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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정 수사관 마리엔은 조수 제이든과 함께 취재에 나섰다.

용병의 도시로 유명한 브륀의 암시장에서 볼 일을 마치고

스베른의 가장 외진곳, 루고 마을로 내려온 이들은

숲 속 공동묘지 인근 민박집에서 하룻밤 묵기로 한 것이다.


오후 6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이들은 숲의 산길을 따라

공동묘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길가엔 가을 바람에 떨어진 낙엽이 깔려있었다.


어느 정도 걸었을까,


시간은 7시를 지나 해가 뉘엿뉘엿 기울고 있었다.

슬라임 왕국의 1557m봉에서 발원한 골짜기와 만나는 합수점을 지날 때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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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여보세요!"
 

여자 목소리가 1557m 봉 골짜기에서 들려왔다.


당시 루고 마을에 민가가 몇 채 있었기에 제이든은

'동네 여자가 나무하러 왔다가 우릴 부르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당시 노총각이였던 자신을 위한 호재가 생긴거라 여긴 제이든은

가쁜 숨을 내쉬며 설레는 마음으로 여자를 기다렸다.


하지만 기다려도 여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시 산길을 가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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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하는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제이든은 당시 여자 목소리가 뭔가 이상했다고 한다.



"살려 주세 요... 오... 오...!"


하고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렸다고 한다.


나무를 하러 왔다면 길을 통해 올라온 발자국이 있어야 하는데,


없었다.


어느덧 깜깜해졌기에 두 사람은 여자를 기다리길 포기하고

민박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여자의 소리가 흐느끼며 우는 소리로 바뀌더니

마치 괴물의 비명과도 같은 폭발음이 났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 하늘이 찢어지는 소리가 나는거야."


제이든과 나랑 동시에 


'귀신이다! 귀신!'

그랬지.


근데 이 녀석이 날 버리고 혼자서 튀어가는 거야.

평소에는 나보다 발이 느린 친군데,

그땐 어찌나 빠른지."


마리엔 수사관은 뛰다시피 숲으로 갔다.
빨리 민박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민박집까지 일반 산행 속도로 30분 걸리는 거리였지만

10분 만에 올라왔다고 한다.


그는 조수인 제이든이 공동묘지 인근에서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지만 없었다고 한다.

등골이 오싹했던 그녀가 민박집에 도착하니 저녁 8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숲을 따라 민박집에 들어가니 제이든이 있었다.


화가 난 마리엔이

"너는 사내새끼가 의리없이 튀냐?"

고 하자 제이든은


"마망,,저,,, 저도 살고는 봐야죠.."

라고 대답했다.


다음 날 이들은 취재를 마치고 , 브륀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마리엔은 그 일이 너무 이상했다.


혼자 들었으면 환청이라 여겼을테지만 여자 목소리며,

폭발하는 소리도 두 사람이 똑같이 아주 선명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다시

시간이 멈추어버린 마을, 루고에 갔다.


마을에서만 10대째 살았다는 마을 촌장(라텔의 친부)를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가장 오래 산 토박이로 이곳 이야기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었다.


궁정 수사관 마리엔은 자신이 겪었던 일을 설명했다.

그러자 촌장은 놀라며, 당시로서는 믿기 힘든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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