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속보

시간나면 비교해보라.


그래도 감사와 보상은 국가의 의무와 차이가 잇나?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나라를 지켜낸 아버지의 용기와 가족을 지켜낸 어머니의 고단함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와 남겨진 가족의 삶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우리의 애국은 바로 이 소중한 기억에서 출발합니다.

나라를 위한 일에 헛된 죽음은 없습니다. 나라를 위한 희생은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명예로운 일입니다. 오늘의 우리는 수많은 희생 위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보훈은 바로 이 소중한 책임감에서 출발합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 곁을 떠난 이들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문을 열고 들어오길 바랍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대사는 돌아오지 않은 많은 이들과 큰 아픔을 남겼습니다. 우리의 보훈은 아픈 역사를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년을 맞는 해입니다. 지난 100년 많은 순국선열들과 국가유공자들께서 우리의 버팀목이 되어주셨습니다.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이곳 국립서울현충원에는 1956년 1월 16일 무명용사 1위를 최초로 안장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18만1천여 위가 안장되어 있습니다. 국가원수부터 무명용사까지, 우리 곁을 떠난 독립유공자와 국가유공자, 참전용사, 경찰관과 소방관, 의사자와 국가사회공헌자들이 함께 잠들어 있습니다.

현충원은 살아있는 애국의 현장입니다. 여기 묻힌 한 분 한 분은 그 자체로 역사이며, 애국이란 계급이나 직업, 이념을 초월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2번 묘역은 사병들의 묘역입니다. 8평 장군묘역 대신 이곳 1평 묘역에 잠든 장군이 있습니다. “내가 장군이 된 것은 전쟁터에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버린 사병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우들인 사병 묘역에 묻어 달라” 유언한 채명신 장군입니다.

장군은 죽음에 이르러서까지 참다운 군인정신을 남겼습니다. 애국의 마음을 살아있는 이야기로, 지금도 들려주고 있습니다.

석주 이상룡 선생과 우당 이회영 선생도 여기에 잠들어 계십니다.

두 분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넘어 스스로 평범한 국민이 되었습니다. 노비 문서를 불태우고 모든 재산을 바쳐 독립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뿌리 깊은 양반가문의 정통 유학자였지만 혁신유림의 정신으로 기득권을 버리고,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건국에 이바지했습니다.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습니다. 기득권이나 사익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는 마음이 바로 애국입니다. 기득권에 매달린다면 보수든 진보든 진짜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사람이나 생각을 보수와 진보로 나누며 대립하던 이념의 시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에는 보수와 진보의 역사가 모두 함께 어울려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독립과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에는 보수와 진보의 노력이 함께 녹아 있습니다.

저는 보수이든 진보이든 모든 애국을 존경합니다.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보수적이기도 하고 진보적이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안정을 추구하고, 어떤 때는 변화를 추구합니다. 어떤 분야는 안정을 선택하고, 어떤 분야는 변화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든 진보라고 생각하든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보훈이라고 믿습니다.

1945년, 일본이 항복하기까지 마지막 5년 임시정부는 중국 충칭에서 좌우합작을 이뤘고, 광복군을 창설했습니다.

지난 3월 충칭에서 우리는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청사복원 기념식을 가졌습니다.

임시정부는 1941년 12월 10일 광복군을 앞세워 일제와의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습니다.

그 힘으로 1943년, 영국군과 함께 인도-버마 전선에서 일본군과 맞서 싸웠고, 1945년에는 미국 전략정보국(OSS)과 함께 국내 진공작전을 준비하던 중 광복을 맞았습니다. 김구 선생은 광복군의 국내 진공작전이 이뤄지기 전에 일제가 항복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했습니다.

그러나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지난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는 뜻깊은 날 미국 의회에서는, 임시정부를 대한민국 건국의 시초로 공식 인정하는 초당적 결의안을 제출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 한국 민주주의의 성공과 번영의 토대가 되었으며, 외교, 경제, 안보에서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내년은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유엔의 깃발 아래 22개국 195만 명이 참전했고, 그 가운데 4만여 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가장 큰 희생을 감내한 나라는 미국이었습니다. 미국의 참전용사 3만3천여 명이 전사했고, 9만2천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 안에 ‘추모의 벽’을 건립할 것입니다. 미군 전몰장병 한 분 한 분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고, 한미동맹의 숭고함을 양국 국민의 가슴에 새길 것입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조국은 나를 기억하고 헌신에 보답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에 답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입니다.

