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식 돚거함,,,,




"오랫동안 서 있었던 것 같다."


"많은 생각이 들었어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남쪽 섬의 세 선원은 아직 살아있다."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났어야 할 사람들인데도."



마르쿠스 : ......


마르쿠스 : 플래넌 제도에서는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었고, 장면 하나하나가 내게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마르쿠스 : 그런데 《플래넌 제도사》가 여러 차례 연재됐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그 10분의 1도 기록하지 못했어......


마르쿠스 : 나같은 독자들은 《백일몽 포스트(DayDream Post)》의 다음 호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텐데......


마르쿠스 : 후......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질 못하겠어.


마르쿠스 : ......



어린 소녀는 눈을 비비고선 목과 모자 챙 사이의 공간에 생각을 모았다.



마르쿠스 : 《제도사》에게 배분된 신문면 3분의 1정도는 남았지만...... 이 섬에 대해 내가 언급하지 않은 것도 너무 많고, 독자들이 아직 이해하지 못한 것들도 있을지도 모르는데......


마르쿠스 : 데네히 씨가 편집자들조차도 플래넌 제도의 미스터리에 대해 상당히 궁금해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지...... 내용이 풍부하다면 더 많은 섹션을 배분해주실지도 몰라!


마르쿠스 : 이렇게 하면 플래넌 제도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람들이 다 알 수 있겠지.



그녀는 기운을 차리고 다시 책상에 기대었다.



마르쿠스 : "플래넌 제도, 스코틀랜드의 아우터 헤브리디스 제도 중 하나. 몇년 째 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오늘 날까지도 우리는 그에 관한 소문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마르쿠스 :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따르면, 등대 안이든 제도 안이든 모든 것은 정상으로 보인다고 한다."


마르쿠스 : "의문의 세 등대지기의 실종만 제외한다면......"


마르쿠스 : "사람들은 여러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공식 수사관들은 그들이 예상치 못한 바다 폭풍에 삼켜졌다고 주장하지만......"


마르쿠스 : "그러나 그건 대부분의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에 실패했다......"


마르쿠스 : "한 선원은 자신이 플래넌 제도 상공에서 비행 접시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온통 새까만 색의 그것은 깊고도 차가운 광선을 방출했다고 한다......"


마르쿠스 : "물론 거대한 새나 끝없는 심연과 관련있다는 가설도 수없이 있지만......"


마르쿠스 : "그토록 많은 의견들이 있었음에도 아직까지 답은 나오지 않았다......"


마르쿠스 : "경찰 분들이 발행한 수사 보고서, 등대지기들이 남긴 일지, 그리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시신...... 이것들은 내게 이 사건이 단순한 실종이 아님을 상시시켜 준다......"


마르쿠스 : "12년이 지났음에도 나는 진실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해 이 섬에 오게 되었고......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기록을 보게 되었다."


마르쿠스 : "위 기록은 이하의 날에 작성되었음, 1900년 12월 15일 / 기록자 : 마르쿠스"


마르쿠스 : ......



펜을 쥔 손은 허공에 멈춘 채, 마치 바람 없는 날의 범선처럼 다음 줄로 나아가질 못했다.



마르쿠스 : 그 사건 이후로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도 섬에 대한 수수께끼는 풀리긴커녕 늘어가기만 하고 있어......


마르쿠스 : 난...... 어떻게 자료를 골라야할까?


마르쿠스 : 이 제도에 발을 들이기 전부터 이미 선원들에게 갖가지 소문들을 들었었지. 여길 지나는 대부분의 배는 이유 없이 고장나고, 심지어 갑판에선 이상한 액체가 새어나오기도 한다고...... 그러다보니 이곳은 다른 섬들에 비해 항로가 훨씬 적다면서.


마르쿠스 : 이 이야기는 쓸 가치가 있는 이야기겠지......


마르쿠스 : 하지만...... 12년동안 꺼지지 않은 등대도 중대한 문제인데.


마르쿠스 : 이걸 《플래넌 제도사》에 기록하지 못한다면, 난 분명 평생을 후회할 거야......!


마르쿠스 : 물론 가장 중요한 등대지기 실종 사건도 있는데......



그녀는 망설였다.

잔혹하고도, 무자비한 객관식 문제가 이 불쌍한 소녀 앞에 놓여 있었다.



마르쿠스 : ......


마르쿠스 : 《플래넌 제도사》는 플래넌 제도의 일반적인 대상에 속해. 공정성을 위해서라도 모두 공평하게 써야할 텐데......


마르쿠스 : 어느 쪽이든 쓰지 않는다면 그건 플래넌 제도에 대한 배신이고, 이 책을 오독하게 되는 거야!



그녀의 눈이 방황하더니 점점 원고지에 시선이 자주 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수용하기에 충분히 넓은 길이 나타났다.



마르쿠스 : "나는 노트를 내려놓고 내 앞에 여전히 빛나고 있는 등대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마르쿠스 : "그 의문스러운 실종 이후, 플래넌 제도에서 주둔하고자 하는 등대지기는 없었다...... 아이린모어 등대는 오랫동안 정비되지 않았다. 그랬어야 할 터였다."



마르쿠스 : "나는 등대 밑에 서서 한 걸음 한 걸음씩 올라갔다. 놀랍게도 내 발 밑에는 돌계단, 단단히 얽힌 매듭과 나사가 있었고, 등대 꼭대기에는 따뜻한 노란 전구가 등대 꼭대기에서 따스한 노르스름한 빛을 퍼뜨리고 있었다......"


