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속보

어릴 적부터 나는 찍고 싶은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TS녀 공동체다.


TS녀 공동체란 남자가 여자로 변하는 TS병에 걸린 환자들이, 일반 사회와 격리되어 모여사는 곳을 칭한다.


그들이 사회와 격리되어 사는데엔 사연이 있다.


TS병은 전염력이 매우 높다. TS병에 걸린 사람과 2일만 같이 있어도 전염이 될 정도로 높다.


그렇기에 과거에 TS병은 악신의 저주로 불렸다.


농사가 중요한 과거 시대에, 마을의 모든 남자들이 여자가 된다는 것은, 과거 사람들에겐 저주와도 같았다.


그렇기에 TS병 환자들은 적발된다면 예외 없이 즉결처형 되었다. 과거의 사람들에게 TS병의 전염을 막을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다.


그러나 발각되지 않은 몇몇 TS녀들은, 사회와 격리된 곳으로 도망쳤다.


TS녀 공동체는 그렇게 도망친 TS녀들이 운 좋게 서로를 만나 공동체를 꾸리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TS병이 악신의 저주가 아닌 전염성이 높은 병이라는 사실을 아는 현재에도 이 TS녀 공동체는 사라지지 않았다.


물론 과거와 차이는 있다.


TS녀 공동체의 공식 이름이 '감염병 통제치료구역'으로 바뀌었으며, 내부 시설들이 현대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비밀성과 폐쇄성 하나만큼은 변화하지 않았다.


현재는 정부에서 군대까지 동원시켜 외부인들을 완벽히 차단하며, 연구진과 환자를 제외하면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게다가 내부의 정보까지도 통제하기에, 구역 내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소문만 무성할 뿐.


이런 점들은 어릴 때부터 나의 흥미와 모험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들어갈 수도 없고, 들어가서도 안되는 곳이라, 나는 아쉬워만 할 수 밖에 없었다. 오늘까지는 말이다.


나는 오늘, 정부에게서 3개월간 TS녀 공동체에 들어가 촬영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




처음 정부에서 촬영 제의를 받았을 때는, TS병 전염 대상인, 남자인 내가 대체 어떻게 TS병 치료구역에 들어갈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 궁금증은 연구시설에 들어오자 바로 해소되었다.


"TS병 백신입니다. 이 백신을 현재 남성 연구원들이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된 것은 아니니, 맞은 후 몸이나 정신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바로 말씀주셔야 합니다."


여기엔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은 TS병 백신이라는 것이 있었다. 한 번 맞으면 1개월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덕분에 나의 상상과 달리 의료용 보호복 같은 불편한 옷을 입고 촬영을 해야 할 필요는 없었다.


백신을 맞은 후에 나는 수많은 신체검사, 안전교육을 거쳤다.


처음으로 외부인이 들어오는 것이다 보니, 특히 조심을 가하는 듯했다.


그래도 TS병에 걸릴 수 있다는 위험만 빼면 안전하기에, 구역 내부에선 나 혼자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촬영을 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았다.


다만 치료 구역이 아닌 연구시설 내부는 촬영할 수 없었는데, 뭐, 이건 딱히 상관이 없었다. 나는 연구시설이 아닌 TS녀 공동체에 관심이 있었고, 원래 목적도 그걸 촬영하러 온거였으니까.


그렇기에 나는 안전교육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치료구역 내부로 향했다.


수많은 보안문들을 지난 후, 마지막 보안문이 열리자, 시설 내부의 인공 빛과는 미묘하게 다른 노란 햇살이 나를 반겨주었다.


나는 밝은 빛에 잠깐 눈을 감았다가 떴다.


구역 내부를 보고 내가 처음으로 받은 인상은, 여기가 매우 넓고, 매우 깨끗한 곳이라는 인상이다.


치료구역 내부에선 햇빛이 들어오는 곳이 없고, 환경은 포로수용소보다도 나쁘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 실제론 전혀 아니었다.