오늘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저는 다시 애국을 되새기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과 유족들께 국가의 의무를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지난해 ‘공무원 재해보상법’을 제정했습니다. 공무 수행 중 사망한 계약직, 비정규직 근로자도 정규직 공무원들과 동일하게 보훈예우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순직 경찰과 소방공무원들의 순직연금도 대폭 인상했습니다.

올해는 순직 군인들을 위한 ‘군인재해보상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군 복무로 인한 질병이나 부상을 끝까지 의료지원 받을 수 있도록 ‘병역법’ 개정도 추진하겠습니다.

해외에 계신 독립유공자의 유해도 조국의 품으로 모셔왔습니다. 중국의 김태연 지사, 미국의 강영각 지사와 이재수 지사, 카자흐스탄의 계봉우, 황운정 두 지사와 부인의 유해를 각각 서울현충원과 대전현충원에 안장했습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도 계속 추진할 것입니다.

오늘 이재수 지사님의 유지를 되새겨봅니다. “언젠가는 내 조국으로 가서, 새롭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나라를 건설하는 봉사자가 되겠다.” 그 유언에 당당히 응답하는 대한민국이 되겠습니다.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때 비로소 나라다운 나라라고 믿습니다.

지난 1월부터 국가유공자의 집을 알리는 명패 달아드리기 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독립유공자와 유족, 참전용사와 상이군경, 민주화운동유공자와 특수임무부상자 등 올해와 내년, 모두 40여만 명의 집에 명패를 달아드릴 것입니다. 가족은 물론 지역 사회가 함께 명예롭게 여겨주면 좋겠습니다. 지자체 등의 행사 때 지역의 국가유공자들이 앞자리에 초청받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랍니다.

정부는 국가유공자와 가족의 예우와 복지를 실질화하고, 보훈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국가유공자들을 편하게 모시기 위해 올 10월 괴산호국원을 개원하고, 제주국립묘지를 착공해 2021년 개원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국가 관리가 미흡했던 수유리 애국선열 묘역, 효창공원 독립유공자 묘역 등 독립유공자 합동묘역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무연고 국가유공자 묘소를 국가가 책임지고 돌보겠습니다.

유족이 없는 복무 중 사망자를 국가가 책임지고 직권 등록하는 방안도 마련하겠습니다.

국가유공자가 생전에 안장 자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전 안장심사제도를 올해 도입하고, 현장 전문가와 일반 시민이 함께하는 ‘보훈심사 시민참여제도’도 법제화하겠습니다.

우리는 지난 5월 24일, 또 한 명의 장병을 떠나보냈습니다. 청해부대 최영함에 탑승하여 이역만리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파병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마지막 순간이었습니다. 국가는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고(故) 최종근 하사를 국립대전현충원에 모셨습니다. 오늘 부모님과 동생 그리고 또 동료들은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십니다. 여러분 최종근 하사의 유족들께 따뜻한 위로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정부는 ‘9.19군사합의’ 이후 비무장지대 지뢰 제거를 시작으로 유해 67구와 3만여 점의 유품을 발굴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유해발굴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고 김원갑 이등중사님, 고 박재권 이등중사님, 고 한병구 일병님의 유가족들이 함께하고 계십니다. 오늘 그 유족들께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여했습니다. 여러분 이분들께도 따뜻한 위로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마지막 한 분까지 찾는 것이 국가의 마땅한 책무입니다. 하지만 어렵게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 많은 영웅들이 이름도 가족도 찾지 못한 무명용사로 남겨져 있습니다. 유전자 대조자료가 없어 신원확인을 못 했기 때문입니다. 유가족들께서 더욱 적극적으로 유전자 확보에 협력해 주신다면, 정부가 최선을 다해 가족을 찾아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지난 100년, 우리는 식민지를 이겨냈고 전쟁의 비통함을 딛고 일어났으며 서로 도와가며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이뤄냈습니다.

그 길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독립운동의 길은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나선, 장엄한 길이었습니다. 되찾은 나라를 지키고자 우리는 숭고한 애국심으로 전쟁을 치렀지만, 숱한 고지에 전우를 묻었습니다. 경제성장의 과정에서도 짙은 그늘이 남았습니다.

우리는 미래로 나아가면서도 과거를 잊지 않게 부단히 각성하고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자신의 뿌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되새기며,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통찰력을 가지고 바라봐야 합니다.