마르쿠스 : "그들은 침묵하고 있었지만, 내게 오랜 충격을 준 메세지를 하나 전달하고 있었다 : 이 등대가 작동하도록 하는 모든 것이 12년 전의 영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마르쿠스 : "발걸음이 후들거리고, 놀라서 자빠질 뻔 했지만...... 내가 이걸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마르쿠스 : "발밑을 미끄럽게 만드는 이끼과 긁힌 자국은 무자비하게도 내게 정말로 12년이 지났음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마르쿠스 : "잠깐 마음을 다스릴 시간을 가진 뒤, 나는 이곳을 탐험해보기로 정했다."


마르쿠스 : "그러기 전, 나는 지나가는 배들이 알아챌 수 있도록 호루라기를 불었다. 그리고 남은 조명탄 세 개를 주웠다......"


마르쿠스 : "만약 내가 정말 사고를 당한다면, 이걸로 적어도 일주일 이내에 해경이 이곳으로 와 내 시신을 수습할 수 있을 것이고, 제도의 역사를 출판해 나의 세계에 대한 기여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마르쿠스 : "다시 제도에 발을 들였을 때, 나는 더 이상 처음처럼 편안하고 여유로운 기분이 아니었다. 약간의 두려움과 슬픔이 덮쳐왔다. 그럼에도 다행히 내 심장에는 인류의 발전을 위한 용기가 남아 있었으며......"


마르쿠스 : "이 이상하고도 신비로운 세상의 진실을 밝혀내고자 한다."


마르쿠스 : "잠긴 방은 내 발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나는 재빠르게 진열창을 넘어 오랫동안 방치되었을 이 비좁은 공간에 기어들어갔다."



마르쿠스는 자신의 유일한 세계에 몰입한 채, 하얀 종이 위를 자유로이 돌아다니며 색색의 단어들과 함께 헤메었다.



마르쿠스 : "부엌 문은 열려 있었고, 그 안쪽은 비어 있었다. 곰팡이 핀 사과도, 오렌지도 없고, 있어야 할 거미줄마저도 존재하지 않았다."


마르쿠스 : "자연스럽게 내 뇌는 긴장을 풀었고, 더 확실하고도 편안한 생각이 떠올랐다."


마르쿠스 : "분명 실패한 서투른 장난이겠지."


마르쿠스 : "어쩌면 지나가던 마음씨 착한 선원의 변덕이었을지도 몰라. 모든 배의 안전과 자신의 명예를 위해 그는 자발적으로 등대의 광원을 바꾸고 녹슨 낡은 나사를 버렸다......"



마르쿠스 : "그렇게 생각했다."



맹렬하게 글을 써내려가는 마르쿠스의 주위에서 소리가 멀리 사라져가는 듯 했다.



마르쿠스 : "필요한 이유로 인해, 나는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상관없는 확인을 하나 하기로 결정했다."


마르쿠스 : "이것이 새로운 비극의 시작이었다."



마르쿠스 : "침실 문을 갑작스럽게 두드렸는데...... 당연히, 나는 내 어리석음을 곧 깨달을 수 있었다."


"쾅쾅ㅡㅡ!"



마르쿠스 : "먼지 쌓인 문을 밀어 열려던 순간, 예고도 없이, 그건 날카로운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마르쿠스 : "지지대를 잃은 몸은 그대로 무너져 난롯가에 넘어져버렸다."


마르쿠스 : "실수로 손에 묻게된 그을음은 생각보다 차갑고 딱딱하지 않았다. 딱 적당량의 온기가 남아, 방 안 모두를 자연스럽게 따뜻하게 해주는 것만 같았다."


마르쿠스 : "투명하고도 점차 선명해지는 두 봉우리같은 인영이 내 눈에 들어왔고, 동시에 나는 강한 공포감에 휩싸였다."


마르쿠스 : "'당신들은...... 유령인가요?!'"


마르쿠스 : "그리고 이 두 귀신 신사 분들도 나만큼이나 겁에 질려 '우리가 보인다고ㅡㅡ?!'라며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마르쿠스 :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자, 문 밖에서 천천히, 하나씩 두드리는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ㅡㅡ"


마르쿠스 : "쿵쿵ㅡㅡ!"



"쿵쿵쿵ㅡㅡ! 쿵쿵ㅡㅡ!"




마르쿠스 : ......?!



갑작스러운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작가의 머릿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감정적 재현을 넘어선 무언가였다.



??? : 마르쿠스 양...... 마르쿠스?


??? : 거기 계십니까ㅡㅡ?


마르쿠스 : 아...... 네, 있어요.



그녀는 서둘러 책상 위 널부러져 있는 원고지들을 모아 옆에 가지런히 쌓아두었다.


그리고 마침내 바깥의 목소리가 더 조급해지기 전, 문이 조심스레 틈을 보였다.



-플래넌 제도-



조사원 : 안녕하세요, 마르쿠스 양.



그녀 앞에 선 차가운 회백색과 흩어진 격자무늬가 정중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르쿠스 : ......안녕하세요.


조사원 : 보시다시피, 전 아이린모어 지역의 마도학자 등록 및 관리를 맡고 있는 성 파블로프 재단 소속의 조사원입니다.



그의 말투는 무관심하면서도 당당하게 당연한 자존심을 드러냈다.



마르쿠스 : 조, 조사원......?



그러나 안타깝게도 상대는 이 이름이 가지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