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채널

내가 정치병이 있는건 확실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문학적인 글을 쓰는 법을 성공적으로 잊어버렸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잠시 눈을 감고 오겠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다. 대략 34.82초만에 돌아왔다고 할 수 있다. 텔레비전의 탑은 다시 쌓여져 있다. 다시 영상에서 어떤 여자가 나오고 있다. 언젠가 보았던 상황에서 텔레비전 속 카메라는 그녀의 일부분만을 카메라 자신의 저장장치에 담아내고 있었다. 이번에는 보다 자연스러운 각도로 보다 대중적인 장면을 자아내고 있었다. 다시 한번 눈을 감는다. 5초동안 눈을 감았다가 뜬다. 지금 내가 눈을 감고 뜨는 것을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생각은 정말로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나의 의도에 대해 추측하는 것도 여러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니까. 눈을 감고 뜨는 것이 아무것도 아니라면 여러분들이 생각하고 있던 것들은 어떻게 되는걸까?

나는 티비를 끌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방을 나갔다. 그랬다가 다시 들어왔다. 망치를 들고 방안의 텔레비전들을 다시 부순다.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텔레비전들의 모습을 관찰했다. 망치에 얻어맞으면서 텔레비전은 급격하게 변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고개를 문득 들어보니 내 친구가 방 안으로 들어와있었다. 얼굴은 무표정이었다. 나는 잠시 친구를 쳐다보다가 다시 방 안의 텔레비전을 망치로 두들기기 시작했다. 친구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는 친구의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이 좋았다. 나는 망치를 계속 휘둘렀다. 친구가 갑자기 자신이 연습한 춤을 봐달라고 했다. 그러더니 열심히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나는 친구가 춤을 출 때의 열정적인 표정을 바라본다. 나는 그 춤을 멍하니 본다. 친구가 춤을 다 추고서 어땠냐고 물어봤다. 나는 좋다고 했다. 그러자 내 친구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나에게 망치를 달라고 했다. 나는 싫다고 했다. 그러자 친구는 고개를 돌려 방 밖으로 나섰다. 나는 그 친구를 무끄러미 보다가 다시 망치를 들고 텔레비전들을 부셨다.

텔레비전의 화면들은 여러 편집된 장면을 계속 보여주고 있었지만 나는 하나하나 부셔나갔고 결국 모든 텔레비전이 고장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