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지요. 100% 오지요. 지금 컨휴계에 있는 악질 컨휴충들이 백년만년 거기 있을 것도 아니고, 몇 년 지나면 다 떨어져 나갈 이들이에요. 자신의 그림을 빨아주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활동하는 자신의 계정은 절대 밖으로 드러낼 수도 없으니 현실에서도 자정작용 될 거에요.


근데, 그런 세상이 오면 나는 없을 거 같아요. 트위터는 썩다 못 해 곪아가는 건 물론이고 인스타도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그림을 올리는 형식이라 점점 썩어가고 있어요. 어쩌면 인스타도 트위터와 똑같은 길을 걸어가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악에 뻗친 마수가 점점 SNS들을 잠식해가는 것 같아요.


그럴 수는 있죠. 그 마수에서 빠져나온 선생님은 자정작용의 파도에 올라타신 분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근데 이 첫 파도가 가려고 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오래 걸릴 수도 있어요. 가다가 한 파도에 밀리고, 그 다음 파도에 밀리고, 파도들에 밀리는 걸 반복하면서, 그런 차례들을 통해 가려는 곳에 도착할 수도 있겠죠.


…마냥 자정작용을 기다리는 방법 밖에 없다면, 반드시 시간이 해결해 주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곳이 있는 것과 다르게 아직 저희가 바꿀 수 있는 곳이 있어요. 바로 ‘유튜브’ 예요. 이곳의 사람들은 댓글이 열려있어요. 그리고 저는 며칠 전부터 이곳에서 스스로 컨휴계를 정화하려는 이들의 모습을 보아왔어요. 다른 이의 잘못을 영상으로 만들어 태그하는 모습은 트위터나 인스타보다 개방적이고 효과적이며, 댓글에는 알고리즘을 타고 와 이 일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선생님은 거기서 정확히 무엇을 보신 거예요?


암세포를 방치해서 불어날 때까지 키운 다른 몸들과는 다르게, 아직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는 몸을 봤어요. 암세포가 무리나 군집을 이룰 수 없는 환경과 이 몸은 역병 속에서 마스크를 쓰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비록 그 암세포를 제거하려는 이들도 제거하려는 대상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보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런 작은 움직임에 희망을 품고 있어요. 자정작용을 하기 전에 미리 그 썩은 부분을 째내어 회복하는 것을 택한 이 몸의 사람들을, 그리고 그에 동조해주는 객관적인 제3자들의 눈을, 저는 믿고 있어요.


…근데 선생님이 그토록 원하던 세상을 보는 게 늦어질 수 있어요. 회복을 하고 있다지만 꿰매야 할 부분이 많아지면, 그러다가 돌이킬 수 없는 딱딱한 암덩어리가 생기면요?


제가 또 믿는 이유가 있어요. ‘유튜브’ 라는 몸의 이들은 아직 어려요,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아니면 그에 준해서 말이죠. 오랫동안 행하는 항암치료를 버틸 암세포들은 별로 없고 다들 금방 힘을 잃는 이들이에요. 그리고 방금 말했던 제3자들의 눈은 이들이 회생조차 하지 못하게 지켜보는 역할도 할 수 있죠. 그들이 자신의 흔적을 삭제하지 않는 한 계속 지켜볼 수 있고, 그런 눈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으니까요. 그들을 믿고 있어요.


선생님의 확고한 믿음처럼 그런 암세포들이 사라지는 시대는 반드시 올거에요.


그치요, 그런 이상적인 몸의 시대에. 꼭 내가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시대가 오기만 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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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와 인스타는 이미 썩을대로 썩어 자정작용의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 둘은 회복 될지 정확히 확신도 안 섭니다. 가장 절망스러운 상황이죠.


하지만 반컨휴분들께 부탁드리는 점은, 유튜브는 부디 악의 마수가 뻗치지 않게 막아주셨으면 합니다.

여러분들의 기준으로 선을 넘거나 하는 것들은 가차없이 지적하고 혼내는 댓글을 달아 그들에게 깨달음을 알려주세요. 글을 읽으면서 눈치 채셨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믿고 있는 ‘눈’은 반컨휴 분들입니다.


최근 이 몸의 ‘회복’에 대한 희망을 눈으로 본 건 사실입니다. 비록 그 치료의 선봉장에 선 이가 많이 얻어맞긴 했지만 금세 털고 일어나 마저 치료에 나서더군요. 조금 존경스러웠습니다.


여러분들이 보시기엔 현직 컨휴충인 저도 암세포들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 자정작용 대상인 암세포의 일원으로서 이 부폐한 스스로를 무너트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내부와 외부의 치료 하에 회복되는 몸의 시대가 오기를 앙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