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로비에 세워둔 소더비를 추행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데,



여기서 티폰, 혹은 튀폰(Typhon)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이고,

주피터도 역시 그리스 신화의 최고신이자 아버지 신 제우스.

왜 튀폰은 사악한 주피터에게 맞서 싸울까?


2. 본론

2.1. 제우스

그 전에 제우스에 대한 사설을 조금 해보자면,

인도 신화의 근원이 되는 Rigveda에 나오는 최고신이자 부모신, 빛나는 하늘의 신 디아우스 피타(Dyaus Pita)가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 호메로스의 Illias에서 제우스 파테르(Zeus Pater)로 이어짐.

이것이 우리가 아는 그리스 신화의 최고신 제우스.

로마가 그리스 신화를 받아들이며 제우스는 라틴어 윱피테르(Juppiter)로 번역되고,

이게 바로 영어로 주피터(Jupiter) 되시겠다.

결론은 제우스 == 주피터 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음.


본론으로 돌아와서,

튀폰은 그럼 제우스와 어떤 관계이길래 소더비가 이런 이야기를 할까?

이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가이아라는 미친년에 대해 알아야 함.


2.2. 가이아

헤시오도스 창세 신화에 따르면, 가이아는 태초의 존재들 중 하나임.

가이아는 스스로 우라노스, 우레아, 폰토스를 낳았는데(무성생식), 각각 하늘, 산맥, 바다를 상징함.

그중 우라노스와 섹스를 통해 티탄신들, 헤카톤케이레스, 퀴클로페스를 잉태했으나

우라노스는 자식들이 나오는 꼴을 못 봤음.

그래서 가이아의 자궁 속에 계속 가둬두기로 함.

여담으로, 우라노스(하늘)과 가이아(대지)는 매일같이 섹스를 했는지,

이때까지는 천지가 분리되지 않은, 천지 미분리 상태였음.


자기 자식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게 괴로운 나머지 가이아는 복수를 다짐함.

가이아는 낫을 만들어 자식들에게 우라노스의 남근을 자르라고 말하고, 그중 용감한 막내 크로노스가 자원함.

크로노스는 가이아의 조언대로 낫으로 우라노스의 남근을 잘라버리고, 자신의 형제 티탄신들을 탈출시켜줌.

(우라노스와 가이아를 연결하던 우라노스의 남근이 잘려버렸으니, 이때부터 하늘과 대지가 분리됨.)

그런데 이때 크로노스는 티탄신들을 구출하면서 다른 형제들, 헤카톤케이레스와 퀴클로페스는 가이아의 자궁에 유기함.

모든 자식들이 탈출하기를 바랐던 가이아는 크로노스에게 '너도 똑같이 자식들에 의해 쫓겨날 것'이라고 예언을 내림.


2.3. 티타노마키아

가이아의 예언이 두려웠던 나머지 크로노스는 누나이자 아내인 레아와의 섹스로 생긴 자식들을 모두 삼킴.

이에 레아는 가이아의 조언을 받아 크로노스에게 막내 제우스 대신 돌을 포대에 싸서 주었고, 크로노스는 이 돌이 제우스인 줄 알고 삼켰음.

이때 조언을 준 게 지혜의 여신 메티스라는 설도 있음.


제우스의 성장기는 귀찮으니까 생략하고,

장성한 제우스는 지혜의 여신 메티스의 조언에 따라 크로노스에게 구토제를 먹이고,

올륌포스의 1세대 신이라 할 수 있는 포세이돈, 하데스, 데메테르, 헤라, 헤스티아를 구출하는 데 성공함.

이렇게 일어난 전쟁이 바로 올륌포스 신들과 티탄 신들의 전쟁, 티타노마키아.


티타노마키아에서 승리한 제우스와 올륌포스 신들은 가이아의 의지에 따라 헤카톤케이레스와 퀴클로페스를 구해냄.

그러나 이때 제우스는 티탄 신들을 역으로 타르타로스에 가둬버림.

근데 이 미친 년 가이아는 티탄 신들도 자기 자식들인데, 제우스가 이들을 다시 가둬버린 게 불만이었나 봄.


2.4. 기간토마키아

분노한 가이아는 거인들(기간테스)을 만들어서 올륌포스를 공격했으나,

올륌포스의 신들은 어떤 인간이 동맹자가 되어야 이들이 끝장나리라는 신탁에 따라

위-대한 인간 영웅 헤라클레스의 힘을 빌려 이 괴물들을 격파함.


2.5. 튀폰과 튀포노마키아

올륌포스 신들이 거인들을 제압하자, 가이아는 더욱 노여워하며 타르타로스와 섹스함.

그 결과 튀폰을 낳는데, 이것이 서론에서 이야기한 바로 그것.


튀폰은 크기와 힘에 있어서 지금껏 가이아가 낳았던 모든 존재들을 능가했음.

그의 상반신부터 허벅지까지는 인간의 형상을, 허벅지부터는 엄청난 독뱀의 똬리들을 가지고 있었고,

그의 머리는 자주 별들에게까지 닿았으며, 팔은 서쪽 끝에서부터 해가 뜨는 데까지 뻗쳤음.

튀폰은 불 붙은 바위들을 던지며 입으로부터는 무수한 불의 폭풍을 쏟아내며 하늘로 쳐들어감.


튀폰이 하늘로 쳐들어오는 것을 본 올륌포스 신들은 아이귑토스(이집트)로, 그리고 카시오스 산으로 줄행랑을 침.

튀폰은 제우스를 붙잡아 팔과 다리의 건들을 잘라 끊었고, 걷지도 못하는 제우스는 유폐됨.


헤르메스와 아이기판이 몰래 건들을 훔쳐내어 제우스에게 붙여주고 힘을 찾은 제우스는 뉘사 산으로 튀폰을 추적함.

거기서 모이라들이 도망치는 튀폰에게 힘이 쇠약해지는 과일을 먹으면 힘이 더해지리라고 속여 먹게 함.

약해진 튀폰은 결국 제우스에게 패배하고 타르타로스에 유폐되며 제우스의 치세기가 도래함.


3. 결론

가이아 입장에서 제우스는 자기 자식들을 타르타로스에 유폐시킨 사악한 존재임.

그래서 가이아는 자기 복수의 대행자이자 올륌포스 신들의 대항자로서 튀폰을 만들어 맞서 싸우게 한 것.


서론에서 본 소더비의 대사는 그리스 신화의 튀포노마키아를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4. 참고문헌

헤시오도스. (2009). 신들의 계보(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P.S.

이런 글은 처음 써보는데 내가 봐도 좀 좆같이 썼네;

정보탭에 글 쓰는 챈럼들 어케 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