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생각에 따르면, 포니가 맞기는 합니다. 조르제토 주지아로식의 종이접기식 미니멀리즘 디자인 테마가 있고 4점식 헤드램프, 패스트백 스타일과 비교적 넓은 C필러, 깔끔한 절단선으로 포니 베이스라는 흔적을 받았습니다. 또한 이번에 추구한 뉴트로에서 보다 "뉴"가 강조된 디자인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힙포인트 높은 크로스오버, 복합조형 바디, 유동적인 램프류, 재질감 중심의 고품질 인테리어 등......

다만, 크로스오버를 섞어서인지 포니가 가진 "미니멀리즘"이 희석되는 뭔가 좀 깨는듯한 모습이 된 듯합니다. 뭔가 짧뚱하고, 두툼하고, 잡티가 생긴 느낌? 그리고 C필러의 면적이 원조 대비 좁아지고 짧뚱해보이는 비례가 되면서 오히려 란치아 델타같은 인상도 받았습니다. 특히 델타가 랠리의 왕이었음을 감안하자면, 델타 이름을 찼다면은 종이접기식 복합조형 뉴트로 크로스오버 디자인과 더더욱 어울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레트로를 "과거를 통한 미래로의 도약"으로 보는 입장에서 "뉴"를 다양하게 조합하려던 실험, 특히 시장성까지 고려하려고 했던 노력은 인정하고, 무엇보다도 현대자동차가 자사의 유산과 시발점에 신경쓰고 있다는 신호로 보여서 좋게 보려고합니다. 포니는 현대자동차의 중요한 이정표이자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의 중요한 대선배이니까요. 그리고 포니가 "만들기 쉬우면서도 트렌드와도 맞고 튼튼한" 디자인임을 생각한다면 크로스오버풍을 해명할 여지가 없진 않아요. 크로스오버가 요새 트렌드고, 포니가 있던 1970년대는 말 그대로 척박했으니까요.

무엇보다도, 이번 45 컨셉트로 하여금 우리가 어디까지 왔는가를 되돌아보고, 앞만 바로보는 게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