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레미 마틴 VSOP(구형)

> 처음 마셔본 꼬냑이라 은근 기대했는데 뭔가 특별한 임팩트가 있는 맛은 아니었음. 향은 피어오르는 것 같다가 중간에 끊긴 느낌이고 맛은 별로였던 걸로 기억함. 아래에 나올 드루즈 아니었으면 꼬냑은 안팠을지도?

(사실 여기서 멈추는게 제일 현명한 선택이었을지도)


2. 드 루즈 XO(구형)

> 가당 꼬냑의 맛을 느끼게 해준 친구. 향은 캬라멜 향이 진했고 맛도 그에 맞게 꽤나 달았던 걸로 기억. 본격적으로 꼬냑의 길을 파게 된 계기인데 한동안 꼬냑의 기준을 얘로 두고 판단하는 실수도 저지르긴 했음. 그래도 좋은 추억이 많은 친구.


3. 까뮤 XO(보더리스, 구형)

> 드 루즈 구형에서 캬라멜 단향과 단맛을 좀 빼고 꽃향이 더 나던 느낌. 소위 말하는 대기업 XO 중에서는 처음 접해봤던 건데 괜찮았었음. 이때를 기점으로 vsop 등급을 잘 안찾게 되던 거 같고 대기업 XO 나쁘지 않네 생각을 했는데...


4. 델라망 페일 앤 드라이

> 얘는 무가당 한번 접해보고 마셨으면 어땠을까 싶음. 한창 드 루즈를 기준으로 꼬냑을 판단하던 시기에 마셨던 술이라 향이 화사하고 달달한데 캬라멜 향도 없고 맛이 안 달아서 취향 아니네 정도로 넘겼는데 지금 마셨으면 좀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음. 


5. 바쉐 가브리엘센 아메리칸 오크

> 이태원에서 구형 꼬냑이랑 비슷하다고 추천받아서 샀는데 향도 옅고 바디감은 안 좋은 의미로 물 같은 상태에서 오크향 치고 올라오는게 진짜 별로였던 기억. 글렌파클라스 12년(개인적으로 진짜 실망스러웠던 위스키)에서 났던 포도빤물 느낌을 비슷하게 느꼈던 거 같음. 


6. 헤네시 XO(신형, 작은 병)

> 그돈씨. 헤네시가 다른 대기업 대비 비싼 게 맛에서 뭔가 있으니까 그랬을 거란 환상을 산산조각내준 맛. 향도 처음 땄을 때는 포도향도 잘 안느껴졌고 가당을 했는데도 애매한 바디감까지 실망스러웠음. 그 돈이면 다른 선택지도 많은데...


7. 장퓨 No.1

> 무가당 꼬냑의 신세계를 알려준 꼬냑. 처음 따서 마셨을 때 아직 안 풀렸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음에도 다양한 맛과 향의 밸런스가 굉장히 잘 잡혀있다는 인상을 받았음. 에어링 시키고 있는 중인데 어떻게 맛이 변해갈지 기대됨. 한편 이 술을 통해 꼬냑이 주로 식후주로 사용됬던 이유를 알 것 같단 생각이 들었음.


8. 다니엘 부쥬 로얄

> 거의 다 떨어진 상태라 그런가 분명 향에 뭔가 있는 거 같은데 그걸 느끼기 전에 알콜 부즈가 너무 세게 치고 올라오면서 향이 잡아먹힌다는 인상을 받았음. 옛날에 꼬냑 하우스들 중에서 어떤 곳은 알콜 도수가 너무 높은걸 선호하지 않은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 거 같은데  그 이유를 체감할 수 있던 시간이었던 것 같음.


9. 까뮤 vsop(신형)

 > XO급 마시다 오랜만에 추천받아서 vsop 한잔 했는데 왜 입문용으로 추천했는지는 알 거 같은게 꼬냑에서 있어야 할 향과 맛이 나기는 함. 근데 향, 맛, 피니시 모든 면에서 맛이 더 있어야 하는데 중간에 끊긴 느낌. 


10. 폴 지로 엑스트라

> 얘도 vsop급이라 들었던 거 같은데 향이 기존에 마셨던 꼬냑과는 많이 다르고 고구마소주? 그쪽 향과 더 비슷한 거 같음. 아쉬운 건 까뮤 vsop처럼 향과 맛, 피니시에서 중간에 끊긴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 근데 이건 까뮤도 그랬던거 생각하면 vsop이라 생기는 문제인가 싶긴 함


11. 발레앙 테사니에 lot 96. 한옥

> 얘도 향이 덜 풀렸다는 인상이 강했는데 맛을 보니 맛있었음. 장퓨와 비슷하게 다채로운 맛이 나면서도 향과 맛이 묵직한 편으로 스타일이 차이가 있음. 시간을 더 들이면 더 맛있어질 것 같은데 그 묵직한 맛이 어떤 식으로 구현될지 궁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