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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화해란 있을 수 없어

 

어느날부터 나는 피곤함에 침잠해갔다. 그건 어떤 바람도 아니었다. 무의식의 말로였다. 피아노에 핀 피안화를 바라보고 있으면 나는 알 수가 없어졌다. 나는 누군인가? 여긴 어딘가? 나는 정말로 알 수가 없어졌다.

 

'여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아마도 100년 뒤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어쩔 수 없다. 이미 모든 것의 일부는 끝나버렸고 나는 그 안에 놓여있다. 세상을 내가 바꿀 수는 없다. 그건 내 권한에 없다. 나는 손을 놓고있다. 슬프게도. 나는 손을 놓고있다.

 

우리는 어딘가로 나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 무언가를 놓치고 산 듯한 느낌이다. 나는 잠시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나를 탓해야한다. 확실히 실패했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