어떠한 오염도 없는 넓은 초원 위에 그림같이 놓여진 마을. 완전히 개방되어 탁 트인 것이, 마치 잘 관리된 관광지를 온 것 같았다.


곧바로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시작했다. 마침 바로 앞에 주민이 한 명 보이길래, 인터뷰를 위해 접근했다. 




***




관리실 내부에는 정보 기관에서나 볼 듯한 대형 모니터가 있었다.


치료구역 내부에 설치된 CCTV 수백개를 한번에 보여주는 모니터 앞에서, 두 연구원은 


"근데 이거 정말 큰일 나는-"

"아, 그 이야기 좀 그만 해. 나도 이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거든?"


연구소장은 손을 휘휘 흔들면서, 후배의 말을 끊었다.


"이게 다 사람의 인권을 위한 일이라고. 응?"

"아무리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저기다 집어넣고서..."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는 후배 연구원과 다르게, 연구소장은 어떠한 죄책감이나 이상함도 느끼지 않았다.


"그러면 뭐 어떻게 해? 저 안에 있는 TS병 환자들한테 평생 결혼도 못하고 살라고 할까? 평생 레즈비언이나 하세요, 라고 당당하게 말할까?"


후배는 잠시 침묵했다가,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후배의 그런 말은, 곧 연구소장의 큰 말소리에 묻히게 되었다.


"다른 방법은 없다니까. 뭐, 우리가 직접 외부 남자들하고 중매라도 시킬까? 그게 더 인권침해 아니야?"


그는 이해하지 못하는 후배가 답답한 듯, 연설하는 어조로 말했다.


"한 사람만 희생, 아니, 희생도 아니야. 결국 자기가 좋아서 하게 될거라니까? 우리는 말야, 촉매, 촉매라고. 우리는 저기에 어떤 강제적인 관여도 하지 않은거다? 우리가 뭔 죄가 있는데? 그냥 저기 안에 들여보내준, 그거밖에 없는 거 아냐?"


후배는 침묵을 지켰다. 이 말만 들으면 괜찮은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잘못된 행동이었다.


그러나 후배는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않았다. 이런 연구소장의 고집은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건 완벽한 계획이라니까? 굳이 '미혼 다큐 작가'를 데려온 거도 이유가 있다고. 저 사람이 우리 계획대로 안에서 TS녀랑 눈 맞아서 결혼하게 된다고 해봐. 그러면 결혼생활 vlog, 그런 걸 찍어 올리면서, 우리 이미지에 도움을 주지 않겠어?"


후배 연구원은 조용히 한숨을 쉬고, 고개를 들어 구역 내부를 찍고 있는 CCTV 모니터를 보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다큐멘터리 작가가 보였다.


TS녀들은 일반적인 여성보다도 훨씬 더 성욕이 강하다. 문제는, TS녀들은 시설 내에서 남자와 접촉을 거의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성욕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쌓이게 되고, 몇몇 레즈비언을 제외한 나머지는 병적으로 남자를 '갈망'하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최대한 행복하고 좋은 환경을 구성해 남자에 대한 관심을 돌려보려고 해도, 남자에 대한 그들의 갈망은 통제할 수 없다.


게다가 TS병에는 외모를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증상도 있다.


TS녀들이 남자에 미쳤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남성 연구원들도, 조금만 부주의하면 바로 유혹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를, 저기다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던져놓는다고?


분명히 일주일도 못 가서 큰 사고가 하나 나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보고 무슨 TS녀 아우슈비츠니, 이딴 말 하는 인간들은, 그런 영상 보고 난 후에 전부 다 입 싹 닫겠지. 두고 봐..."


그러거나 말거나 그의 선배는 그저, 빨리 '사고'가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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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 있는 틋녀(들)와 결혼을 시키기 위해서 데려온, 아무것도 모르는 시우가 틋녀(들)에게 서서히 유혹되는 이야기 어떰??


나는 좋으니까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