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캐릭터는 좋다.

물론 이름을 대충 지어도 기능은 한다. 어차피 앨리스라고만 부를 건데 니 가문이 어디든 알 게 뭐야.

하지만 리얼리티도 중요하다! 긴 이름 머싯짜나!

하지만 너무 긴 이름은 시로요...

하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써보겠다.

간단히 개념을 잡고 가자면, 귀족 이름은 다 이름이 아니다.

이게 뭔 개소리냐 하면, 귀족 이름 맨 끝에 붙는 이름은 가문 이름, 즉 성이 아니다!

독일식으로 안톤 에두아르트 프리츠 폰 아돌프스부르크(Anton Eduard Fritz von Adolfsburg)라는 이름이 있다고 해보자.

이 이름의 뜻은 "아돌프스부르크의 안톤 에두아르트 프리츠"이며, "안톤", "프리츠 경", "아돌프스부르크 백작"이라고 부를 수 있다.

즉 안톤이 퍼스트네임, 에두아르트가 미들네임, 프리츠가 성인 것이다.

그럼 폰 아돌프스부르크는 뭐냐?

이건 영지명이다. 한국은 귀족 계급이 병신 먹물충 양반이 된 지가 오래라 서양과 잘 매칭이 안 되는 부분이다.

서양의 귀족 계급은 영지 받아 다스리는 봉건제를 근본에 둔다. 귀족 작위 -남작 자작 백작 후작 공작- 또한 영지에 딸려 있는 거지 사람이나 가문에 귀속되는 게 아니다.

요컨대, 만약 아돌프스부르크가 백작령이라면 프리츠 경은 아돌프스부르크를 다스리는 백작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귀족의 작위가 승격하는 경우는 그냥 급이 더 높은 영지를 지배하게 되는 게 아니면 거의 없다.

즉 프리츠 가문이 공작령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처먹으면 아돌프스부르크 백작과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작을 겸하게 된다. 어느 쪽으로 부르든 상관없으나 영국왕을 피지추장이라 부르는 경우는 없으니 눈치껏 선택하자.

참고로 폰(von)은 그냥 "의"라는 뜻이다. 영어의 of와 같이 보면 된다. 프랑스어로는 드(de)라고 한다.


그래서 작명 시에는 그냥 평범한 퍼스트네임-미들네임-라스트네임 이름을 만든 뒤 뒤에 폰 뭐시기나 드 뭐시기만 붙이면 된다.

호칭할 때는 상대에 따라 경(Sir), 마이 로드(My Lord) 등을 대충 쓰면 된다.

이름을 부를 경우, 영지명을 부르면 프랑스 국왕을 미스터 프랑스라고 부르는 꼴이기 때문에, 절대 영지명으로 부르지 말고 성, 아까 들었던 예를 다시 불러오자면 프리츠라고 불러야 한다. 물론 친하면 퍼스트네임 안톤도 가능.

당사자가 아닌 사람과의 대화에서 귀족인 제3자를 언급할 때는 좀 다르게 불러도 된다.

아돌프스부르크 백작을 부를 때는 아돌프스부르크의 백작(Count of Adolfsbrug)로 부르는 게 딱딱한 방식이나, 그냥 아돌프스부르크 백작(Count Adolfsburg)이라 부를 수 있다.

영국의 왕이나 영국왕이나 다를 게 뭔가. 그런 느낌이다.

이름을 부른다면 퍼스트네임 말고 성을 붙여서 프리츠 폰 아돌프스부르크라고 하자.

참고로 그냥 한 가문이 오래 다스려서 영지 이름이 가문 이름과 비슷해진 경우도 있다.

그냥 김자지씨가 주인인 거리 이름이 김가네 거리인 느낌이므로 아 이새끼 뼈대있는 가문이구나 하고 넘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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