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채널

무언가에 홀린 듯이 잠에서 깨어났다. 새벽의 어스름이 깊고 고요한 푸른빛을 이끌고 방에 날아들었다. 행성상성운처럼 희미한 경계는 서슬퍼런 칼날처럼 시공을 파고들었다. 암울하지만 밝은 빛은 아무 말도 없었다. 암흑의 방을 비추러 왔지만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새벽이라는 희망을 알리다가 마침내 목이 쉬어 그저 침묵으로 걸어다니는 듯이, 깊게 스치고 지나갔다. 베개도, 이불도, 시원한 공기를 갈구하던 내 다리도 푸르게 물들어 새벽이 되었다. 새들이 우는 시간이 되면 이는 가고 한없이 명랑한 흰 빛이 날아들어 녹음을 전하려 하겠지. 누군가의 말처럼, 가장 슬픈 것이 가장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짧은 영원은 한켠에 무언가를 남기고 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