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압생트 한병 직구했는데 배대지 껴서 했더니 이새끼들이 엄동설한 날씨에 압생트를 내리 3일 방치했음
거기다가 한국 들어오고 세관에서 또 주말+연말 크리로 처리 안하고 계속 방치함. 참고로 이때 날씨 영하 12~15도 왔다갔다 하던 때임

그래서 결국 받아서 뚜따한다음 따라보니 색이 누렇게 떠있음... 원래는 살짝 연두색이 돌아야 하는데. 이때부터 살짝 통수가 쎄했음
향을 맡아보니 내가 아는 압생트 향이 아님... 아니스, 쓴쑥향 어디가고 민트향이랑 불쾌한 잡내만 남
물을 섞었더니 루쉬현상 안일어남... 정확히는 일어나긴 하는데 너무 약해서 거의 투명했음

맛은... 더 말하지 않으련다.


여튼 그래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서 압생트는 찬장 맨 안쪽 구석에 쳐박아두고 분노의 배대지 리뷰 작성

하루뒤에 다시 뚜껑 열어봤더니 병목 안쪽에 허연게 잔뜩 묻어있음. 아마 추운 날씨에 분리되어 나온 허브성분인것 같음.

그래서 뚜껑닫고 병 한번 뒤집어서 흔들어주고 다시 방치


사흘뒤에 뚜껑 다시 열어봤더니 이제야 좀 마실만해짐

색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민트향이랑 잡내는 여전하지만 익숙한 향 올라오더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물을 탔는데 드디어 제대로 된 루쉬현상 일어남

마셔봤는데... 그냥 그저 그런 압생트가 돼 있음. 향 자체는 괜찮은데 민트향이 여전히 너무 심함.


외국놈들이 입에 침이 마르게 극찬하던 물건이라 큰 기대를 갖고 주문했는데 그저 그래서 실망했지만

혹시 이 상태로 계속 짱박아두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해서 일주일을 내리 짱박아둠

일주일 뒤에 다시 따보니까 이제야 마실만해짐. 극찬은 모르겠는데 민트 다 사라지고 잡내도 깔끔히 날아가서 꽤 괜찮아짐


원래 이번달에 압생트 한병 더 직구하려고 했는데 저런 사태를 한번 겪고나니 증류주라도 날씨 봐가면서 주문해야 한다는걸 깨달음

앞으로는 겨울이랑 여름은 무조건 존버하려고. 돈도 굳고 오히려 잘됐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생각 중임

여기 직구하는 주붕이들 가끔 나오던데 다시는 나같은 불행한 주붕이가 없기를 하는 마음으로 두서 없이 끄적여봤다.

허브 때려부은 압생트도 맛이 확 가는데 숙성시의 미세한 변화로 향이 생기는 위스키, 브랜디, 럼 같은 놈들은 진짜 맛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