우리의 가슴에는 수많은 노래가 담겨있습니다. 조국에 대한 노래, 어머니에 대한 노래, 전우에 대한 노래, 이 노래는 멈추지 않고 불릴 것입니다. 우리의 하늘에는 전몰장병들과 순직자의 별들이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우리에게 선열들의 정신이 살아있는 한 대한민국은 미래를 향한 전진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국가유공자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오늘 제61회 현충일을 맞아, 나라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머나먼 이국땅에 오셔서 대한민국을 함께 지킨 유엔군 참전용사와

주한미군 장병의 헌신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가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선열들의 조국을 위한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6·25 전쟁 영웅으로 선정된 해병대 이장원 중위의 가문은

위대한 나라에는 반드시 위대한 국민이 있다는 

역사의 진리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장원 중위는 6·25 전쟁 당시 

함경남도 영흥만 황토도(黃土島) 전투에서

병력의 절대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대규모 공격을 저지하는 큰 공을 세우고 산화하셨습니다.


이러한 이장원 중위의 위국헌신의 바탕에는

4대에 걸쳐 가슴깊이 새겨진 조국에 대한 충심과 애국심이 있었습니다.


증조부 이남규 선생과 조부 이충구 선생은

구한말 항일 의병활동을 하시다 일제에 체포되어 피살되셨고,

부친 이승복 선생도 독립운동에 투신하신 애국지사이셨습니다.


이 분들의 숭고한 애국애족의 정신이야말로   

우리가 마음에 깊이 새기고 계승해야 할 

위대한 정신적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선열들이 남기신 소중한 정신을 높이 기리면서, 

합당한 예우를 해드리기 위해

국가유공자를 위한 보훈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생존해 계신 애국지사 예우금을 획기적으로 인상하였고,

참전 명예수당을 비롯한 국가유공자와 유족 보상금도

사회지표 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으로 인상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가유공자 여러분께 보다 나은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보훈의학연구소와 인천보훈병원을 2018년까지 개원할 계획입니다.


2014년부터 42만여명으로 추정되는 

6·25 전쟁 참전 미등록 국가유공자 발굴사업을 중점 추진해서 

현재 16만 5000명의 신상을 확인하였습니다. 

2017년까지 모두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이미 돌아가신 분들은 유족들께 국가유공자 증서를 드리고,

이 분들의 기록이 잊혀지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입니다. 


또한, 정전협정 60주년인 지난 2013년,

국내에 계신 6·25 참전 유공자분들께 호국영웅 기장을 수여한 데 이어,

올해는 국외에 거주하고 계신 참전유공자 4500여명 모든 분들께

호국영웅 기장을 수여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현충시설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

특히, 주요 독립운동 활동지인 중국에

지난해 9월 상해 임시정부청사를 재개관했고,

올해는 중경 임시정부청사를 재개관할 예정입니다.


국가에 헌신한 군인들을 위해서는

2017년까지 제대군인 일자리 5만개를 확보할 예정이며,

우수 기업을 중심으로 '1사 1제대군인 채용'을 적극 추진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국가유공자의 보상과 예우, 

제대군인의 사회복귀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얼마나 많은 선조들이 하나 된 조국을 만들기 위해

생명을 바치셨던가를 생각하면,

갈수록 엄중해지는 분단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최근 북한은 7차 당 대회에서 핵보유국임을 주장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였고,

5차 핵실험까지 공언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애국심과 단합으로 나라를 지켜가야 합니다. 


북한 핵은 우리의 안보는 물론이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자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선택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때까지,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강력한 제제와 압박을 지속해나갈 것입니다. 


또한,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

대북억제 능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며,

도발 시에는 주저 없이 단호하게 응징하여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반드시 지켜낼 것입니다.


북한 정권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고집할수록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제재와 압박에 부딪히게 될 것이며,

결국 고립과 자멸의 길로 빠져들고 말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국가안보에는 여야, 지역, 세대의 구분이 있을 수 없습니다.


국민 모두가 하나 된 마음으로 힘을 합쳐야만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어갈 수 있습니다.


이제 다시 한 번 선열들이 보여주셨던 애국정신을 생각하며

국민 여러분의 힘과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저와 정부는 국민 여러분과 힘을 모아서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이룩한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지키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 번 순국선열들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면서,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청소년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는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전사자 유족, 

그리고 한주호 준위 유족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제55주년 현충일을 맞아 조국을 위해 귀한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고자 이 ‘겨레의 마당’에 모였습니다. 


