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소멸 현상은 야구계도 예외가 아니다. 누구보다 리틀야구, 초등학교 야구 지도자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한 경기 지역 리틀야구팀 감독은 “갈수록 선수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수도권은 나은 편이지만, 지방팀 중에는 선수 없어 팀을 해체하거나 통폐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지방 A 구단 스카우트는 “우리 지역에선 3개 초등학교 야구부원을 다 합해도 30명이 되지 않는다. 3학년부터 5학년까지 선수가 하나도 없어서, 6학년이 졸업하면 폐부 위기인 야구부도 있다”고 전했다. 


유승안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은 “해마다 눈에 띄게 선수가 줄어들고 있다. 최근 3년간 등록선수 추이를 보면 팀에 따라 부원 5%가 줄어든 팀도 있고 10%가 사라진 팀도 있다. 아예 와해가 되는 팀도 있어서 걱정”이라 했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 지난 연말엔 세계리틀연맹 차원에서 이 문제로 회의를 열기도 했다. 


서울구단 스카우트는 “당장은 초등학교의 문제지만 몇 년 뒤에는 중학교의 일이 될 것이다. 그 이후에는 고교, 대학, 프로로 이어질 것”이라며 “마치 기후위기가 서서히 현실로 다가오듯, 모든 야구인이 자기의 일로 실감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이 위기는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찾아올 것이다. 나와 상관없는 남의 일로 생각해선 안 된다. 당장은 리틀 지도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문제지만, 10년 뒤에는 모든 야구인의 문제가 될 거다.”


차정환 대구 경상중학교 감독은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지역 초등학교 야구부원 수를 세어보는데, 머릿속이 하얘진다”고 했다. “아무리 살펴봐도 신입생으로 받을 선수가 11명, 12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지금 중학교 3학년 부원이 16명인데 2학년은 14명이다. 갈수록 수가 준다는 얘기다. 앞으로 3년만 더 지나면, 중학교 부원 수가 20명대로 줄어드는 때가 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