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채널

학교 후문 철제 빗장은

파아란 페인트가 벗겨져

철의 모습이 군데군데 드러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문의 페인트는

더 이상 벗겨져 있지 않습니다

 

학생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

철문을 열어 밖으로 나가는

선생님의 마음으로

 

급한 일이 생겨

조급히 달려가는

아이들의 마음으로

 

학생들이 드나들기

편하게 하려는

수위 할아버지의 마음으로

 

그 벗겨진 페인트 자국은

더 이상 벗겨진 자국이 아닙니다

 

사랑이라는 페인트로

더욱 충만하게 채워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