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채널

내 집 앞마당에는

높디 높은 담장이 있었다.

 

아무도 넘지 못할

높은 담장이었다.

 

그 앞마당에 나는

꽃밭을 가꾸었다.

 

아무도 보지 못하게

담장 안에 가꾸었다.

 

꽃밭을 가꾸니 나는

문득 외로워졌다.

 

같이 노닐 이 없어

나는 외로워졌다.

 

나는 망치를 들어

높은 담장을 허물었다.

 

모든 이가 나의 꽃밭을

훤히 볼 수 있도록.

 

사람들은 꽃밭에 들어와

꽃을 헤집기 시작했다.

 

난 밟혀버린 꽃을 들어

슬피 흐느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담장을 쌓았다.

 

전보다 더 높은 담장을

나는 쌓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