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채널

초록 지붕, 햇살이 따라내려가 윤기가 흐른다.


내려간 햇살은 작달만한 콘크리트 마당에 고이도 모인다. 푸드득 대는 소리와 날아오르는 비둘기들. 늙은이는 볏짚을 엮어 만든 비를 들고 휘둘렀다. 성급히 움직였던 늙은이는 문 앞의 계단에 걸터앉는다. 먼지가 인다.

"아이고"

무릎 하나를 쭉 핀다. 비를 오른켠에 놓아놓는다. 윗다리를 두 손으로 연신 주무른다.


붉은 돌, 알알이 벽에 박혀 있다. 돌들은 햇살에 달궈진다. 벽 너머에 변소 하나가 놓여 있다. 나무 문을 여니 옅은 분뇨 냄새가 난다. 다른 늙은이가 들어와서 소피를 본다. 

"쏴아아"

그 늙은이는 헛기침을 낸다. 다리 하나를 엉거주춤 든다. 재빠르게 허리를 굽힌다. 바짓춤을 들어올린다.


콘크리트 계단을 밟는다. 발꿈치로 디디며 올라간다. 왼벽의 페인트는 굳어 벗겨졌다. 손으로 잡아 비트니 톡 하고 부러진다. 


바람은 감나무를 흔든다. 콘크리트 바닥 위 장독대에서 감 없는 나뭇가지를 잡는다. 오돌한 표면이 지문 같다.


전망 좋은 곳에 선다. 앞 산은 건물에 가려 얼굴만을 드러내놓는다. 옆을 바라보니 큰 건물이 가로막는다. 반대편은 교회 주차장에 많은 차가 주차되어 있다. 


집 마당은 콘크리트 바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