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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 있는 어떤 사람. 스스로 그곳으로 걸어들어간 그의 이름은 진석이었다. 그는 산에서 버섯을 발견했다. 새들도 보았다. 그에게는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논에서 농사를 짓는 것? 철학적으로 그는 사유할 수 있는가? 그는 버섯에 매료되었다. 수천가지의 버섯종들을 그는 외울 수 있었다. 그리고 각각의 버섯들에게는 생활사가 있었다. 비록 움직이는 것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의 눈에는 버섯이 자라는 것이 눈에 항상 보였다. 어디까지나 비유적으로 그러하였지만. 각각의 버섯의 특징을 분명하게 기억하였다.

진석은 버섯의 전문가가 되었다. 하지만 그가 아는 것은 어디까지나 버섯의 생김새였다. 그렇기에 그는 버섯을 좋아하게 된지 1주일이 되었을 때 도서관에서 버섯백과를 빌렸다. 그곳에는 온갖 버섯들이 있었고, 그 버섯의 용도에 대해서까지 자세히 적혀있었다. 진석이 알 수 없는 것들이었다. 왜냐하면 그것들중에 독버섯이 있을 수 있으니까 진석은 함부로 먹을 수가 없었다. 아마도 버섯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이 만든 것이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버섯의 모든 것을 대체하지 않는다고 진석은 생각했다. 그것은 진석의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책에 있는 정보는 한정되어 있으니까. 그는 인터넷을 둘러보았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것들이 있었다. 몇몇 종들을 분명하게 가려내기가 어려웠다. 어떤 버섯은 식용인지 아닌지가 불분명했다. 진석은 그 버섯을 먹어볼지 망설이다가 먹지 않기로 했다. 아마 자료를 정리하다가 그 버섯의 식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누락되었나 보다. 알다시피 연구원들은 그 동식물을 먹어보지 않고도 식용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들이니까.

이건 나중의 이야기이지만 민석은 그 책을 도서관에 돌려주지 못했다. 그 책을 돌려줄 수 없게 되어 대신으로 똑같은 책 하나를 더 사서 돌려주었다. 그리고 그 책 가격과 똑같은 값의 연체료도 지불했다.

진석은 버섯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그만둘 수 없었다. 그것은 본인의 성정이었다. 이상적 포부를 가장한 저열한 흥미였다.

 

나중에 진석은 버섯 연구원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그들은 서로 사이좋게 지냈고,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서로를 질투했으며 연구소를 와해시키려는 집단으로부터 저항하고, 다른 사람의 업적을 가져가려는 나쁜 사람이 권선징악의 잣대로 망신살을 뻗치는 스토리를 전개해주었다.

진석은 그 드라마를 집중해서 보았다. 어느순간, 그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섯에 대한 애정은 잘못된 것이 아닐까?

그는 솔직히 드라마의 서스펜스를 견디기 어려웠었다. 주인공이 중간에 잘못되거나, 사건이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견디기 어려워했다. 그만큼의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불가능했다. 그는 드라마의 결과가 어떻게 되는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사건의 긴장이 풀리는 것은 진석이 바라는 것이고, 주인공이 끔찍한 환경에 처하는 것은 그것대로의 묘미가 있었다. 어쨌거나 현실과 가능성에 기반하는 것이니. 여전히 버섯이 아닌것에는 벽이 있었고, 농사는 단순히 의무감으로 하는 것이었다.

 

흥미는 마음속 본능에 따른 결과라는 사실을 그도 잘 알고 있다. 집에서도 그는 버섯을 기르기 시작했다. 방에 들어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놀랄 것이다. 양서류들도 아니고 버섯들이 방 선반 흙응쿰들 위에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 그는 행복했다. 낮에는 밖에서 농사를 짓고 집에서는 버섯을 키웠다. 버섯과 같이 일어나고 잘 수 있어서 그는 진정으로 행복했다. 꿈속에서 그는 버섯들과 영화를 촬영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버섯들은 영화에 출현했다. 기자회견 중에 기자 한명이 그에가 질문을 했다. "가장 좋아하는 버섯이 무엇인가요?" '망태버섯이요.' 라고 말하려는 찰나에 그는 잠에서 깨고말았다.

그는 다시 자고 싶었다. 짧은 꿈을 다시 꾸었다가 다시 눈이 떠졌다. 기억나는 것은 숫자 '3136'뿐 이었다.

3136은 56의 제곱수이다. 그게 무슨 의미일까? 진석은 버섯 드라마를 떠올렸다. 독버섯을 찾아내고, 건강에 좋은 버섯을 찾았다. 그 차이는 대단히 미묘했다. 버섯에 대한 작은 사건이 드라마 내부에 있었다. 그 사건은 드라마 전체에서 보면 작고 보잘것 없이 보였다. 하지만 하찮아보인다 할 뿐이지 곱십어보면 이만한 완결성을 보여주는 해프닝이 없는 것 같다. 그것은 독버섯과 좋은 버섯을 이용한 이중낚시였다. 하지만 참신했고, 깔끔했다.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분명했고 기승전결이 깔끔했다. 왜인지 그 이야기에 대한 생각을 자꾸 하게된다. 어차피 밖으로 나가면 마주하게 될 하늘이지만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위에 찢어져 있는 구름들을 그는 흘깃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