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채널

나는 내가 어떤 일대기를 그려왔는지를 생각했다. 한명의 인간으로서. 내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가. 나에게는 눈이 있으니까. 그 관심사가 어디로 향해 있었는지를 돌이켜볼 수 있는것이니까. 바보같은 면도 있긴 했지만 어린 시절에는 꽤 순수했었다고. 그때의 사진을 보면 진짜 촌티가 확확나지. 그리고 그때의 사람들은 모두 미래가 어떨지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했잖아.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고 나는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기분이 좋았을 때를 떠올리면 그래도 우울함이 가신다고. 개인이 발을 내딛는건 하나의 걸음에 지나지 않지만 사회가 움직이는 것은 그 사람이 발을 딛고 서있는 땅바닥이 이동하는 것과 같으니까. 아무튼 나는 지금의 내가 어디까지 변질되고 왜곡되었는지 생각해보기로 하는거야. 이게 왜곡된 것인지 발전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이건 타인의 입김도 작용했지만 사실은 순수한 나의 선택이기도 했으니까.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과거를 거슬러보는거야. 1년씩, 2년씩, 3년씩. 남들에게 맨날 듣는 이야기는 지긋지긋해. 늘 지적받는 단점은 나에게 심각한 컴플렉스로 작용해. 그건 나와 타인이 한꺼번에 만들어낸 걸작품이야. 타인의 냉정함과 나의 무능력함.

 

내가 만들어낸 문제가 나를 자꾸 신경쓰이게 만든다고 해야할까? 조마조마해서 앉아있을 수가 없는거야. 누군가가 또 나에게 다가올까봐 나는 두려운거야. 사실 두렵다기 보다는 신경쓰이는 거지. 나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모르겠어. 생각이 계속 멈추지 않고 나오다가도 어쩌다가는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니까. 요즘에는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어. 그럴 때가 생길수록 나는 진짜 슬퍼지지. 진짜로 생각이 없어지면 나는 바보가 되는거니까. 내가 무슨말을 하는건지. 뭐 이런 글 진지하게 보지 않아도 좋아. 나는 그냥 일대기를 그려보고 싶었어. 움직이는 땅 위의 내 발걸음이 어떤 궤적을 그려 나갔는지. 세상은 엄청나게 넓고 복합적인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니까. 그 공간에 대해서 탐구하고 싶기도 했었고. 그때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라던지, 내가 느끼는 감정이라던지 알고싶었으니까. 그래서 그게 내 잘못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나는 엄청난 고민을 해야했고. 그 고민은 나를 여전히 복잡하게 만들곤 해. 그리고 그 화풀이를 다른사람에게 하게끔 하지. 아 됬어. 예전에 썼던 글 마따나 2000m상공에서 다크초콜릿을 먹어보면 슬픔도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르니까. 그 때는 확실히 무덤덤해지겠지. 아마도. 감정은 가치있는 것이지만 때로는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어. 무분별하게 나와서는 안되는게 그런 것이지. 감정이니, 욕망이니 그런것들 말이야. 그것은 나의 삶 그 자체를 더 복합적이고 현실적인 것으로 만들지만 그와 동시에 현실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하니까.

 

 아무튼 나는 다른 각도로 세상을 봐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가능성을 보고서 그 곳으로 나아가야 한다. 가능성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나도 잘 모르겠다.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 세상에 내가 억눌릴 필요는 없다. 세상에 내가 둥둥 떠다니고 있어도 대게는 아무 상관이 없으니까. 어떻게든 의미를찾으려고 하는게 좋다고 생각하니까. 나는 나의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고. 그리고. 뭐. 이런 이야기만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또 습관상. 감정을 비우는데에는 무생물을 묘사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내 컴퓨터를 묘사하면 어떨까? 옛날에는 전자사전을 썼는데 전자사전이 오류가 나면 화면 전체가 지지직 거릴 때가 있었다. 가로로 선이 죽죽 그어지는데 그 선이 뚝뚝 끊겨서 다른 선에 섞여들어가기도 하고 그랬다. 마치 비디오아트를 보는 것 같았으니까. 공장에서 기계가 작동하는 것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 과정이 의미하는 바는 알겠으나, 그 움직임에 있어서 내가 생각하는 것들. 그게 꼭 공장의 기계가 아니더라도, 하늘에 있는 하늘빛이라던지, 구름이라던지. 아니면 진자라거나. 책이라거나. 뭐 사람은 생긴대로 산다는데 엄밀히 말하면 태어난 대로 사는 거라고 해도 좋을 것 같고. 내가 뭐 어떤 이득을 본다고.... 어떤 욕망으로.... 또 거대한 궤변을 낳아버렸잖아. 현대인의 병인가? 아니면 이것도 역시 나만의 문제인가?

 

다 무시해버려도 되는걸까? 최악의 패배까지도 나는 인정해야한다. 그러면 무시할 수 있는걸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