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터뷰에서

“원신"의 세계관과 이야기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신화 시스템의 문서를 참조하고 최종적으로 "원신"의 기초로 영지 신화를 선택 했습니다. 영지신화에서는 '인간과 세계의 관계'에 대해 논의하는 주제가 많고, 우리가 오픈월드로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과 게임세계의 접촉'과도 일맥상통하므로 선정한다.“


라는 인터뷰 내용이 있는데,


영지주의의 사상과 원신, 특히 발자취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비슷해 보이는 개념이 있음


전체적으로 ”영적인 앎을 얻는다“ 라는 게 영지주의와 원신에서 여태껏 나온 공동된 목표인 것 같음


원신이 정말 영지주의에 깊게 뿌리를 두고 있고 이것 말고도 자세히 겹치는 요소가 있다고 하면 그 중 하나는 기존의 물질적인 세상 안에서 깨달음을 얻음으로서 더 발전한 다른 세계/진실된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일 듯 싶다


발자취 마지막에 데인이 우리에게 말했듯이 여행자는 ”여정이 끝났지만, 여전히 마지막 문을 넘지 못함“. 여기서 말한 그 마지막 문이 그 다음 나오는 “여정의 의미”일 가능성이 높음


한 여정의 마지막 문이 보스를 무찌르는 것, 귀중한 물품은 얻는 것도 아닌 그 여정의 의미를 깨닫는다는 것에서 영지주의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쳤구나, 알게 되었음.


그 여정의 의미는 일단 뒤로하고, 여기서 아까 접점이 있을 거라 추측한 영지주의의 새로운 세계의 주제로 넘어가서 생각해 보기로 함


'인간과 게임세계의 접촉' 이 말은 곧 현실과 티바트의 관계가 될 수 있음. 티바트의 “의미”를 깨닫는 그 순간, 여행자가 넘어가게 될 그 새로운 세계는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가설 속의 그 세계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임.


영지주의와 주요하게 관련될 두 요소로 현실과 게임세계를 꼽은 것에 분명 강한 의도가 숨겨져 있을 거라고 생각함.


영지주의 뿐만 아니라, 게임의 시작부터 그걸 뒷받침할 증거가 꽤 있었는데, 큰 예시가 쌍둥이와 천리의 전투임.


처음에는 유저 아무도 그 전투의 이유를 몰랐는데, 게임을 플레이하며 그 전투는 곧 티바트를 떠나기 위한 것이었다는 걸 알게 됨.


이미 게임의 시작부터 우리의 여행자는 티바트를 탈출하기 위한 준비를 했음이 보여짐. 다만, 그 과정에는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일 “여정의 의미를 깨달음”이 부족했고, 그 부족함이 행자의 목표를 실패하게 작용했다고 추정됨.


깨달음 = 티바트 탈출 = 천리전 승리


이미 그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보이는 미선택 행자는 우리 행자 또한 그 깨달음을 얻길 기다리며 심연에 편에 서 탈출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 깨달음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내 추측은 이거에 가까움


”티바트 자체가 결국 하나의 가상세계이고, 티바트 밖에는 탈출해서 닿을 수 있는, 실재하는 현실세계가 있다.“


하지만 몇 년 동안 열심히 쌓아올린 빌드업을 시니컬하게 아시발꿈으로 부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움. 특히 미호요같은 씹덕회사로부터는.


그래서 내가 생각해 낸 엔딩은 데인과 미선택행자가 놀라울 만큼 집착하는 이 깨달음을 부정해 보이고, 티바트의 모든 인물과 역사는 현실과 동등할 만큼 진실되었다 같은 느낌의 뽕차는 스토리임.


아무리 영지주의에 기반한 세계관이라도 오타쿠를 타겟으로 한 회사에서 그렇게 간단하게 명작병 걸린 결론을 낼 리가 없음.


원신에서는 영지주의의 사상을 다양하게, 매력적으로 풀어나가면서도 희망과 감동을 잡은 수 있는 스토리를 기대하고 있음. 열심히 여행다니며 얻게 된 그 깨달음이 내가 여태껏 살아온 이 세상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이곳 말고 다른 진짜 세상이 보여진다 해도 지금까지 쌓아온 추억을 헛되이 하지 않고 모두를 받아들인다—는 그런 내용.




고고학챈에 처음으로 글올려봤는데 뭔가 부끄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