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채널

잠이 오지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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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걱정들로

밤을 지새워요

나는 걱정을 하려고

인생을 사나봐요

 

일단 내일은

면식이 있는 사람은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산책을 떠나는게 어떨까요

아무렴요

바깥의 세계는 안과 분명히 달라요

낮게 깔리는 저음역대는

귀로 들리는게 아니라

온몸으로 느껴지죠

가로수들의 나뭇가지와 이파리들은

이 세상이

얼마나 깊이가 있는 곳인지

저에게 다시 일깨워요

이렇게 밤 공기 마시면서 이러고 있는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저는 집에오면

항상 걱정한단 말이에요

그렇다면 걱정을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될

그런 묘안을 생각해서 돌아오면 어떨까!

 

밖에 나와있으니 분명하네요

제가 드디어 돌아왔어요 예년처럼

이렇게 여름이 이야기하고 있어요

 

지겹지만 새롭네요

작년 여름은 전부 잊었으니까

 

 

 

 

 

 

 

셀레네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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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득한 공기에 발 맞추어

거친 말발굽 자국에

변방의 대지 위에서

조용히 움직이는데

 

어둑한 고저택

밤하늘의 번개

비를 맞고 서 있는 보초병들

 

구름은 흐르는 중

미물들은 등이 꺼질까

조바심을 내고

 

조각조각 흩어질 때

그 저주를 알아챘을까

묵묵히 그 자리에 있는

셀레네의 빛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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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우울한 때에도

기분을 좋아지게 만드는

어떤 행동이 있다

 

불행에는

어떤 조건이 있다

그 모든 것을

넘어서게 만드는

 

마음을

잔잔하고 미소짓게 만드는

어떤 행동이 있다

 

 

 

 

 

 

 

제 4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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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의 모든 구절은

미학적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고요한 방안

펼쳐진 시집의 종이를 넘어

책상 위의 작은 시계

 

접시위에 있는 쿠키는

정류장 옆

세계과자점에서 사왔습니다

 

아직 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방에 들어온 누군가가

제 시를 보고있어요

 

 

 

 

 

 

근거없는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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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기를 한 손에 쥐고

위로 던진다

빙그르르

 

내려오는 막대기를 깔끔하게

잡아보려고 한다

혹시 '2002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생각했는가?

잘못 생각했다

 

'얍'

깔끔하게 손에 되돌아와 잡혔다

한번 더 위로 던졌다

아프게 손가락과 맞부딪치고선

 

바닥으로 떨어졌다

근거없는 자신감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다

나는 다시 막대기를 줍는다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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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를 지나가려고 문을 열었는데 문 너머에 얼굴이 흰 여자가 앞에 가만히 서 있는것이 보였다. 반바지 티셔츠의 편한 차림이었는데 몸이 좀 부패한 것 같았다. 기분이 나빠져서 문을 닫고서 엘리베이터를 타기로 했다.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었는데 갑자기 숫자가 올라가지 않고 불이 꺼져가는데 내부가 전부 핏빛 빨간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아까의 흰색의 여자가 내 앞에 나타났다. 얼굴 피부색이 A4용지 흰색을 보는 것 같았다. 층 숫자는 알아볼 수 없게 깨져있었고 그 뒤로 불이 완전히 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