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환청으로 들리는 카메라 소리에 난 눈을 떴다.
지금은 새벽 2시다.
난 서둘러 부엌으로 가 처방받은 신경 안정제를 찾았다.
불안하다.
또 누군가 날 찍고 있을 것 같았다.
몇 주 전 일이었다.
학교 교실에 들어왔는데, 같은 과 학생들이 심각한 눈빛으로 한 남학생 앞에 몰려 있었다.
내가 무슨 일인지도 물어보기 전에, 그 애가 먼저 말해줬다.
"어제 내가 인터넷 보다가 찾은건데...말하기 뭐하네...이 사진에 나온 사람...너인거 같은데?"
사진 속에 있는 사람은 얼굴이 확실히 보이진 않았지만...분명히 나였다.
얼굴이 조금 가려진 채 뒷태만 찍힌 수 십장의 사진들...누가 찍은걸까? 누가 찍은걸까? 누가 찍은걸까?
머리가 아팠다.
사진은 이미 애들이 다 봤겠지.
경찰은 최초 유포자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근데 난 아니었다.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사진 뒤에 나온 건물들이 다 우리 학교 캠퍼스니깐 학생이 찍었나 보다.
한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잤다.
도대체 사진은 어디까지 퍼진걸까. 다 지울 수나 있을까?
범인은 예상외로 빨리 잡혔다.
몇 개월 전 나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한 애였다.
근데 초범이라 벌금형이라네.
이제 학교에 소문도 다 났겠지?
미치겠다.
어디서부터 꼬인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