높은 자긍심으로 고난과 역경의 세월을 견뎌 온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머나먼 이국땅에서 인류의 자유와 세계 평화를 위해 젊음을 바친 유엔군 장병들에게도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20세기 초 우리의 민족사는 가시밭길로 점철된 고난의 역사였습니다. 


100년 전 한일강제병합으로 나라를 잃었고, 6.25전쟁으로 온 나라가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애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은 역사의 거친 도전에 맞서 싸워 왔습니다. 


유관순 열사는 죽음에 앞서,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 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이라며 순국하셨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나는 천국에 가서도 우리나라의 국권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포탄을 안고 장렬히 산화한 육탄 10용사들, 공산치하에서 싸우다 꽃잎처럼 스러져 간 무명의 유격대원들, 


낙동강 전선에서, 백마고지에서 펜 대신 총을 들고 목숨이 다할 때까지 싸우고 또 싸웠던 젊은 학도의용군들, 


그들은 조국을 위해 가장 고귀한 생명을 바쳤습니다. 


당신들의 이름은 불멸입니다. 

이 나라 이 민족을 사랑했기에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았던 당신들께 한없는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 앞에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알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모진 비바람 속에서 조국 독립을 위해 싸운 순국선열들을 기억하며, 이 땅 위에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웠습니다. 

적의 총탄에 쓰러져 간 호국영령들을 가슴 속에 묻고, 그 땀과 눈물로 오늘의 번영된 조국을 일구었습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전후에 독립한 국가 중 드물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성공시킨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못 다한 꿈이 있습니다. 


아직도 빈곤과 억압 속에 고통받는 북녘 동포와 함께 자유와 평화, 그리고 번영을 누리는 통일 조국의 꿈입니다. 


또한 우리에게는 더 큰 소망이 있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선진화된 조국을 향한 바램입니다. 


모든 국민이 다 함께 잘 살고 높은 품격을 갖춘 나라,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룬 나라, 바로 선진일류국가의 희망입니다.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 이것은 백범 김구 선생의 소원이자 우리의 마지막 꿈입니다. 


조국의 영광된 앞날을 염원한 선열들의 뜻을 이어, 우리는 세계에 우뚝 서는 나라, 성숙한 세계국가를 반드시 이룰 것입니다. 


존경하는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나라 위한 여러분의 고귀한 헌신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은 정부가 끝까지 책임을 지겠습니다. 


정부는 국가를 위한 희생이 정당하게 보상받고 정신적 귀감으로 존경받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새롭게 <국가보훈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보훈대상자와 보훈가족, 유공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모든 부문에서 내실을 다지겠습니다. 

독립유공자와 6.25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는 일에도 정성을 다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국민은 국난이 닥칠 때마다 단결해서 이겨내는 투혼을 발휘했습니다. 

치마에 돌을 담아 날랐던 행주산성의 부녀자들, 국채 보상을 위해 금주 금연을 하고 가산을 내놓았던 백성들, 그리고 1997년 금융위기 때 장롱 속의 금붙이까지 나라 살림에 보탠 우리 이웃들, 지난 해, 유례없는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맞아 일자리를 나누며 함께 힘을 모은 기업과 근로자들, 


이 모두가 나라사랑으로 하나가 되었던 소중한 기억들입니다. 


우리는 지난 천안함 사태에서도 우리 국민의 아낌없는 나라 사랑을 목격했습니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이 한마음으로 전몰장병을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했습니다. 


지체장애와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어렵게 살아가면서도 “나라에 힘을 보태고 보답하기 위한 마음”으로 성금을 기탁해 오신 분도 있었습니다. 


89세의 김용철 옹은 평생 모은 재산 90억 원을 국가안보를 위해 써 달라며 나라에 기부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옹은 “인생은 유한하지만 국가는 무한하다. 이 대한민국에 태어나 잘 살았다“며 나라가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이처럼 한 마음 한 뜻으로 지극한 정성을 모은 국민들께 대통령으로서 머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녹음이 우거져가는 6월, 조국산하 곳곳마다 아로새겨진 선열들의 뜨거운 나라사랑을 거듭 되새기게 됩니다. 


정부는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나라를 지키고 경제를 살리는 일에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매진해 나갈 것입니다. 


그것이 이곳에 계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그리고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무명용사들께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나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그 마음은 우리 역사 속에 영원히 살아 숨쉴 것입니다. 


그 큰 뜻을 본받아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선진일류국가를 향해 나아갑시다. 


고맙습니다. 


2010년 6월 6일 

대통령 이 명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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