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채널

안녕 반가워. 난 이번에 고등학교를 가게 됐어. 근데 불안하다. 내가 적응할 수 있을까?  


나도 옛날엔 학교 다니고 놀러 다니고 그랬는데 집안 사정도 있고 애들이랑도 별로 안 어울리고 그러면서 그냥 좀 우울증이 심하게 와서 자퇴했어 중학생 때 손목 그어서 응급실 실려갔거든 여차여차해서 살아났는데 학교는 가기 싫어서 이번에 검정고시 쳤어. 합격은 할 것 같아 60점 넘으면 되는데 98점 정도 나오더라. 부모님은 공부 안 할 거면 기술 배워라 하시는데 난 학교는 싫어해도 공부는 좋아해서 꼭 공부하고 싶다고 했거든.근데 이번에 과학 빼고 다 백 점이라 점수 너무 잘 나와서 이제 공부해도 뭐라 안 하시기로 했나봐. 그래서 고등학교 가려고 해. 인문계로 갈려고. 나 정말로 공부는 하고 싶어. 우리집 다문화라서 외국인 노동자들도 많이 보고 자라서 그런지 노동법률가 같은거 하고 싶어. 그거 몇년 하면 인권위에서 일 할 수 있더라. 그래서 공부는 정말 열심히 할거야. 


근데 가면 나 같은 애도 받아 주긴 할까? 나 스트레스는 정말 잘 받는데 애들이 이상하게 보는 거 아닐까 걱정돼 미친놈 취급할 것 같아. 갈 거면 손목밴드 꼭 해야 되는데 하면 흉터는 좀 가릴 수 있어도 소문은 나겠지? 감당하고 정면돌파 같은 거 해야 하는 걸까? 나도 약 먹고 있고 회복하고 있으니까 건들지만 말아줘 나 좀 많이 우울할 텐데 피해는 안 가도록 노력할게 원하는 거 있으면 솔직하게 말해봐함 고쳐볼게 하면 그래 하고 받아줄까? 


어떻게 생각해? 나 이젠 너무 우울티는 않내고 정당히 드립도 칠 줄 알아. 키 몸무게 얼굴 그런것도 사실 운동하고 그래서 괜찮아 졌고 세상 돌아가는 꼴은 조금씩 이지만 알아. 너네가 학생으로서 이런 애가 전학 오면 어떻게 느낄 것 같아? 그리고 어떻게 대할 것 같아?


Ps _ 나 잘 사고 있는걸까