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유부단

그녀는 책과 책 이외의 모든 것을 읽곤 한다. 상품의 성분표부터 어른들의 음침하고도 맑은 표정까지, 마르쿠스의 날카로운 두 눈에 포착되곤 한다.

그러나 이런 과도한 정보들은 그녀에게 적지 않은 골칫거리를 안겨주곤 하는데, 그녀는 항상 '이것도 합리적이고, 저것도 합리적이다'라는 딜레마에 빠지곤 한다.

종종 사려깊음으로 인해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그녀가 읽은 풍부한 정보는 그녀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긴 커녕, 오히려 행동을 속박하게 되었다.



- 전부 메모해두세요!

재단에 오기 전에 그녀는 오랫동안 플래넌 섬에서 살았다. 이곳에서 벌어지던 미스터리한 사건들은 그녀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녀는 자욱한 해무부터 뒤틀린 암초까지, 영원히 서 있는 등대부터 사라져버린 사람들까지 그 사건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기억하기로 결심했다.

모든 작은 디테일들을 그녀는 차마 버릴 수 없었고, 그리고 그것들은 중요했다.

결국 마르쿠스는 모든 것을 메모해 너비가 길면서도 내용이 풍부한 긴 긴 원고 한 편을 내놓았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본 모든 것을 보여줬고, 이제 그들의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



6챕 스포 (누르면 펼쳐짐)

- 그녀의 길

<플래넌 제도사>를 쓴 뒤 그녀는 호프만을 따라 재단으로 향했다. 이 멘토의 도움으로 그녀는 더 이상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는 중임을 맡을 필요도, 복잡한 인간관계를 다룰 필요도 없었다.

호프만은 그녀를 위해 세계의 책장을 넘겨주었고, 그녀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인 독서에만 전념하면 되었다.


이윽고 빈의 막이 드리워지자 그녀는 불에 탄 낡은 책을 더 이상 펼칠 수 없었다.

복잡하고 무서우면서도 아름다운 이 세상을 이제 그녀는 혼자서 읽어야 한다.

그녀 앞에 남은 길을 오직 하나 뿐이고, 동행하는 사람은 없어 멀고도 험난하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나아갈 것이다.





- UDIMO

갈매기류 우디모. 흔히 볼 수 있다.

균형 잡힌 체형에 이주하는 습성이 있어 루마니아/영국/오스트리아 등지에서 모두 목격된 기록이 있다.

호기심이 많아 늘 중얼거리는 소리를 내지만 의미는 불명확하다.

휴대용 랜턴을 가지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관찰을 사랑하며 둥지의 바위 옆에 표시를 남기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