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채널

유리잔이 깨져 있었기에 그에게 돌을 던졌을 뿐

 

시끄러워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꿈속에서 내가 죽었다는 걸 아무도 몰라서 다행이야 가슴을 쓸어내리고

다섯 걸음 물러나다 보니 눈이 감겼다

불행히도

 

출처 모를 입김에서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이름이 보였지

어차피 잊혀질 퍼시벌 로웰같은, 머리카락들이나

어릴 적에 깔깔대며 젓가락으로 찍어 죽인 개미들

 

저는 천문학자가 꿈이었어요 떠다니며 흐르는 것들을 좋아했었고요

내 동생을 삼켰던 굴지의 陰影 뒤에서

거친 숨을 들이마신 지도 꽤 오래 지났던가요

 

그저 참았던 걸지도 모르죠 두려운데도

아직 죽기엔 이르다는 것이나

현재형으로 써진 시 같은 것 말이에요

 

그렇다면 그 상자 안에는 무엇이 들었나요

단 하나 확실한 것은 코끼리가 있을 것이라는 것

그리고 코끼리가 내 지난 살가죽들을 모두 먹어치웠을 것이라는 것

 

그러나 행복의 노예가 되어 살지 않겠다고 맹세했었다

다만 아직도 나의 사랑의 형태를 종잡지 못했던 것은 아님에도

저 계단이 싫다고 주저앉은 사람들에게

발목을 내주지 않을 수 없었다

 

거울과 대화하느니 차라리 소와 이야기할 거야

혼잣말은 익숙하지만 독백밖에 할 수 없는 배역을 원한 건 아니었는데,

글을 읽지 못할 저녁 여섯 시가 되어 갔고

몸을 숨길 그림자는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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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데가 있었는 줄도 몰랐는데요

가장 최근에 쓴 거 하나랑 맘에 드는 거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