 쓰겠음.

지루하지 않게 사진도 중간중간 넣어놓겠음. 물론 등록번호 지우고.

오랜만에 기록 정리하면서 적는거라 중간에 빼먹은 것도 몇개 있을듯.

혹시라도 항공유학 생각한다면 쭉 읽어봐도 참고 될 수도...?


비행 시작한게 2018년 여름임.

그 전까지는 대학교에서 항공우주 쪽으로 과정 듣고 있었음.

(근데 우리학교는 초음속기 위주로 연구하다보니 교수진들이 다 비행기 위주임. 로켓이 없어 로켓이...)

항공우주 듣고는 있었는데 3년쯤 되니까 머가리가 따라가질 못하기 시작함.

그러다가 아는 후배한테서 연락 옴. 자기 지금 미국와서 비행면장 따고 있다고, 그리고는 비행기 태워준다고 오라고 함. 이때가 봄이였음.

후배가 왼쪽에서 조종하고 나는 오른쪽에 앉아서 어린 애새끼마냥 신나서 사진찍고 난리남.

그리고는 몇일 있다 후배 소개로 비행학교 담당자랑 만나게되서 이것저것 정보 듣고옴. 그러다가 "아 이거 해볼만 할지도?" 하고 후배도움 받아서 이것저것 준비함 (준비라고 하기도 뭣하지만 대충 훈련용 학생면장하고 신체검사 두개하고 끝).

그리고는 봄학기 끝내고 여름방학부터 시작함.



해 볼만 하겠지는 개뿔 이때부터 고생길 시작함 ㅋㅋㅋㅋ

여름부터 비행하니까 이륙해서 올라가도 더워뒤짐ㅋㅋㅋ 비행은 해야지 땀은 계속 나서 눈 따갑지 ㅋㅋㅋㅋ

이딴 코딱지만한 단발 비행기에 에어컨이 있을 가능성은 0%에 가까움 ㅋㅋㅋ 그래서 창문열고 비행 하는데 그래도 더움 ㅋㅋㅋ

아무튼 자가용 면장 딸려면 7단계 거쳐감.

1. 기본적인 기동연습 + 실속기동 + 중간테스트

2. 이/착륙 훈련 + 중간테스트

3. 솔로 (교관없이 혼자 비행하는 거)

4. 크로스컨트리 (50해리 이상 비행) + 중간 테스트

5. 크로스컨트리 솔로 (혼자 50해리 이상 비행하는거)

6. 야간비행 훈련

7. 기말고사 (라고 쓰고 비행시험이라 한다)


기동연습은 주로 실속위주로 시킴. 비행기가 언제 양력잃고 떨어지는지 알아야 되니까.

그래서 이때 실속 많이 해봄. 대충 느낌은 롤러코스터 탈때 그 떨어지는 느낌 한 0.5초 정도 느끼는 정도?

실속 걸리면 바로 자세조정해서 빠져나와야 함.

이때 한번 실수해봄. 비행기 속도 떨어지면 방향키(러더)로 비행기 수평 맞춰야 되는데 그거 안하고 있다가 왼쪽날개 먼저 실속 걸리고 바로 스핀걸림 ㅋㅋㅋ;;;

그 이후로 방향키 열심히 쓰기 시작함 ㅋㅋㅋ

그렇게 한 3~4시간 정도 기동연습 하고나면 중간 테스트 봄. 이게 어떻게 되냐면 내 교관 말고 테스트 전문으로 보는 교관이 학교에 따로 있음. 그 교관이랑 비행 나가서 교관이 기동 시키는거임.


기동 테스트 끝나면 바로 이륙 착륙 훈련 시킴. 이때가 가장 지루한 단계이고 이때부터 학생이 진짜 파일럿이 될 자질이 충분한지 아니면 그냥 돈만 날리고 갈껀지가 결정됨. (이때 중도포기하고 가는 애들도 많이 있음)

이륙은 그나마 쉬움. 파워 넣고 이륙속도 되면 천천히 수평타 들면 되니까.

