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다섯 명이 나물 파시는 할머니를 비아냥거리고 돈 뺏고 머리 때리고 했던 게 공론화가 돼서 한바탕 떠들썩했음

가해자 중에 한 명이 우리 학교 출신이라 학교에는 각지에서 비난 전화가 오고 인터넷에 신상 다 까발려지고 욕도 엄청 먹었음

나도 그땐 우리 학교 교복만 입고 다녀도 길거리에서 욕 얻어먹고 학교 밖 사람들한테서 불이익 당할까봐 불안했음

근데 누구도 안 그러더라

오히려 그 사건 이후로 학생들이 자원봉사도 다니고 바깥에서도 모범적으로 행동한다고 지역 내에서 평판이 더 좋아졌음

대학도 잘 간다고 소문이 나니까 신입생들도 많이 늘었고(물론 개차반같은 놈들도 많이 들어옴)

누군가를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 그 사람이 속한 집단 같은 건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없음

하물며 그 집단 내 소수 부류의 악행이야

그런 것에 하나하나 마음 쓰고 살면 피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