착륙이 그야말로 욕나오는 파트임. 이게 교관마다 자기 기준이 달라서 내가 생각하는 착륙이 교관한테는 비행기를 땅에 박아버리는 것처럼 느껴짐. 물론 반대로 학생은 랜딩 망침 십... 하는데 교관이 옆에서 굿잡 할 때도 있음 ㅋㅋㅋ
거기에 더해서 착륙 연습은 비행기 가지고 공항에서 계속 빙빙 도는거임. 그러면 1시간 타면 최소 9~10번은 랜딩 거뜬히 함. 근데 문제는 이게 1시간이 10시간마냥 느껴짐. 나도 하면서 속으로 욕 계속나옴.

물론 계속 똑같은 착륙만 계속 하는게 아니고 비행기 엔진 나갔을때 비상착륙 하는것도 훈련시킴. 아 물론 진짜로 엔진을 끄는건 아니고 그냥 출력만 빼서 시뮬레이션만 하는거임.

이거 끝나고 또 중간 테스트 봄. 근데 착륙 3번 + 비상착륙 시뮬 1번 하고 끝남 ㅋㅋㅋ


이제 솔로 나감. 한마디로 교관없이 혼자 비행하는거임. 이때되면 교관도 어미새 마냥 밖에서 학생 비행하는거 보고있음.

보내기 전에 할게 몇개 있음. 간단한 필기시험 보고 교관이랑 비행 하고...

마지막으로 공항 세바퀴 돌고 교관이 로그북에 싸인 해주고 비행기 밖으로 나감. 그럼이제 진짜 혼자 하는거임.

이때 제일 슬펐던게 녹화한다고 카메라 녹화 눌러놓고 비행 했는데 베터리 중간에 떨어짐 ㅋㅋㅋ

어떤 교관들은 학생 첫 솔로 끝나고 비행기에서 나오면 뒤에서 물+얼음 양동이 폭격먹여줌 ㅋㅋㅋㅋ 내 교관은 그런거 없고 그냥 잘했다고 토닥토닥...


이제 크로스컨트리 훈련 시작함.



크로스컨트리 이거 그냥 쉽게쉽게 말하면 장거리비행 훈련하는거임.

지도보고 위치 확인하는 법, 비행플랜 짜는법, 길 잃었을때 대처법, 엔진 꺼졌을때 대처법 등등...

이때부터 진짜 비행하는 맛 나서 재미짐. 목적지 공항 고르는 재미도 있고 이때부터 교관들도 거의 손 놓고 있음. 알아서 비행 하라고 ㅋㅋㅋ

이 훈련 중간에 다른 공항으로 회항하는 훈련 하는데 그거 빼면 특별이 하는 훈련은 거의 없음.

이거 끝나고 중간 테스트 또 봄. 간단하게 장거리 비행중에 회항하는거 테스트 하는거라 평소에 하던데로 하면 됨.

이 테스트 끝나면 이제 혼자서 장거리비행 나가는거임.



이때가 신남+긴장감 둘 다 느끼는 때임. 혼자 나가서 신난데 중간에 무슨 일 일어날까봐 긴장 팍들어감 ㅋㅋㅋ

물론 그냥 내 기분대로 가는게 아님. 교관이 비행플랜 확인하고 OK 줘야 나갈 수 있음.

그렇게 기억으로 한 3번 정도 혼자 나감. 이제 이거 끝나고 야간비행 훈련함.



야간비행은 이착륙 하는거 빼면 야경 구경하는맛이 있음. 진짜 예쁨.

착륙이 조금 귀찮은데 이게 야간 착륙이라 귀찮은게 아니고 훈련 규정때문에 최소 10번 착륙해야 함. 그래서 야간에 비행기 가지고 공항에서 뺑뺑이 돔.

그거 말고는 야간비행때 주의할점이랑 다른 비행기 육안확인 하는법 정도 배움.

이거 끝나고 이제 마지막 비행 테스트 봄. 이게 말이 마지막 테스트지 실상은 이거 하고도 시험 한번 더봐야 함.

물론 학교에서 보는거라 학교 기준으로 합격점되면 패스시켜줌. 문제는 이거도 만만치 않은거...

나도 구두시험에서 한번 떨어짐. 질문에 대답을 해야 되는데 내 교관이 "이건 안물어 보겠지..." 하고 그냥 공부안한 파트가 나온거임 ㅋㅋㅋ


이래저래해서 3개월 지나감.

이제 진짜 비행시험을 봐야됨. 이게 뭐냐면 시험관이랑 1 대 1로 앉아서 구두시험 (시험관이 질문하면 대답하는 방식)보고, 그거 패스하면 이어서 비행시험 보는거임.

비행시험이야 교관이랑 훈련하면서 실력을 쌓으면 되니까 문제없음. 진짜 문제는 구두시험임.

이게 취업면접마냥 시험관이랑 앉아서 시험 보는거임. 근데 그냥 질답형식이 아니고 시험관이 뭔가 상황을 주고 거기에 맞춰서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을 대답하는 방식임.

예를 들어서 "너가 비행을 나가려 하는데 계기 하나가 고장났다, 너는 어떻게 대처할꺼냐?" 같은 식으로 물어보는 거임.

불행중 다행인건 규정집 들고갈 수 있음 ㅋㅋㅋ 그래서 혹시 모르면 규정집에서 찾게 해줌 ㅋㅋㅋ


구두시험 끝났다, 이제 비행시험 함.

비행시험 내 기억으로는 이륙해서 비행플랜따라 비행함 -> 시험관이 내 위치 지도에서 찍어보라 시킴 -> 비행기 다른 공항으로 회항시킴 -> 비상착륙 시뮬레이션 -> 기동시험 -> 공항 돌아와서 이/착륙 시험 이대로 함.

이때 시험관은 진짜 100% 보기만 함. 교관들이야 중간중간 조종간에 손이라도 살짝 걸치는데 절대로 조종간 터치 안함. 거기에 옆에서 계속 질문함. 비행기 라디오 나가면 어떻게 대처하느냐, 공항 진입할때 어떻게 진입할꺼냐 등등...

비행시험 끝나고 비행기에서 나오는데 여름날씨+긴장감 때문에 입고간 셔츠가 앞뒤로 물 한바가지 맞은것 마냥 쫄딱 젖어서 나옴.


이제 시험관이 결정을 내릴 차례임.

결정은 3가진데,

1. 합격 (임시면장 나옴.)

2. 일시중단 (날씨나 학생이 컨디션 똥망되서 일단 중지하고 다음에 다시 보는거.)

3. 불합격 (불합격 사유 적힌 종이 줌. 이거 들고 다시 시험보러 와야함.)

근데 이걸 시험 다 끝나고 알려주는거임. 물론 구두시험 떨어지면 그때 얘기해주기는 하는데, 구두시험 끝나면 비행시험 무조건 들어가는 거라서 최종 결정은 두개 다 끝나고 알려주는거임.

근데 이게 쪼이는게 시험관마다 알려주는 방법이 다름 ㅋㅋㅋ

내 시험관은 시험 끝나고 사무실로 같이 들어가서 나랑 마주보고 앉아서 컴퓨터로 계속 뭐 입력하고 있었음. 나는 두다리 딱 붙여놓고 손은 무릎위에 올려놓고 취업면접마냥 앉아 있었음. 그러다가 시험관이 날 처다봄.

"니 학생면장 어딨냐?"

"여기 있스ㅂ..."

꺼내자마자 가져가더니 가위로 싹뚝하심.



하고는 구석에 있던 로고 뜯어감 ㅋㅋㅋㅋ

하 ㅅ.. 이게 무슨뜻이지 하고 앉아있는데 이번엔 혼자 사무실 밖으로 나감. 난 앉아서 멍때리고 있었음 ㅋㅋㅋ

나중에 다시 들어오는데 종이한장 들고 있었음.



임시면장이였음 ㅠ (임시면장은 종이로 되어있음)

그리고는 아까 전까지 무표정으로 있던 시험관이 존나빵끗 웃으면서 계속 이렇게 하면 비행 잘할꺼 같다 라고 얘기해줌.

내 살다가 시험관이 천사같이 보이긴 처음이였음.

이제 이거 들고 비행하다 1~2개월 있다가 카드로 된 면장 나옴.

지금이야 면장 구석탱이 뜯어가는 이유를 알아서 대충 저 단계까지 가면 합격했구나 암 ㅋㅋㅋ

저때는 시험 처음 보는거라 저게 내 면장을 부셔버리는건지 아니면 합격한건지 몰랐었음 ㅋㅋㅋ


쓰다보니 길어졌네, 나머지는 따로 정리해서 쓰겠음 ㅋㅋㅋ

슬슬 졸려온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